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마주 보는 눈

Bawoo 2015. 11. 1. 10:24

마주 보는 눈

 

 

나는

그대의 젊음을 보고

그대는

나의 늙음만을  볼 것이다.

 

나는

그대의 젊음을 보며

그대가 앞으로 살아 갈 날의

모습도 같이 그려보지만

 

그대는

나의 늙음만을 보는 것일 것이다, 오로지.

 

내가 살아 온 지난 나날들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그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나날이기도 할

그 나날들

 

나는 그대를 보며

그 나날들을 어느 정도 그려 볼 수 있지만

그대는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나날들이어서

도저히 그려 볼 수 없을 것이기에

그럴 생각도 없을 것이기에

 

그러니 그대는 오직

나의 늙은 모습만이 보일 것이다

그 늙음 속에

살아 온 지난 날들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은

보지도 못 하고 

보려는 생각도 없고

 

이런 내 모습은

 그대 한 세월 살아낸 뒤의

그대 모습이기도 한 것을

그대보다 나은 삶을 살았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그대도 나의 이런  모습일 것을

 

겉으로 드러나 있는

 내 늙은 모습은

먼 훗날 그대의 모습이기도 한 것을

그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그런 날들을 담고 있는

이미 살아 온 훈장과 같은 모습인 것을

 

그대는 오직

내 늙은 겉모습만 보고 있구나 

 

나는 그대의

살아갈 나날들을 생각하며

보고 있는데.

 

 

 

 

2015. 10.23   요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젊은이들을 보고 느낀 점을 1차 쓰고 11.1 아침에 마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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