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無題]
전철을 탔다.
곁에 있는 젊은이들 눈치를
살짝 봤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즈음 들어 든 버릇이다.
혹시 싫어하는 표정을
짓지는 않는가 싶어서.
단지 늙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젊은이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비로서 안 탓에.
내가 살아온 삶에 관계없이
늙은 모습을 보는 자체가
싫은 것임을 알게 되어서.
하긴 나도 나도 전엔 그랬었지
늙은이가 옆에 있으면 싫어했었지.
늙은 모습 자체가 싫어서
마치 시들어가는 꽃을 보는 느낌이어서
지금도 그러고 있지
나보다 더 늙은이들을 보면
곁에 안 가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2016.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