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재 윤두서 선생이 그린 '노승도 '와 '자화상'을 보고 쓴 발제시

 

위 그림은 공재 윤두서 선생이 그린 '노승도'란 그림입니다.종이에 수묵으로 그렸고 크기는 57.5x37.0cm,

소장처는 국립박물관입니다.이 그림에  발제시가 있다고 하여 옮겨 보았습니다.

  

가사를 어깨에 걸치고 (袈裟披肩-가사피견)

긴 누썹은 희게 빛나는데 (長眉皓然-장미호연)

지팡이에 기대어 앉아 (倚杖而坐-의장이좌)

흐르는 샘물 소리 듣고 있네 (俯聽流泉-부청유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아니한데(不思不議-불사부의)

내마음 그윽한 곳에 이르러니(我心超玄-아심초현)

생명없는 나무와 돌가지도(枯木頑石-고목완석)

더불어 함께 참선한다 (同與參禪-동여참선)

 

* 위 시는 이하곤(1677~1724)이란 분이 제(題)한 시입니다.

이 분은 1708년(숙종34년) 31세때 진사시에 합격하여 정7품직인 세마부수에 제수되었으나 관직에 나가지 않고 고향 진천에 머물면서 학문과 서화에만 몰두한 분이라고 합니다.할아버지가 좌의정을 지냈고 아버지가 문형 벼슬을 했다고 하니 이른바 뼈대있는 집안의 자식이었습니다 그려.^^ 공재 선생과 절친이어서 위 그림외에 자화상에도 발제시를 썼다고 합니다.

 

* 4련의 '부청'은 직역하면 '엎드려 듣는다'인데 사전엔 '남의 말을 예의 바르고 주의깊게 들음'이라고 나옵니다.'귀 기울여 듣는다 흐르는 물소리'-요게 더 멋있지 않나요.ㅎㅎ

위 그림은 공재 선생의 자화상입니다.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그림이라 거의 다 보신 기억이 있는 그림일껍니다^^종이에 담채로 그렸고 크기는 38.5x20.5로 별로 크지 않은 그립입니다,해남 윤씨 종가에 소장되어 있고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에도 위 이하곤이란 분이 발제시를 쓴 것이 있다고 하여 옮겨

보았습니다.

 

 

6척도 안되는 몸으로(以不滿六尺身-이불만육척신)

사해를 초월하려는 뜻이 있네(有超越四海之志-유초월사해지지)

긴수염 길게 나부끼고 (飄長髥而 -표장염이)

얼굴은 기름지고 붉으니(顔如渥丹-안여악단) 

바라보는자는 신선이나 검객이 아닌가 의심하지만

 (望之者疑其爲羽人劍士-망지자의기위우인검사)

저 진실로 자신을 낮추고 양보하는 기품은

 (而其恂順退讓志風-이기순순퇴양지풍)

대개 또한 돈독한 군자로서 부끄러움이 없구나

(蓋亦無愧平篤行之君子-개역무괴평독행이지군자)

 

-4련의 세번재 한자는 '두터울 악'자인데 붉다는 뜻도 있더군요^^

-6련의 세번째 한자는  ' 정성 순'자입니다.우리말 사전엔' 恂恂하다'로 나와

형용사로 '믿음직스럽고 진실하다'라는 뜻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련 '처음 두 글자 '개역'을 대개 또한'으로번역한 것은 좀 의문인데

반론을 제기하지는 못하겠군요.능력 부족으로요 ㅠㅠ

 

*1668년(현종 9년)부터 1715년(숙종41년)까지 불과 48년을 살고 생을 마감한 공재 윤두서 선생은

우리에겐 '자화상'을 그린 화가로만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비록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지는 못했으나 실학이라는 학문을 추구한 학자이면서 시,서,화에 능통한 예술가였다고 합니다.

당대의 명문이자 대지주인 해남 윤씨의 종손으로 가사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가 증조부,다산 정약용 선생은 외증손이 된다고 합니다.(다산 선생이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해남 윤씨가의 재정적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입니다^^)또  첫째 부인이 '지봉 이수광'의 증손녀이고

단짝 벗은 위 이하곤 외에 성호 이익 형제도 있었다고 합니다.한마디로 명문가의 후손이었는데

집안이 남인 계열인 탓에 26세되는 1693년에 진사시험에 합격을 하고도 관직엔 나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해남 윤씨가의 당대 재산은 공재 선생의 아들인 윤덕희-이분도 화가입니다^^-가 살림을 맡은 1760년에 노비가 500명,논밭이 2400여 마지기였다고 하니 그 부가 얼마나 어마어마했는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공재 선생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유홍준님의 '화인열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 내용은 모두 이 책에서 발췌,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