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버스비 천원

Bawoo 2016. 2. 22. 18:24

 

 

버스비 천원

 

 

도서관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

버스를 탈까 걸어갈까 잠시 망설이다.

 

지난겨울에만 해도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당연스레 걸어서 집에 갔는데

두 시간 거리 정도는 거뜬히 걸었는데  

올 겨울엔  이리 되었다

도서관 가는 중에 이미 힘에 겨워서

겨우 한 시간 남짓한 거리인데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온 탓에

30년 넘게 해왔던 

테니스를 그만 두면서

줄어든 운동량 탓인가

아니면

한 해를 더 산 탓인가

 

 

건널목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서로 반대 방향인

버스 타는 쪽과 걸어가는 쪽 중에

몸 상태가 말해주는 쪽을

택하기로

 

 

문득 지난 시절

내 성장기 어렵던 시절

버스비 아끼려고

먼 거리를 걸어 다니던 생각이 났다

결코 걷고 싶어서가 아니라

주머니가 가벼워서 

어쩔 수 없이 걸어가만 했던

그 시절이.

 

 

이제는 버스비는 있는데

그것도 아주 넉넉하게 있는데

그렇지만 버스를 타고 싶지는 않은데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삼아 걸어 가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줘서 버스를 탈까 생각하고 있구나

야속한  세월이 그리 만들고 있구나

 

 

버스비는 넉넉히 있지만

결코, 타고 싶지 않은데

천원이 아까워서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닌데

 

 

 

 

2016. 2. 22. 도서관 갔다 오는 길에 한  생각을 써보다

 

 

 

[캔버스 8호에 아크릴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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