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Variations on a Theme of Paganini, Op.35
파가니니의 기교적인 바이올린 독주곡 〈24개의 카프리치오〉Op.1의 마지막 곡인 24번 a단조에서
주제를 차용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원곡 자체의 변주곡 형식과 비르투오소적인 요소가 모두 담겨있다.
여러 작곡가들이 사랑한 주제
1862년 브람스가 빈으로 생활의 터전을 옮기면서, 피아니스트 타우지히(Karl Tausig, 1841~1871)를 만나게 되었다. 리스트를 사사한 비르투오소(virtuoso) 타우지히는 브람스와 음악적 교류를 하게 되었고, 이 작품을 제안하였다. 파가니니의 이 주제는 이미 슈만이나 리스트 등에 의해 연습곡의 주제로 차용된 바 있었다. 브람스는 16마디(도돌이표 포함 24마디)의 테마를 열네 번 변주시키는 것을 한 세트로 총 두 세트의 곡을 썼고, 그렇게 총 28개의 변주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각 변주가 몇 개씩 묶어져 있어, 여러 개의 악장을 가진 곡에 가까운 모습으로 되어 있다. 몇 개의 곡은 연달아 느린 악장의 느낌을 주고, 몇 개의 곡이 다시 연달아 스케르초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식이다.
예술적이며 기교적인
브람스는 이 곡에 ‘정교한 손가락을 위한 피아노 연습곡’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각 변주는 뚜렷하게 요구되는 기교가 있다. 그러나 일관된 주제의 흐름 가운데도 흥미롭게 이루어지는 다양한 변주는 연습곡인 동시에 연주회용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음을 보여준다. 1862년 브람스 자신이 직접 취리히에서 연주한 것이 초연이었고, 1867년에 빈에서는 브람스가, 베를린에서는 타우지히가 각각 이 곡을 소개하였다.
후에 리스트를 사사한 또 다른 피아니스트 로젠탈이 이 곡을 연주하게 되었을 때의 일화가 유명한데, 브람스에게 총 28개의 변주를 어떻게 단락 지어 연주할지를 묻자 브람스는 ‘1권의 연주를 모두 마치고, 그래도 사람들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2권을 연주하라’고 농담처럼 말했다고 한다. 클라라 슈만에게 극찬을 받은 이 곡은, 같은 테마를 차용해 작품을 썼던 리스트에게도 대단한 인정을 받았다.
로젠탈과 그의 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