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nt-Saëns, Danse macabre Op.40
생상스 ‘죽음의 무도’
Camille Saint-Saëns
1835-1921
Jean-François Zygel, conductor
L'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2009
19세기 유럽에 불어 닥친 낭만주의의 열풍에 의해 예술 장르는 르네상스 이후 가장 폭발적인 팽창을 하게 되었다. 음악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낭만주의의 가장 중요한 예술 장르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고전주의에 대한 반동으로서 낭만주의의 정신을 대변하듯, 이전 시대의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새로운 음악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것은 바로 교향시(poème symphonique)이다. 표제음악적 성격을 띤, 직접적이면서도 시적인 상상력을 요구하는 장르가 탄생한 것이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나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과 같은 작품이 발표된 이후 리스트에 의해 교향시는 완전한 새로운 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정신을 대변하는 작품
피겨 스케이팅의 요정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멜로디를 기억할 수 있게 된 <죽음의 무도>. 카리스마 넘치는 안무와 역동적인 율동, 맨 마지막 누군가를 응시하는 날카롭지만 유혹적인 시선까지, 검은 원피스를 입은 김연아 선수의 악마에 홀린 듯한 연기와 살을 에는 듯한 완벽한 테크닉의 이미지는 <죽음의 무도>에 등장하는 악마들의 축제에 다름없다. 경기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구성으로 편곡한 버전을 3분 정도로 압축하여 사용했지만, 원곡은 7분여에 이르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장대한 곡으로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정신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 모습.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가 작곡한 <죽음의 무도>는 1874년에 작곡이 끝나고 1875년 1월 24일 파리에서 초연이 이루어진 작품으로, 그의 여러 교향시 작품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평가와 대중적 환호를 받았다. 몽티니 드모리 부인에게 헌정한 이 곡은 왈츠 리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으로 프랑스의 시인 앙리 카잘리스의 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로 산산이 흩어져가는 해골들이 깊은 밤 시간 동안 벌이는 광란의 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터치로 그려낸 곡이다. 이 작품은 생상스가 1872년경 피아노 반주와 성악을 위해 작곡한 가곡으로부터 착상을 얻어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오케스트레이션한 것이다.
Kyung Wha Chung/Charles Dutoit/PhO - Saint-Saëns, Danse macabre
Kyung Wha Chung, violin
Charles Dutoit, conductor
Philhamonia Orchestra
Kingsway Hall, London
1980.06
추천음반
다니엘 바렌보임(DG)은 생상스의 프랑스적 취향과 음향적 다채로움을 잘 살려낸 연주이다. 샤를 뒤투아(DECCA)는 작품의 스토리에 따른 장면 묘사를 다이내믹하면서도 환상적으로 그려낸 연주로 기억할 만하다. 유진 오먼디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SONY)는 작품에 대한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스펙터클한 명연으로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극치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레슬리 하워드(Hyperion)는 피아노를 위한 리스트 편곡 버전 가운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연주로 오케스트라 버전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글 박제성(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