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ix Mendelssohn -13 String Symphonies[ 13개의 현악을 위한 교향곡]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

13 String Symphonies[13개의 현악을 위한 교향곡]

멘델스존이 수학시절인 1821년에서 1823년 사이에 작곡한 이 〈13개의 현악을 위한 교향곡〉은, 스승인 첼터에게서 대위법을 배우던 학업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첼터의 보수적인 성향에 영향을 받은 엄격한 푸가와 코랄 양식에서부터 보다 자유로운 동시대 소나타 양식의 텍스처로 이행해가는 과정을 시기별로 잘 보여준다.

바로크와 전고전주의의 영향: 〈현악 교향곡 1~6번〉

멘델스존은 1821년에 모두 6개의 현악 교향곡을 완성하면서 놀라운 창작력을 보여주었다. 이 6개의 현악 교향곡은 첼터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어, 형식과 양식 면에서 18세기 초 전고전주의 시대의 작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특히 1악장과 3악장에서 자주 사용된 돌진하는 리듬은 첼터가 숭배했던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짐작케 한다.

멘델스존의 작곡 선생님 이었던 카를 프리드리히 첼터

현악 교향곡 작곡을 시작한 1821년, 12살의 펠릭스 멘델스존

대부분 3악장으로 구성된 신포니아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1악장의 제시부는 시종일관 대위법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2주제의 영역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또한 시칠리아노 양식이나 삼중소나타 기법 등을 사용하여 바로크 시대의 음악에도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멘델스존은 가족 모임에서 피아노로 콘티누오 성부를 덧붙여 연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옛 기법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기술적으로는 놀라울 정도의 조숙함과 화려함을 보여준다.

〈현악 교향곡 6번〉은 전환기적인 작품으로, 비로소 빈 고전주의의 색채를 엿볼 수 있다. 1악장에서는 하이든의 영향을 보여주면서 2주제 영역을 뚜렷하게 강조하였다. 2악장은 두 개의 트리오로 이루어진 미뉴에트로 구성되며, 두 번째 트리오에서는 코랄 풍의 우아한 선율을 선보이고 있어, 후기 작품의 코랄 작법을 예견케 한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대한 오마주: 〈현악 교향곡 7~13번〉

〈현악 교향곡 7번 D단조〉에서는 2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재현부에서도 중요하게 취급함으로써, 동시대 소나타양식에 더욱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 뒤이어 작곡된 〈현악 교향곡 8번〉에서는 모차르트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멘델스존이 가장 야심차게 작곡에 임했던 이 작품은, 1주제와 2주제가 거의 같은 형태로 제시되는 단일주제 형식에 가깝지만, 마지막 악장에서는 그가 평생 경외감을 가지고 찬탄했던 모차르트의 〈주피터 교향곡〉의 피날레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준다. 모차르트가 피날레 악장에서 보여준 대위법을 연상시키는 멘델스존의 대위적 텍스처는 존경하는 작곡가에 대한 그의 오마주로 보인다. 멘델스존은 이후 이 작품을 오케스트라를 위한 편성으로 편곡할 만큼 이 곡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멘델스존은 평생 ‘민족적 음악’이라는 개념을 신뢰하지 않았고 민속음악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현악 교향곡 9번〉과 〈11번〉에서는 민속적 재료들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11번〉의 스케르초 악장에서는, 그가 스위스 여행을 통해 접한 스위스 민속음악과 터키식 타악기 주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악 교향곡 12번〉과 〈13번〉은 엄격한 푸가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멘델스존은 푸가 양식 속에서 1주제와 2주제를 뚜렷하게 대비시키기 위해 휴지부 다음에 새로운 푸가를 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놀라울 정도의 기법적인 우아함을 보여주지만, 고전주의적인 성향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같은 시기에 작곡된 실내악 작품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1824년에 완성한 〈현악 교향곡 13번〉은 베토벤의 교향곡 모델을 수용하고 있다. 특히 조성과 형식에서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베토벤의 교향곡과는 달리 젊은 열정과 활력을 보여준다.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된 첫 작품으로, 이듬해에 더욱 발전시켜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 1번 c단조〉 Op.11로 발표하였다.

20대 중반의 베토벤

[글-이은진 /출처   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