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경계인 (境界人)

Bawoo 2015. 11. 22. 11:14

 

경계인

 

1.

 

아직은 싫다

경노석

결국은 가야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마음이다.

 

나보다 삶의 선배인 분들이많아

 조심스러워서이기도 하지만

 

그 분들의 

나보다 늙어보이는 모습에서

살아 갈 날이

나보다 많아 안 남았을 것으로 보이는

그런 모습에서

 

머지 않은 날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래서 싫다 

 

 

2.

경노석이 아닌 쪽으로 간다

나보다 젊은이들이 더 많은 곳으로

이젠 젊은이들의 눈치를 흘끔흘끔거리며 보면서

혹 내가 서 있는 것을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보면서

 

자리 내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젊은이들도 나름대로 피곤할 것임을 알기에

그래도 나몰라라 모른 척 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 속으로 괘씸하기는 하다

내 젊은 시절에는

자리를 꼭 내드렸슴을 생각하면서

자리를 내주면

아직은 괜찮네 고맙네 그러면서

자리 양보를 받지 않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3.

 

결국

출입문이 있는 곳

빈 공간으로 간다

젊은이들에게 부담도 안 주고

나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온 분들도

없는 그런 곳으로

 

젊은이들이 앉아 있는 곳에

빈 자리가 있으면 앉을 요량으로

경노석에 자리가 비어 있어도

가서 앉지는 않겠다는 마음으로

머지않아 가기는 가야겠지 하는

그런 마음으로

젊은이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는

갈 생각을 아예 말아야겠지 하는

그런 마음으로

 

 

2015. 11. 22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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