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연배이신 듯한데 말씀 낮추십시오!” 동호회 등의 술자리에서 흔히 접하는 장면이다. 질세라 옆자리의 다른 이도 끼어든다. “우리보다 연배이시니 한 잔 먼저 올리겠습니다.” 말을 건넨 이들은 30대 초반, 상대는 50대 후반이다. 두 사람의 말을 상대방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본의 아니게 이들은 큰 결례를 범했다. ‘연배’의 뜻을 잘 모르고 쓴 탓이다. ‘연배’를 선배나 윗사람의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 연배이신 듯한데~”는 의도와 달리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라는 말이 된다. 아버지뻘 되는 이가 존댓말을 하는 게 불편했다면 “제 아버지 연배이신 듯한데~”라고 해야 의도에 부합한다. “우리보다 연배이시니~”도 어법에 안 맞는다. ‘연배’를 ‘연장자’ 또는 ‘선배’로 고쳐야 어색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