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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쟁 문학]포로기-오오카 쇼헤이

Bawoo 2020. 11. 14. 11:08

포로기(세계문학전집 36)

저자 오오카 쇼헤이 | 역자 허호 | 문학동네 | 2010.5.17.

[소감]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에서 미군의 포로가 되었던 작가의 체험기. 소설로 분류되어 있으나 내가 보기엔 다큐멘터리(기록문학)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창작이란 느낌이 든 내용을 전혀 발견 못했기에. 혹 모르겠다. 포로들 개개인에 대한 인물 묘사에 가공한 내용이 있는지는. 그러나 이들에 대한 묘사가 단순한 서술로 나열되어 있어 일본인의 특성을 가진 인물들을 대표하는 설정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체험한 인물을 나열한 정도. 작품에 대한 내 나름의 평가는 그저 평이하다는 느낌.

대부분의 일본군이 전투에서 패하면 포로가 되기보다는 자살을 하도록 강요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가는 운 좋게 미군 포로가 되어 자국내에서보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포로생활을 하다가 귀환한 케이스이고 그때 체험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평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그야말로 개죽음-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미군의 공격에 의해 수장되고 전장에 투입되고서도 보급이 제대로 안 돼 굶어죽고 병으로 죽은 병사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에 대한 분노같은 게 전혀 표현되어 있지 않고, 국가가 권력을 휘두르는 집단의 결정 특히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그게 옳고 그르고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성찰을 담은 내용이 있었으면  싶어서였다. 또한 전투 중 포로가 된 병사와 종전이 되면서 자동으로 포로가 된 병사 간에는 당연히 갈등이 있었을 텐데 이에 대한 언급도 미약하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고, 새로 안 사실이 있다면 미군의 일본군 포로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전투시에는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 일단 전투가 끝나고 포로가 되면  봉급까지 지불하는 식으로 포로를 대했다는.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내용이었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본군의 만행-바탄"죽음의 행진" 같은 경우는 같은 필리핀 내에서 포로가 된 미군이 일본군의 가혹 행위 때문에  많은 인명이 죽은 사건이었다.-과 어찌 이리 다르게 대우를 한 것인지. 새삼 미국이란 나라의 긍정적인 일면을 보게 된 내용이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명나라를 지원해서 출정했던 조선 강홍립 군이 신흥 청국에게 대패한 심하전투에서 포로가 된 조선군들이 민가에 들어가 강간, 약탈을 했다는 내용이"'책중일록"이란 책에 나온 게 기억났는데, 이는 전투의 승패가 결정되어 포로가 되면 전투 시와는 다르게 적으로 간주 안 한 탓에 포로 관리를 가혹하게 안 하면서 일어났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그렇다면 일본군이 한 짓과  종전 후 소련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간 일본군이 받은 대우는 무엇인지? [나는 전쟁범죄자입니다.김효순 지음 참고]. 나라에 따라 전쟁포로를 대우한 방식이 다른데 미국이란 나라는 그중에서 가장 인도적인 대우를 한 것 아닌가 싶다. 일본군은 탄약, 식량도 제대로 보급 안 되는 상황에서 싸워야 했지만, 자발적 항복은 거의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였다는데 운 좋게(?) 포로가 되어 마음껏 먹으면서 귀환할 날만 기다리면 되었던 나날은 오히려 행복한 나날 아니었을까? 국가 권력을 쥔 자들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야 나름대로 다 있지만, 그 때문에 희생되는 건 애꿎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일 터이니.....

 


[2018. 1. 21 올린 걸 2020. 11. 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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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 전쟁 문학의 최고 걸작!

'전후 문학의 기수'라 불린 오오카 쇼헤이가 태평양 전쟁 당시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포로기』. 1944년 태평양 전쟁 당시 징집되어 필리핀 민도로 섬의 산호세 전선으로 향한 오오카 쇼헤이는 12월 미군이 상륙하자 산 속으로 도망쳐 방황하던 중 이듬해 1월 미군의 포로가 된다. 이때 삶의 실존에 직면했던 처절한 경험이 그에게 새로운 시점을 제공해주었으며, 이 책에서 포로가 된 경위를 객관적이도 내성적으로 기록해 제1회 요코미쓰 리이치상을 수상했다. [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