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중국화가 왕대관(王大觀)의 <노척공구(怒斥孔丘)> (設色紙本, 143×95cm)
신기질(辛棄疾/南宋),
<복산자(卜算子)> (其一) `음주패덕`(飮酒敗德)
盜蹠 儻名丘 孔子還名蹠 [도척당명구 공자환명척]
도척은 공자를 멋대로 이름하였고, 공자 또한 도척을 이름하였네
蹠聖丘愚直至今 美惡無眞實[척성구우직지금 미악무진실 ]
도척의 거룩함과 공자의 어리석음이 곧장 오늘에 이르렀으니, 아름다움과 미움에 참으로 실다움이 없구나
簡冊寫虛名 螻蟻侵枯骨[간책사허명 누의침고골]
서책에 헛된 이름을 쓰고, 땅강아지와 개미가 말라빠진 뼈를 범하였네
千古光陰一霎時 且進杯中物[천고광음일삽시 차진배중물]
천 년 세월이 한 순간이러니, 이제 한 잔 들어 볼거나
누의 [螻蟻] 땅강아지와 개미라는 뜻으로, 작은 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삽시 [霎時] 아주 짧은 시간
- 盜蹠은 동양 역사에서 도적으로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다. 공자가 천하를 주유하며 인의(仁義)와 덕치(德治)를 설파하고 다니던 그 시절, 천하를 횡행하며 악명을 떨쳤던 인물이 바로 도척이다.
도척은 9000명이나 되는 졸개를 거느리고 다니며 남의 재산을 침탈하고 부녀자를 빼앗았다. 또 사람의 간(肝)으로 회를 쳐서 먹는 등 민폐가 실로 자심했다.
이런 도척을 공자가 타일러보겠다고 찾아갔다가 된통 면박만 당하고 돌아왔을 정도이니 그 용력과 배포를 짐작할만하다.
어느 날 부하가 도척에게 물었다.
"도둑에게도 도가 있습니까?"(盜亦有道乎)
도척은 "어디엔들 도가 없겠는가"(何適而無有道耶)라면서 도둑의 도에 대해서 설명했다.
"도둑의 도(道)란 도둑의 성(聖), 도둑의 용(勇), 도둑의 의(義), 도둑의 지(智), 도둑의 인(仁)을 말한다.
이 다섯 가지 도에 정통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름난 도둑이 될 수 없다.
도둑이 훔치러 들어갈 때 재물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아는 것을 도둑의 성(夫妄意室中之藏, 聖也)이라 하고, 훔치러 들어갈 때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을 도둑의 용(入先, 勇也)이라 한다.
훔치고 나서 나올 때 뒤에 나오는 것을 도둑의 의(出後, 義也)라 하고, 도둑질을 할지 말지 잘 판단하는 것을 도둑의 지(知可否, 知也)라 한다.
또한 훔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도둑의 인(分均, 仁也)이라고 하는 것이다.…"
≪장자(莊子)≫ <거협(胠篋)>에 나오는 얘기이다.
肆威矜逐逐 索黨恣狺狺
盜蹠眞知道 餘財欲汚人
(사위긍적적 삭당자은은
도척진지도 여재욕오인)
방자한 위세는 자랑하기에 정신없고
공허한 무리는 방종하느라 컹컹대지
도척은 참으로 도를 알았나니
남겨진 재산이 사람을 더럽히려 하네
☞ 송기(宋祁/北宋), <고의(古意)> (四首其一)
- 逐逐: 계속 추구함. 빠른 모양. 바쁘게 뛰어다니는(奔忙) 모양.
- 狺狺: 개 짖는 소리. 멍멍. 컹컹.
- 餘財: 사람이 죽은 후나, 어떤 일을 하고 난 뒤 남은 재산.
◇ 현대 중국화가 후일민(侯一民)의 <유하척척공도(柳下?斥孔圖)> 경심(鏡心) (1974年作, 設色紙本, 232×110cm)
◇ 현대 중국화가 범증(范曾)의 <柳下?斥孔圖> (1976年作, 設色紙本, 146×95.8cm)
◇ 현대 중국화가 공주(工鑄)의 <유하로척조상(柳下老?造像)> (設色紙本, 136×6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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