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려는 계몽소설(?) - 주인공은 누이가 의사의 오진으로 죽는 것을 보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의사가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땅을 소중히 여겨 남에게 소작도 잘 안 주는 성격이다. 그런 아버지도 동네 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쓴다. 주인공은 개업한 병원이 잘 되어 확장을 하고자하나 돈이 모자라 아버지에게 땅을 처분하여 병원을 확장하고픈 마음에 시골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을 찿아간다. 아버지는 때마침 마을 앞 개울에 있는 돌다리를 당신 돈을 들여 마을 사람들과 함께 보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집에 들어와 아들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은 땅과 돌다리가 갖고 있는 의미를 설명하며 땅을 처분하자는 아들(주인공)의 말을 거절하고 주인공도 이를 수긍한다. 비록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의사일은 계속할 것이지만 아버지가 생각하고 있는 땅 그리고 돌다리의 의미을 이해한 것이다.]
[참고 자료]
[15~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04년 11월 고2 전국연합>
"네가 뉘 덕으루 오늘 의사가 됐니? 내 덕인 줄만 아느냐? 내가 땅 없이 뭘루? 밭에 가 절하구 논에 가 절해야 쓴다. 자고로 하눌 하눌 허나 하눌의 덕이 땅을 통허지 않군 사람헌테 미치는 줄 아니? 땅을 파는 건 그게 하눌을 파나 다름없는 거다.
“……”
“땅을 밟구 다니니까 땅을 우섭게들 여기지? 땅처럼 응과(應果)가 분명헌 게 무어냐? 하눌은 차라리 못 믿을 때두 많다. 그러나 힘들이는 사람에겐 힘들이는 만큼 땅은 반드시 후헌 보답을 주시는 거다. 세상에 흔해 빠진 지주들, 땅은 소작인들헌테나 맡겨 버리구, 떡 도회지에 가 앉어 소출은 팔어다 모다 도회지에 낭비해 버리구, 땅가꾸는 덴 단돈 일원을 벌벌 떨구, 땅으루 살며 땅에 야박한 놈은 자식으로 치면 후레자식인 셈이야. 땅이 말을 할 줄 알어 봐라? 배가 고프단 땅이 얼마나 많을 테냐? 해마다 걷어만 가구 땅은 자갈밭이 되니 아나? 둑이 떠나가니 아나? 거름 한번을 제대로 넣나? 정 급허게 돼 작인이 우는 소리나 해야 요즘 너이 신의(新醫)들 주사침 놓듯, 애꾸진 금비[약품비료(藥品肥料)]만 갖다 털어 넣지. 그렇게 땅을 홀댈 허군 인제 죽어서 땅이 무서워서 어디루들 갈 텐구!
창섭은 입이 얼어 버리었다. 손만 부비었다. 자기의 생각은 너무나 자기 본위였던 것을 대뜸 깨달았다. 땅에는 이해를 초월한 일종의 종교적 신념을 가진 아버지에게 아들의 이단적(異端的)인 계획이 용납될 리 만무였다. 아버지는 상을 물리고도 말을 계속하였다.
“너루선 어떤 수단을 쓰든지 병원부터 확장허려는 게 과히 엉뚱헌 욕심은 아닐 줄두 안다. 그러나 욕심을 부련 못쓰는 거다. 의술은 예로부터 인술(仁術)이라지 않니? 매살 순탄허게 진실허게 해라.”
"……”
"네가 가업(家業)을 이어나가지 않는다군 탄허지 않겠다. 넌 너루서 발전헐 길을 열었구, 그게 또 모리지배(謀利之輩)*의 악업이 아니라 활인(活人)허는 인술(仁術)이구나! 내가 어떻게 불평을 말허니? 다만 삼사 대 집안에서 공들여 이룩해 논 전장**을 남의 손에 내맡기게 되는 게 저윽 애석헌 심사가 없달 순 없구……"
"팔지 않으면 그만 아닙니까?"
"나 죽은 뒤에 누가 거두니? 너두 이제 말했지만 너무 문서쪽만 쥐구 서울 앉어 지주 노릇만 허게? 그따위 지주허구 작인 틈에서 땅들만 얼말 곯는지 아니? 안 된다. 팔 테다. 나 죽을 림시엔 다 팔 테다. 돈에 팔 줄 아니? 사람헌테 팔 테다. 건너 용문이는 우리 느르지논 같은 건 한 해만 부쳐 보구 죽어두 농군으루 태났던 걸 한허지 않겠다구 했다. 독시장밭을 내논다구 해 봐라, 문보나 덕길이 같은 사람은 길바닥에 나앉드라두 집을 팔아 살려구 덤빌 게다. 그런 사람들이 땅 님자 안 되구 누가 돼야 옳으냐? 그러니 아주 말이 난 김에 내 유언이다. 그런 사람들 무슨 돈으로 땅값을 한몫 내겠니? 몇몇 해구 그 땅 소출을 팔아 연년이 갚어 나가게 헐 테니 너두 땅값을랑 그렇게 받어 갈 줄 미리 알구 있거라. 그리구 네 모(母)가 먼저 가면 내가 묻을 거구, 내가 먼저 가게 되면 네 모친만은 네가 서울루 그때 데려가렴. 난 샘말서 이렇게 야인(野人)으로나 죄없는 밥을 먹다 야인인 채 묻힐 걸 흡족히 여긴다."
"……"
"자식의 젊은 욕망을 들어 못 주는 게 애비 된 맘으루두 섭섭허다. 그러나 이 늙은이헌테두 그만 신념쯤 지켜 오는 게 있다는 걸 무시하지 말어 다구."
아버지는 다시 일어나 담배를 피우며 다리 고치는 데로 나갔다. 옆에 앉았던 어머니는 두 눈에 눈물을 쭈루루 흘리었다.
"너이 아버지가 여간 고집이시냐?"
"아뇨. 아버지가 어떤 어룬이신 건 오늘 제가 더 잘 알었습니다. 우리 아버진 훌륭헌 인물이십니다.?
< 중 략 >
“흥!…….”
노인은 어두운 천장을 향해 쓴웃음만 짓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누구보다도 먼저 고쳐 놓은 돌다리를 보러 나왔다.
흙탕이라고는 어느 돌 틈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첫 곬으로도, 가운뎃곬으로도 끝엤곬으로도 맑기만한 소담한 물살이 우쭐우쭐 춤추며 빠져 내려갔다. 가운뎃장으로 가 쾅 굴러 보았다. 발바닥만 아플 뿐 끄덕이 있을 리 없다. 노인은 쭈르르 집으로 들어와 소금 접시와 낯수건을 가지고 나왔다. 제일 낮은 받침돌에 내려앉아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였다. 나중에는 다시 이가 저린 물을 한입 물어 마시며 일어섰다. 속의 모든 게 씻기는 듯 시원하였다. 그리고 수염의 물을 닦으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어떤 한정을 넘는 법은 없다. 물이 분수 없이 늘어 떠내려갔던 게 아니라 자갈이 밀려 내려와 물구멍이 좁아졌던지, 그렇지 않으면, 어느 받침돌의 밑이 물살에 궁굴러 쓰러졌던 그런 까닭일 게다. 미리 바닥을 치고 받침돌만 제대로 보살펴 준다면 만년을 간들 무너질 리 없을 게다. 그저 늘 보살펴야 하는 거다. 사람이란 하눌 밑에 사는 날까진 하루라도 천리(天理)에 방심을 해선 안 되는 거다…….'
- 이태준, 돌다리 -
*모리지배(謀利之輩) :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 또는 그런 무리.
** 전장 : 개인이 소유하는 논과 밭.
15. 위 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인물 간의 갈등이 대화를 통해 점점 고조된다.
② 대화와 설명을 통해 인물의 지향점을 드러내고 있다.
③ 간결한 문장을 통해 사건을 긴박하게 전개하고 있다.
④ 우연적인 요소로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⑤ 방언을 적절히 사용하여 해학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16. <보기>와 같이 위 글의 작가와 대담을 하였다고 할 때, 작가가 말할 핵심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보기>
학생 : 선생님의 소설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선생님이 궁극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점은 무엇인지요?
학생 :
① 땅의 가치, 그것은 효율성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② 땅과 인간, 인간의 지혜는 땅에서 나옵니다.
③ 소중한 땅, 그 본질적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④ 땅의 소유, 농민에게는 많을수록 좋은 일입니다.
⑤ 마음의 땅, 우리가 돌아갈 미래의 보금자리입니다.
17. <보기>를 바탕으로 [A]에 대해 토의한 학생들의 반응이다. 잘못 이해한 학생은? [3점]
<보기>
이태준에게 소설이란 치밀하게 만들어지는 세계로 정교하고 절실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태준이 구사하고 있는 심미적 장치의 본질은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세계 인식의 차원에서 존재하는 아이러니이다. 즉 어떤 인물이 상대 인물을 경외(敬畏)하고 동경(憧憬)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심리적 괴리감의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는 이를 ‘인식의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① 희수 : 창섭이가 자신의 뜻과는 다르지만, 아버지의 신념과 논리를 수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② 성구 : 그렇다면 아버지가 펼치는 신념의 세계로 창섭이가 들어간다는 얘기겠네.
③ 태민 : 글쎄, 창섭이는 아버지의 세계를 단지 그것 자체로 훌륭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일 뿐이야.
④ 호재 : 아무튼 창섭이가 아버지의 세계를 어느 정도는 동의하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지.
⑤ 형식 : 그렇다고 하더라도 창섭이가 자신의 희망을 완전히 버린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18. 위 글의 내용으로 볼 때, 아버지가 남길 유언(遺言)으로 적절한 것은? [1점]
① 이 땅을 절대로 처분하지 말아라.
② 내가 죽은 뒤에 네 뜻대로 하여라.
③ 이 땅은 농사지을 사람이 가지게 하여라.
④ 네 어머니 몫이니 네 어머니 뜻에 따르거라.
⑤ 내가 남긴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여라.
19. 위 글에서 ‘아버지가 처한 상황’과 가장 유사한 것은?
① 바람이 눈을 몰아 산창에 부딪치니
찬 기운 새어들어 잠든 매화(梅花)를 침노한다.
아무리 얼우려 한들 봄 뜻이야 앗을소냐.
② 오늘도 다 새거다 호미 메고 가자스라.
내 논 다 매거든 네 논 좀 매어주마.
올 길에 뽕따다가 누에 먹여 보자스라.
③ 이 중에 시름 없으니 어부(漁父)의 생애(生涯)로다.
일엽편주(一葉片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인세(人世)를 다 잊었거니 날 가는 줄을 안가.
④ 비록 못 입어도 남의 옷을 앗디 마라.
비록 못 먹어도 남의 밥을 빌지 마라.
한 번의 때묻은 후면 고쳐 씻기 어려우리.
⑤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은 건 너뿐인가 하노라.
[답] 15. ② 16. ③ 17. ② 18. ③ 19. ①
[해설]
15. [서술상의 특징 확인하기]
[출제의도] 소설의 서술상의 특징을 찾아내는 문제이다.
[해설] 제시된 부분은 이태준의 소설 <돌다리>의 결말 부분으로 아들이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세계를 인정해 주는 부분이다. 즉, 땅을 팔아 큰 병원을 차리기 위해 시골로 내려온 창섭이가 아버지의 땅에 대한 신념을 듣고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고 있는 장면으로, 서술자는 두 인물의 대화와 설명을 통해 인물의 지향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정답은 ②번이다.
①번은 땅에 대한 갈등이 고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③번은 간결한 문장도 아니지만 사건이 긴박하게 전개되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④번은 우연적 요소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⑤번은 사투리가 쓰이고는 있으나 해학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답이 아니다.
16. [작가의 의도 찾기]
[출제의도] 소설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의도를 파악하는 문제이다.
[해설] 작가는 아버지의 말을 통해서 땅의 본래적인 가치보다는 금전적 가치를 중시하는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가치를 비판하고 있다. 아버지는 땅에 대한 애착과 신념을 지닌 사람으로 땅이 천지만물의 근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답은 ③번이다.
17. [작품 속 인물의 발화 의도 찾기]
[출제의도] 조건에 맞추어 작품 속 인물의 발화 의도를 파악하는 문제이다.
[해설] <보기>는 상대방의 생각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심리적 괴리감을 뜻하는 ‘인식의 아이러니’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A]부분을 이해하면, 아버지가 가진 신념의 세계를 인정하고 있지만 자신의 뜻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단지 아버지의 세계와 자신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아버지의 세계에 대한 동의를 보내지만 자신의 세계를 버리지는 않는다. 즉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②의 ‘아버지가 펼치는 신념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잘못된 이해이다. 따라서 정답은 ②이다. 나머지는 모두 심리적 괴리감의 표현이다.
18. [문맥적 의미 추리하기]
[출제의도] 어휘의 문맥적 의미를 타당하게 찾을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해설] 글의 내용으로 볼 때, 아버지는 땅을 팔아 병원을 확장하려고 찾아온 아들의 부탁을 거절한다. 거절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땅에 대한 신념을 밝히는 가운데 땅은 그 땅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는 의도를 말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이 땅을 팔더라도 제대로 땅의 가치를 알고 그 땅에 정성을 다할 사람(문보나 덕길이 같은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고 유언으로 남기고 있다. 따라서 정답은 ③번이다.
19. [다른 장르에 적용하기]
[출제의도] 소설 속에 나타나는 인물의 신념을 다른 장르에 적용하여 파악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해설] 소설 속에서 ‘아버지’는 아들의 땅을 팔자는 계획을 분명한 신념과 애착을 바탕으로 거절한다.
①은 ‘아버지가 처한 상황’과 가장 잘 호응하는 작품이다. 여기에서 ‘매화’는 ‘아버지’, ‘봄 뜻’은 ‘아버지의 신념’에 각각 대응된다. 그리고 ‘바람’, ‘눈’, ‘찬 기운’은 ‘봄 뜻’과 대립되는데, 이는 아버지의 신념을 꺾고자 하는 ‘아들의 농토 매각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눈보라가 봄 뜻을 빼앗을 수 없음’과, ‘아들의 계획이 아버지의 신념을 좌절시킬 수 없음’은 서로 호응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답은 ①번이다.
[출처:cafe.daum.net/anin95/9ZDL/4 안인숙 매3국어클리닉-"제대로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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