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17~ 12. 23

雪夜偶吟-金正喜

酒綠燈靑老屋中(주록등청노옥중) : 녹황색 술, 푸른 등불, 낡은 집 안

水仙花發玉玲瓏(수선화발옥영롱) : 옥영롱처럼 수선화 피었구나

尋常雪意多關涉(심상설의다관섭) : 심상한 저 눈의 뜻과도 관련 많아

詩境空濛畫境同(시경공몽화경동) : 시의 경계 공몽한데 화경도 마찬가지
  

제촌사벽(題村舍壁)-김정희(金正喜)

禿柳一株屋數椽(독류일주옥수연) : 몇 칸 초가집, 잎 떨어진 버드나무

翁婆白髮兩蕭然(옹파백발양소연) : 백발의 할머니와 아버지, 모두가 숙연하다

未過三尺溪邊路(미과삼척계변로) : 개울가 길가에 세 척이 채 안되어도

玉薥西風七十年(옥촉서풍칠십년) : 옥수수인양 서풍에 칠십 년을 살아있다

暑夜-석종륵(釋宗泐)

此夜炎蒸不可當(차야염증불가당) : 오늘밤 무더움은 참을 수 없어
開門高樹月蒼蒼(개문고수월창창) : 문을 여니 높은 나무에 달빛 창창하고
天河只在南樓上(천하지재남루상) : 은하수가 남루 위에만 있어서
不借人間一滴凉(불차인간일적량) : 인간에게 한 방울의 시원함도 주지 않는구나

秋牧丹-김정희(金正喜

紅紫年年迭變更(홍자년년질변경) : 홍색 자색 꽃으로 해마다 바꿔 피니

牧丹之葉菊之英(모란지엽국지영) : 모란의 꽃잎, 국화의 꽃봉오리로구나.

秋來富貴無如汝(추래부귀무여여) : 가을날 부귀로는 너 같은 이 없으니

橫冒東籬處士名(횡모동리처사명) : 동쪽 울타리 처사라고 함부로 부른다

제도화책(題桃花冊)-석도(石濤)

武陵溪口燦如霞(무릉계구찬여하) : 무릉계곡 입구가 노을처럼 찬란하고

一棹尋之興更賒(일도심지흥갱사) : 쪽배로 노 저어 찾아드니, 더욱 흥겨워

歸向吾廬情未已(귀향오려정미이) : 집으로 돌아가려니 아쉬움 남아

筆含春雨寫桃花(필함춘우사도화) : 봄비에 붓을 적셔 복숭아꽃 그려 본다 

謝菊-金正喜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너무나 기쁜데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 핀 꽃들 하나하나가 황금 구슬이구나.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 가장 외롭고 담백한 곳에 화려한 얼굴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 봄 마음 고치지 않고 가을 추위를 버틴다. 

왕원장도지매화(王元章倒枝梅花)-서위{徐渭)

가지 늘어진 매화-서위{徐渭)

晧態孤芳壓俗姿(호태고방압속자) : 새하얀 모양 고고한 자태 범속한 자태를 압도하니

不堪複寫拂雲枝(불감복사불운지) : 구름 스치는 가지 그릴 필요도 없겠구나

從來萬事嫌高格(종래만사혐고격) : 예부터 모든 일에 고상한 격식 싫어했거늘

莫怪梅花着地垂(막괴매화착지수) : 이상히 여기지 말라 매화꽃이 땅에 늘어져 붙은 것을

 

춘일유호상(春日游湖上)-서부(徐俯)

봄날 호수가에서-서부

雙飛燕子何時回(쌍비연자하시회) : 쌍쌍이 나는 제비 언제 돌아왔나

夾岸桃花蘸水開(협안도화잠수개) : 언덕 낀 물가에 복사꽃 가지 물에 잠겨 피어있네

春雨斷橋人不渡(춘우단교인부도) : 봄비에 다리 끊겨 아무도 없는데

小舟撐出柳陰來(소주탱출류음래) : 쪽배 한 척 버드나무 그늘 헤치고 나온다

제노방송(題路傍松)-김정(金淨)

海風吹去悲聲壯(해풍취거비성장) : 바닷바람 불어가니 슬픈소리 거세지고

山月高來瘦影疎(산월고래수영소) : 산에 달이 높이 뜨니 야윈 그림자 성글다

賴有直根泉下到(뇌유직근천하도) : 바람소리에 곧은 뿌리 샘 아래로 뻗어가니

雪霜標格未全除(설상표격미전제) : 차가운 눈과 서리도 높은 품격 털어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