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예순 일곱
서서 그림을 그리면
무릎이 아프고
앉아서 그림을 그리면
허리가 아프다
그리기 세시간을 넘기면
눈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편한 자세로 누워
글이랍시고 좀 쓰고 있노라면
손가락 마디 마디가
저려 오기 시작한다.
다
아직은 견딜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지겠지
지난 겨울에만 해도
없었던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니
날이 갈수록 더 그렇겠지
그러다가 몸져 들어눕게 되고
급기야는 세상을 뜨게 되는 거겠지
받아 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겠지
테레비에서는 남과 북이
금방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것만 같은
그런 뉴스들로 도배를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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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것은 일어나면 안 되는데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삶을 살았더라도
죽음은
천수를 다 하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맞이해야 하는 건데
그리 되어야 하는 건데.
,
2016. 2. 18. 낮. 그림 그리기 시작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