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에서
파란 불이다
아직 건널목에 채 못 갔는데
순간 뛸까 싶었다
이내 그만 두었다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뛸 수는 있지만
잃는 게 더 많을 것 같아서
아차하면 넘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심장에 무리도 갈 것 같아서
그 길을
내가 뛰기를 포기한 건널목 길을
한 젊은 아이 냅다 뛰어 건넌다
건너지 못하고 서 있는 나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물끄러미 쳐다 본다
부러운 마음은 결코 아니다
그냥
나도 저랬던 시절이 있었었지라고만
생각한다
2016. 1. 31 .정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