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향한 사부곡
담백하면서도 강렬
차상으로 고해자의 ‘부추꽃’을 뽑는다. 실직으로 떠도는 아들을 보내고 돌아오는 화자의 심경을 토로한 듯한 작품이다. ‘굴러왔다 굴러가는’ ‘몽돌들 같은’ ‘풋별들’로 비유된 복수의 아들 이미지는, 설 자리 없는 젊음들의 암담한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며 시대의 불안한 징후를 읽어야 하는 안타까움의 정서를 유발한다. ‘간간이 집어등 몇 채 끌고 가는 수평선’은 캄캄한 길 위의 나날을 밝히는 위안과 힘을 획득한 시행으로, 하강하는 시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돋보이는 대목이다.
박방의 ‘노을’을 차하로 선한다. ‘창틀 속’의 ‘수묵화 한 폭’으로 풍경의 하루를 마감하는 서녘해와 노을을, ‘심장’과 ‘낙관’으로 설정한 감각적 이미지가 섬뜩한 화인처럼 뜨겁고 선명하다. 깊고 풍부하게 행간을 물들이는 아우라가 단수의 묘미를 한껏 높이는 작품이다.
고운담의 ‘달 그리메’와 박훈의 ‘잎담배의 꿈’ 또한 선자들의 논의에서 장시간 거론되었음을 밝히며 부단한 정진을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 이달균·박명숙(대표집필 박명숙)
초대시조
김윤철의 시는 이름을 가리고 읽어도 금방 알 수 있다. 현학을 드러내거나 미문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것이 진정성이다. 감정을 절제하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울고 싶을 땐 누군가가 뺨을 때려주어야 한다. 아무리 해도 풀리지 않는 매듭, 목 놓아 울고 싶은 세상의 모든 언더그라운드들아, 함께 울자. 울어나 보자.
이달균 시조시인
[출처: 중앙일보] [중앙 시조 백일장] 10월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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