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
1.
아직은 싫다
경노석
결국은 가야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마음이다.
나보다 삶의 선배인 분들이많아
조심스러워서이기도 하지만
그 분들의
나보다 늙어보이는 모습에서
살아 갈 날이
나보다 많아 안 남았을 것으로 보이는
그런 모습에서
머지 않은 날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래서 싫다
2.
경노석이 아닌 쪽으로 간다
나보다 젊은이들이 더 많은 곳으로
이젠 젊은이들의 눈치를 흘끔흘끔거리며 보면서
혹 내가 서 있는 것을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보면서
자리 내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젊은이들도 나름대로 피곤할 것임을 알기에
그래도 나몰라라 모른 척 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 속으로 괘씸하기는 하다
내 젊은 시절에는
자리를 꼭 내드렸슴을 생각하면서
자리를 내주면
아직은 괜찮네 고맙네 그러면서
자리 양보를 받지 않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3.
결국
출입문이 있는 곳
빈 공간으로 간다
젊은이들에게 부담도 안 주고
나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온 분들도
없는 그런 곳으로
젊은이들이 앉아 있는 곳에
빈 자리가 있으면 앉을 요량으로
경노석에 자리가 비어 있어도
가서 앉지는 않겠다는 마음으로
머지않아 가기는 가야겠지 하는
그런 마음으로
젊은이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는
갈 생각을 아예 말아야겠지 하는
그런 마음으로
2015. 11. 22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