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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정으로 존경해야 할 분 1.

Bawoo 2016. 2. 1. 17:39

 

우리가 진정으로 존경해야 할 분. 1.

 

 

 

딸 결혼축의금, 모교 장학금 쾌척도

1971년 충남 홍성 대평초등학교(당시 대평국민학교).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당시 4년 차 교사 김주호 씨(현재 70세·사진)는 매일 일부러 약 2km를 멀리 돌아 학교로 갔다. 김 씨의 뒷자리에는 선천성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한 4학년 제자가 늘 김 씨의 허리춤을 잡고 있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을 수 있는 장애학생이었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을 따라 소아마비 친구를 챙겼다. 제자를 위한 김 씨의 ‘자전거 동행’은 제자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됐다.

김 씨는 “그 아이가 졸업한 뒤에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지만 늘 행복하길 바랐다”며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장례식장에서 많이 울었다”고 31일 말했다.

김 씨는 1968년 전북 무주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제자들은 유난히 다정했던 김 씨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김 씨의 제자 홍종표 씨는 “선생님이 고향에 다녀오실 때마다 바닷조개, 김을 가져와서 나눠주셨다”며 “산골에서만 살았던 우리들은 그때 처음 조개와 김을 봤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위해 여러 번 사비를 털어 학비를 마련해줬다. 10년 전에는 큰딸의 결혼식 축의금 3500만 원을 모두 가족 몰래 모교(충남 홍성 광천제일고) 장학금으로 내놔 집안에 소동이 일었다. 뒤늦게 안 김 씨의 아내는 머리를 싸매고 누웠지만 초등학교 영어교사였던 김 씨의 큰딸은 “아빠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엄마를 달랬다. 김 씨의 제자 최은숙 씨는 “고교 졸업 후 교대에 합격했는데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 등록금을 주고 가셨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200차례 넘게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본 뒤 받은 사례금을 모두 제자 이름의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2008년 정년퇴임 후 홍성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요즘도 자신의 낡은 승용차로 동네를 돌며 초등생들을 등교시킨다. 김 씨는 “시골 학교가 통폐합돼서 아이들 등굣길이 멀어졌다”며 “버스도 안 다니는 산골이라 아이들이 힘들까 봐 태우고 다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순직한 고 한상국 상사의 흉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씨는 “한 상사가 고교 후배라는 사실을 동아일보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동문들과 함께 4000만 원을 모으고 정부에서 1000만 원의 지원이 나와 다행히 건립비용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김 씨를 2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다고 31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