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그 누가
시든 꽃을 좋아하랴
지난 날
화려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안타까워 해주랴
그저
저 꽃 이제 시들었네 그러면서
무심히 보아 넘기고 말 것을
늙은이를
누가 좋아하랴
지난 날 무엇을 했건
어떻게 살아왔건
보이는 건 이제
죽음의 문턱을 향해
한 발자욱씩 걸어가고 있는
그저 늙고 추해 보이는
그런 모습뿐인 것을
나도 먼 훗날엔
저런 모습이겠구나
생각하게 되기 보다는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늙고 추해보이는 모습이
보기 역겹고 싫은 것을
그래도 그렇지 젊은이들아
사람이 꽃하고 같으냐
꽃은 그냥 꽃일 뿐이니
그리 외면해도 될 일이지만
사람은 어찌 그럴 수 있느냐
그 늙은이들 하나 하나가
당신들이 추하다고 외면하는
그들 하나 하나가
모두 뉘집 젊은이들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인 것을
할머니이고 할아버지인 것을
그대 젊은이들 어렸을 적
먹여주고 입혀주고 공부시키며
살아온 그런 사람들인 것을
그대들도 그리 살다가
이처럼 늙어지게 되는 것인데
먼 훗날
바로 당신들의 모습인 것인데
2016. 2. 20. 산책하다가 난 생각을 끄적여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