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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단편소설] 박완서 작가 의 『겨울나들이』

Bawoo 2016. 7. 12. 23:10

 

박완서 작가 의 『겨울나들이』

[듣기-http://asx.kbs.co.kr/player.html?title=라디오드라마&url=rdrama$ra_20120408.wma&type=301&chkdate=20160712223017&kind=radiodrama]


[믿고 들을 수(읽을 수) 있는 고 박완서 작가의 단편.- 주인공은 북에 부인과 어머니를 두고 딸과 단 둘이

남으로 내려온 중견화가의, 이제는 중년이 되어 있는 두 번째 부인이다.  세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느라 작업실에 머물고 있는 남편의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화실에 들르니 전 부인의 자기보다도 나이가 많은 딸이 모델을 서고 있다. 남편은 원래 인물화를 안 그렸는데 말이다. 묘한 질투심을 느낀 주인공은 이제까지 남편의 껍데기하고만 살아온 것 같아, 자신이 헛된 삶을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어 남편에게 선언하듯 말하고 온양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여행지를 잘못 찾아가는바람에 온 몸이 지쳐 쉴 곳을 찿다가 여관을 하면서 시어머니와 살고 있는 한 여인을 만난다. 묘한 호감을 느끼게 하는 여인을. 여인은 주인공을 우선 자기가 묵고 있는 방에서 쉬라고 하면서 내실로 안내하는데 거기에는 쉴사이 없이 고개를 흔들고 있는 여인의 시어머니가 있었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인은 이북출신이고 시어머니가 고개를 흔들게 된 이유는 교사이던 아들이 자기 눈앞에서 인민군에게 총맞아 죽는 것을 보게 된 이후라고 한다. 그 당시 등에 업혀있던 아들은 이제는 장성하여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하숙집 주인한테 온 편지에 아들이 며칠째 집에 안 들어오니 한 번 다녀가라고 했단다. 주인공이, 여인이 식대와 방 이용값으로 800원를 말했는데 천원을 주니까 이 돈으로 아들을 만나러 갈꺼라고 하면서. 아들을 만나러 가는데 오늘 손님이 와서 돈을 벌게 되어 그 돈으로 아들을 만나러 가게 되면 행운인거라고 생각했다고 그러면서.  주인공은 서울에 여인과 같이 가기로 마음 먹는다. 여인과 시어머니의 손을 꼭 잡으면서, 시어머니가 자네 삶이 헛된 것만을 아닐꺼야라고 말 할 것임을 스스로 생각하면서.



[아래는 이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 자료]

 출처:권진희국어.com/bbs/view.php?id=edata_s2&tp=&s_cate=&page=28&page_num=10&n..  


겨울 나들이

박 완 서


줄거리

나는 중견 화가인 남편의 아틀리에에 들렀다가 의붓딸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남편이 달을 통해 북에 두고 온 아내의 모습을 찾고 있다는 생각에 배신감과 허탈감에 빠져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발단>

혹독한 추위의 겨울날 떠나는 것을 의아해하며 만류하는 남편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 온 ‘나’는 온양의 온천장을 전전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는 이전의 생활 습관에 다라 돈을 아끼고, 온천물을 의심하고 오랫동안 목욕을 한다. <전개>

그러다가 나는 우연히 호숫가에 있는 여인숙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비굴할 정도로 굽실거리는 아주머니와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도리질해대는 노파가 있는 그 곳에서 나는 한숨 자고 점심상을 받는다. <위기>

나는 아주머니로부터 노파의 도리질에 관한 사연을 듣는다. 6.25 전쟁 당시 미처 피난가지 못하고 숨어 지내는 아들의 행방을 실토하지 않게 하기 위해 ‘모른다’를 교습시켰던 것인데, 아들이 피살당하자 그 이후로 노파의 도리질은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고질병에 걸린 시어머니를 정성껏 보살피는 아주머니에게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절정>

나는 아주머니로부터 그녀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자기에게 굽실거린 이유를 알게 된다. 아들을 찾아보기 위해 서울에 간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그녀와 동행할 것을 결심한다. 나는 아주머니와 노파가 잡은 손에 자신의 손을 얹으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위로를 받는다. <결말>



■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분단 소설

* 배경 : 시간 - 6.25전쟁 후 20년 이 지난 가을 / 공간 - 서울, 온양

* 성격 : 휴머니즘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특징 :

     ①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인물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② “가출(여행) - 귀가”라는 구조를 통해 인물의 갈등 해소 과정이 나타나있다.

     ③ 주인공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여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심리를 이해하기 쉽게 하

        고 있다.

* 구성 :

        발단 -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여행을 결심함

        전개 - 온양 온천의 여관을 전전하며 서러움에 젖음

        위기 - 호숫가의 여인숙에서 노파와 여주인을 만남

        절정 - 고질병에 걸린 시어머니를 정성껏 보살피는 여주인의 사연을 들음

        결말 - 남편에 대한 사랑의 확인하고 자신의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됨

* 등장 인물 :

    - 나 : 중년 주부. 그 동안의 삶에 대해 허탈감을 느끼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여인숙 여

        주인의 사연을 듣고 갈등을 해소한다.

    - 남편 : 중견 화가. 6.25전쟁 때 노부모와 아내를 북에 두고 딸과 함께 내려온다.

    - 주인 : 고질병에 걸린 시어미를 극진히 봉양하면서 소박하게 살아간다.

    - 노파 : 6.25전쟁 대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도리질이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

* 주제 : 분단의 아픔 극복(소시민적 삶의 극복). 6.25전쟁으로 인한 민족적 상흔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6.25 전쟁이 아직도 우리에게 유형, 무형의 상처와 고통으로 남아 있으며, 분단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민족적 과제로 엄존하고 있음을 액자식 구성에 의해 형상화하고 있다. 6.25 때 월남한 남편을 만나 결혼한 주인공 ‘나’가 우연한 일로 가출했다가 어떤 여인숙의 여주인과 시어머니의 감동적인 관계를 통해 삶에서 가장 보람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온다는 줄거리이다. 두 이야기가 만나는 표면적인 계기는 ‘나’가 여인숙에 감으로써 마련되지만, 이 두 이야기를 보다 깊은 곳에서 이어 주는 내면적 연결 고리는 6.25로 말미암은 비극이다.

「겨울 나들이」는 박완서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야무지고 매섭고 때로는 지나치게 앙칼진 사회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들려줌으로써 너그러움과 사람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 작가의 다른 대부분의 단편들에 비해, 「겨울 나들이」는 따뜻하고 다정한 손길이 주는 안온함과 너그러움 같은 것, 삶에 대한 궁극적인 애정 같은 것을 감동적으로 전해 준다.

작정 설자인 <나>의 남편은 6·25때 아내와 생이별한 뒤 딸 하나를 데리고 홀로 남하한 꽤 개성 있는 화가다. 어느 날 <나>는 남편이 모델로 삼아 그리는 출가한 딸(전처의 딸)의 모습에서 남편과 이별했을 당시의 전처의 영상 같은 것을 읽어 내고는 일종의 배반감 같은 것을 느낀다. <홀아비와 어미 없는 어린 것을 궁기를 닦아 내고, 사랑하고, 섬기며 살아온 게 큰 허탕을 친 것> 같은, 이제까지의 삶이 말짱 헛 살아온 삶인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나>는 혼자 여행을 떠나 인적 없는 겨울 유원지의 어떤 여인숙에 들게 되고, 이 여인숙 여주인과 시어머니의 관계를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장 보람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온다. 이상이 <나>를 중심으로 한 이 작품의 겉으로 드러난 줄거리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러한 표면적인 줄거리 밑에 여인숙 여주인의 이야기라는 또 하나의 속 이야기를 안고 있다. 겉 이야기와 속 이야기라는 두 가닥의 이야기가 서로 겹치고 대조되는 데서 이 소설은 새로운 의미의 차원으로 뛰어 오른다. 두 이야기가 만나는 표면적인 계기는 <내>가 여인숙에 감으로써 마련되지만, 이 두 이야기를 보다 깊은 곳에서 이어 주는 내면적인 연결의 고리는 6·25의 비극이다.

여인숙 여주인의 시어머니는 6·25때 바로 눈앞에서 아들이 총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하고는 그 충격으로 체머리를 흔드는 고질병을 앓게 된다. 잠잘 때는 빼고는 계속 도리질을 하는 시어머니를 위해 이십 오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온갖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온 며느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젠 고쳐 드려야겠다는 생각보단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도와 드리다니요? 어떻게요?”

“당신 임의로는 못 하시는 일이고, 얼마나 힘이 드시겠어요. 삼시 잡숫는 거라도 정성껏 잡숫게 해드리고 몸 편케 보살펴 드리고, 뭐, 그런 거죠, 대사업을 완수하시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그거야 못 해 드리겠어요.”

<나>는 허구한 날 체머리나 흔드는 일을 <대사업>이라는 여주인의 얼굴에서 <정말 대사업을 힘껏 보필하는 이의 사명감과 긍지> 같은 것이 <은은히 빛나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어쩌면 이 아주머니야말로 대사업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어떤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여인숙 아주머니와의 대화 중에 <나>는 <문득 남편이 서럽도록 보고 싶어>지는 그리움에 휩싸이게 되는데, 이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정말로 위대한 일, 참으로 고귀하고 값진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나>에게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감정이다. <여지껏 악착같이 집착했던, 내가 이룩한 생활을 헌신짝처럼 차 버리고 훨훨 자유로와 지고 싶어서> 떠난 여행에서 <나>는 이제까지의 삶――<이북에 노부모와 아내를 남겨두고 어린 딸 하나만 업고 내려온 빈털터리‥‥‥직업도 불안정한 무명 화가를 불쌍해 하다가 그만 사랑하게 돼서 결혼까지 하고, 홀아비와 어미 없는 어린것의 궁기를 닦아 내고 사랑하고, 섬기며 살아온> 것이, 결코 헛 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마주잡고 있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두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는 <나>의 행위는 이러한 깨달음을 밑받침으로 하고 있는 것이어서 자연스럽고 감동적이다.

남남끼리이면서 가장 친한 두 손, 대사업의 동업자끼리이기도 한 이 두 손 사이를 맥맥히 흐르는 그 무엇을 직접 내 손으로 맥짚어 보고, 느끼고, 오래 기억해 두고 싶었다. 마치 이 세상 온갖 것 중 허망하지 않은 단 하나의 것에 닿아 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 회라도 되는 듯이 나는 감지덕지 그 일을 했다. 거칠지만 푸근한 두 손 위에 내 유약한 한 손이 경건하게 보태졌다.

시어머니가 받은 심리적 타격과 체머리라는 고질병을 대사업으로 여기고 힘 자라는 데까지 거들고 있는 며느리의 삶이 정말 엄숙하고 고귀한 <대사업>이듯이, 남편이 받은 정신적 상처와 짐을 정성껏 보살펴 온 <나>의 삶도 한없이 고귀한 것이다. 그리고 인정과 따뜻함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황량하고 싸늘하게 얼어 버린 겨울 유원지에 뜻밖에도 가장 값진 사랑의 관계로 맺어진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살듯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겉보기에 아주 하찮은 것 같은 관계와 사물들 속에 깃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겨울 나들이」의 주인공 <나>는 자신을 에워싼 허망한 듯한 현실을 박차고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들이를 떠났고 이 나들이에서 가장 귀중한 삶의 진리 가운데 하나를 깨달은 것이다. 이것은 어느 영국 작가의 다음과 같은 말과 궤를 같이하는 깨달음이기도 하다.

인간은 생명 있는 고향에 살 때 자유로운 것이지 방황하거나 도망갈 때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인간은 생생하고 유기적이고 믿음을 가진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채 실현 안 된, 어쩌면 채 인식조차 되지 않은 어떤 목적을 실천하려고 활동하고 있을 때 자유로운 것이다.

〔로렌스(D. H. Lawrence〕의 산문「The Sprit of Place」중에서〕


이렇게 볼 때 박완서는 날카로운 사회 비평가의 분노에 찬 매서운 목소리와 사람들 사이에 맥맥히 흐르는 참다운 사랑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자상하고 다정한 목소리――얼핏보기에 대립되는 두 가지의 음색을 갖춘 작가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박완서에 있어 상호 견제적인 것으로서, 그의 소설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도식적인 사회 소설이나 교훈적 설화로 굳어지는 것을 막아 주며 동시에 온갖 막연한 감상주의의 입장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 두 여인의 연결 고리

주인공 ‘나’는 여인숙 여주인을 통해서 소시민적 삶의 위기를 극복한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나’와 여주인,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의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네 인물들은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남편은 아내와의 이별을, 시어머니는 아들과의 사별을 겪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남편과 의붓딸의 뒷바라지를, 여주인은 고질병(도리질)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 그러나 ‘나’와 여주인에게 차이점이 있다면, ‘나’는 삶의 위기에 빠졌으나 여주인은 여전히 꿋꿋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여주인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나’는 여주인과 서울 동행을 통해 갈등의 종지부를 찍는다.


* 여주인의 아들에게 생긴 일

이 작품은 1970년대 독재 정권 하의 상황을 반영한다. 아들의 행방불명은 당시 군부 독재의 학생 운동 탄압 상황을 암시한다.


* 여주인에 대한 ‘나’의 심리적 변화

경외감 → 불쾌감 → 연민 → 일체감



* ‘동행’의 의미

‘나’가 여주인과 동행하게 되는 것은 순간적인 결정이다. 그것은 단순히 서울로 돌아간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주인과의 동행을 통해 여주인과 일체감을 이루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적 갈등이 해소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 제목으로 기억하기

제목 ‘겨울 나들이’에서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우울함이지만 작품을 읽다 보면 그것이 잘못된 예측임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나’로 하여금 배신감과 허탈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것은 을씨년스러운 도시의 ‘겨울’풍경에 대한 감동이었으며, 여행 중 ‘나’가 여인숙의 소박한 여주인으로부터 받은 감동은 ‘나들이’를 단순한 위기의 중년 여성의 가출로 인식하게 하지는 않도록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