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풍경

Bawoo 2016. 3. 6. 21:10

 

풍경

 

나보다 엄청 늙어 보이는 이가

바로 내 옆자리에 앉았다.

 빈 자리도 많은데 굳이

후줄그레한 옷차림을 하고서.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는

두 아가씨 눈치를 살짝 봤다.

나 혼자 있을 때는

늙은이를  보는 듯한 눈길은 아니었는데

혹시나 싶어서

나도 같은 늙은이로 보는가 싶어서

 

 자리를 옮겼다.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게 싫어서

 

나도 머지않아 같은 꼴을 당하겠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다.

 

 

2016. 3. 6 전철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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