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거(山居)-김인관(金仁館)
扣門俗客直顔麾(구문속객직안휘) : 찾아오는 손 모두 사절하여
莫使山家奇事知(막사산가기사지) : 산 속 집의 기이한 일을 알리지 말라
屋角梨花開滿樹(옥각이화개만수) : 집 모퉁이 배꽃이 나무마다 활짝 피었는데
子規來叫月明時(자규래규월명시) : 달 밝은 밤, 두견새는 날아와 울음 우는구나.
한거(閑居)-사마광(司馬光)
故人通貴絶相過(고인통귀절상과) : 옛 친구들 귀인과 통하고 나와는 왕래를 끊으니
門外眞堪置雀羅(문외진감치작라) : 문 밖에는 진정 참새 그물이라도 설치해도 되겠다
我已幽慵僮更懶(아이유용동경라) : 내가 은거하여 의욕을 잃자 하인들은 더 심하니
雨來春草一番多(우래춘초일번다) : 비 내린 뒤 봄 풀이 한 마당을 뒤덮고 말았구나
국(菊)-김육(金堉)
繞舍循除皆種菊(요사순제개종국) : 집을 둘러 섬돌 돌며 온통 국화 심었더니
開窓隨處可看花(개창수처가간화) : 창문 여니 여기저기 국화꽃만 보이는구나
翻嫌堆岸黃金色(번혐퇴안황김색) : 차라리 싫어라, 언덕에 쌓이 더미 황금빛이라
却似貪錢富貴家(각사탐전부귀가) : 남들은 도리어 내가 돈만 아는 부귀가라 생각하는 듯
독보지낙빈(獨步至洛濱)-사마광(司馬光)
혼자 걸어서 낙빈까지 가다-사마광(司馬光)
草軟波淸沙岸微(초연파청사안미) : 연한 풀, 맑은 강물, 희미한 모래벌 언덕
手携筇竹着深衣(수휴공죽착심의) : 손에는 죽장 짚고, 몸에는 긴 두루마기 옷
白鷗不信忘機久(백구불신망기구) : 세상일을 잊은 지 오래임을 믿지 않고
見我猶穿柳岸飛(견아유천류안비) : 나를 보는 백구는 버드나무 언덕을 가로난다
고결(告訣)-김용행(金龍行)
영원한 이별을 고하며-김용행(金龍行)
擁爐兀兀坐成睡(옹로올올좌성수) : 우두커니 화로 끼고 앉았다가 잠들어
夢到家山人不知(몽도가산인불지) : 꿈 속에 고향 땅 돌아가도 아무도 몰라
半夜酒醒還是客(반야주성환시객) : 한밤에 꿈을 깨니 처량한 나그네일 뿐
一庭黃葉雨來時(일정황엽우래시) : 뜰에 가득한 낙엽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峽口送友人 - 司空曙
峽口花飛欲盡春(협구화비욕진춘) : 골짜기 어구에 꽃잎 날리고 봄이 다 가는데
天涯去住各沾巾(천애거주각첨건) : 하늘 끝에 떠나 살다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來時萬里同爲客(내시만리동위객) : 올 때는 만 리 먼 곳, 길손의 처지이었다가
今日翻成送故人(금일번성송고인) : 오늘에는 도리어 친구 되어 보내게 되었구나.
강촌즉사(江村卽事)-사공서(司空曙)
釣罷歸來不繫船(조파귀래불계선) : 낚시 마치고 돌아오니 배가 풀어져
江村月落正堪眠(강촌월락정감면) : 강촌에 달이 지니 막 잠이 오는구나
縱然一夜風吹去(종연일야풍취거) : 비록 밤 새도록 바람불어 지나가도
只在蘆花淺水邊(지재노화천수변) : 오직 갈꽃은 얕은 물가에 남아있구나
호종백마산응어제(扈從白馬山應御製)-김영돈(金永暾)
백마산에 호종하고 응제하여 짓다-김영돈(金永暾)
翠保行尋蒼海上(취보행심창해상) : 취보를 받들고 창해 위를 찾아오니
玉簫吹送白雲間(옥소취송백운간) : 흰구름 사이로 옥퉁소 불어 보내는구나
紅塵一片飛難到(홍진일편비난도) : 한 티끌의 홍진도 날아오기 어려운데
萬点螺分雨靑山(만점나분우청산) : 만점 푸른 소라 나뉘어 청산에 비로 내린다
盆城贈別(분성증별)-金安國(김안국)
燕子樓前燕子飛(연자누전연자비) : 연자루 앞에 제비는 날고
花落無聲惹人衣(화락무성야인의) : 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은 사람의 옷에 붙는구나
東風一種相離恨(동풍일종상리한) : 불어오는 봄바람은 이별의 한을 심어 놓았으니
斷腸春歸客又歸(단장춘귀객우귀) : 애끊는 봄은 가고, 객은 또 돌아가네
제임실공관(題任實公館)-김약수(金若水)
老木荒榛來古溪(노목황진래고계) : 노목이 우거진 옛 개울로 찾아드니
家家猶未飽蔬藜(가가유미포소려) : 집집마다 여전히 나물로 배도 못 채운다.
山禽不識憂民意(산금불식우민의) : 산새는 근심 겨운 백성의 마음도 모르고
惟向林間自在啼(유향림간자재제) : 다만 숲 속 향해 마음대로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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