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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장편 소설]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 - 반레

Bawoo 2019. 3. 26. 21:25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저자 반레 | 역자 하재홍 | 실천문학사 | 2002.12.25 1차,  아시아 | 2020.11.20.

[소감] 1955년 11월 1일부터 1975년 4월 30일까지 사이에 벌어진 베트남전쟁은 우리나라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가 남부 자유 베트남편으로 참전하였기 때문.  북부 공산 베트남의 승리로 끝난 이 전쟁은 우리나라 작가들이 많은 작품을 내놓았으나-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안정효의 하얀 전쟁 등- 정작 베트남 작가가 쓴 작품은 내가 아는 한 별로 없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전쟁의 슬픔(아시아 문학선 1)이란    작품을 읽다가 중간에 그만 둔 적이 있는데 이유는 너무 개인적인 슬픔에 치우쳤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베트남전 전체를 조망한 작품을 원했던 내 기대와는 어긋났기 때문. 그 뒤 우연히 이 작품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는데 '전쟁의 슬픔'보다는 읽기가 편해서 완독했다.

국가 권력을 쥔 인간들에 의해 주도되는 전쟁은 국민이란 이름 아래의 개인을 희생으로 해서 치루어지기 마련인데, 이 희생은 결국 그 개인을 포함한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 작품도 그런 면을 다루고 있는데 국가권력에 대한 원망은 보이지 않는다. 베트남이란 나라가 워낙 외세의 침략을 오래도록 받다보니 -우리나라하고는 비교도 안 된다- 국민들 마음속에 외세에 대한 저항의식이 자라있어 당연히 싸움터로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다. 이 작품은 다양한 인간상을
다루지는 않는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악의 편에 선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게 마련인데 합법적인 살인권을 갖고 있는 전시임에랴. 그럼에도 전쟁에 희생되는 주인공을 비롯한 몇 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전쟁의 아픔을 담담한 필체로 다루고 있는 선에 그친다.  300명이 참전해서 단 5명만이 살아남은 중의 한 명인 작가가 자신의 친한 벗이었던 인물을 등장시켜서.
우리나라 한국전쟁의 비극을 다룬 홍성원 작가의 대하소설 '남과 북'같은 작품을 기대하는 내 마음은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 베트남 작가들의 작품 소개는 소설가이면서 중앙대 교수인 방현석 씨가 주도하여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전쟁의 슬픔도 그런 것으로 보아-작품의 양이나 폭이 너무 좁은 것 같다. 전쟁이 끝난 지 어느덧 40년이 넘었는데 베트남이라고 전쟁 문학이 없을 것인가. 우리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전쟁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 많을 것 같은데 국내에 소개 안 되는 걸 보면 상업성이 없기도 하고 작품을 번역할 만한 베트남어 실력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사회주의 국가인 탓에 작품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이어서인가, 아무튼 많이 아쉽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비극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이란 나라의  전쟁 문학이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반레 장편 소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17세의 나이로 자원 입대, 10년 동안 미국에 대항해서 싸운 저자의 생생한 체험을 토대로 베트남전을 침략자 미국이 아닌, 베트남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를 이어야 할 집안의 종손이자 독자이지만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자원 입대, 독자임을 배려한 후방 배속도 마다하고 전선으로 달려나가는 응웬꾸앙빈을 중심으로 베트남전에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 결국 패배하고 철수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베트남의 정글도, 땅굴 때문도 아니었으며 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옳았기 때문임을 보여주고 있다. [200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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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요기획 ‘반레의 전쟁과 평화’, 아리랑 TV ‘베트남에서 온 편지를 받아보시겠습니까’에 출연한 베트남 국민작가 반레의 장편 소설.
육신의 죽음보다 마음의 죽음을 더 두려워한 이들의 베트남전 이야기.

주인공 응웬 꾸앙 빈은 대를 이어야 할 집안의 종손이자 독자이지만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자원입대를 한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여인 낌 칸이 미군의 총격을 받아 죽자 반격을 하다 결국 자신도 총에 맞아 죽는다. 저승에 올라간 응웬 꾸앙 빈은 저승 노잣돈이 없어 황천강을 건너지 못한다. 과거의 있었던 모든 일을 기억해서 자신에게 알려주면 저승 판관에게 대신 보고해주겠다는 황천강 나룻군. 그 제안에 따라 응웬 꾸앙 빈은 과거의 일들을 하나하나 되새긴다. 할아버지, 풋사랑 낌, 케자오 18부대 아가씨들, 부소대장 부이 쑤언 팝, 소대장 따 꾸앙 론, 공안, 정치국원, 사령관, 다이, 후, 하이 쑤언, 영원한 사랑 낌 칸. 응웬 꾸앙 빈은 이들과 함께 한 날들을 마침내 모두 생생하게 떠올려내고, 이제 드디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망각의 죽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소설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이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 반레는 말한다. 내가 두려워한 것은 총칼이 아니다. 정말 두려워한 것은 감수성이 무뎌지다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무심하거나 비정한 삶은 마음이 죽어있는 삶이다. 마음이 살아 있어야 대결을 없애고, 평화를 이룬다.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 아니라 단지 전쟁을 이 땅에서 없앴을 뿐이다. [2020. 11. 20]

 

 

목차

가난한 영혼 ... 9
전쟁, 최초의 죽음 ... 19
할아버지의 신비로운 예지 ... 31
황천의 시간 ... 39
번개 치듯 스치는 사랑 ... 47
일생의 마지막 식사 ... 79
또 하나의 슬픈 영혼 ... 101
전쟁의 얼굴 ... 127
영혼이 머무는 곳 ... 159
운명이 인도한 길 ... 167
가슴에 묻히는 벗들 ... 191
삶을 질식시키는 것 ... 235
다시 찾아온 운명 ... 241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 261
귀로, 그리고 구원받을 수 없는 과거 ... 277

발문 / 방현석 ... 297
작가의 말 ... 5
옮긴이의 말 ... 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