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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재 조영석 선생의 그림 '행주도' 화제

Bawoo 2014. 2. 19. 23:32

 

 

 

위 그림은 관아재 조영석이란 분의 '행주도'란 그림입니다.1723년 38세이던 해에 그린 것인데

친한 벗이던 김상이(1671~1748)란 분이 1723년 원주  섬강 쪽으로크 낙향하게 되자 그의 청을 받아 이별의 정을 담아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크기는42.0x29.0cm이고 조용구란 분(후손?)이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그림 아랫 부분에 화제시가 쓰여 있는데 그 내용을 옮겨보았습니다.

 

收拾琴書載一舟:수습금서재일주-거문고와 책을 챙겨 한척 배에 싣고.........

携將家屋上原州:휴장가옥상원주--가족을 이끌고 원주로 올라간다............

卽今京洛無靑眼:즉금경락무청안---지금 서울에는 반기는 이 없으나.........

歸路江湖接素秋:귀로강호접소추-돌아가는 길 강호에서 가을을 맞으리......

吾道可堪哀鳳歎:오도가감애봉탄-세상은 쇠약한 봉황의 탄식을 견딜만하고.

 客行眞似憶로遊:객행진사억로유-그대 떠나는 모습 농어회가  생각나 가는듯

從玆我亦他鄕去:종자아역타향거-이제 나 또한 타향으로 떠나니...............

萍梗東西各逐流:평경동서각축류-부평초처럼 동으로 서로 모두 떠나누나...

 

*여섯째 련 여섯번 째 한자는 '농어 로'자인데 '魚+盧'의 합자입니다.

세번째 련 '청안'의 뜻은 '좋은 마음으로 남을 보는 눈'이란 뜻이군요.

'무청안'을 '반기는 이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

여섯째 련 '농어회가 생각난다'는 번역은 글쎄요? '농어가 노니는 것을 생각한다'가 어떨지^^.

 

 

*관아재 조영석 선생은 1686년(숙종 12년)에 태어나 1761년(영조 37년) 76세에 돌아가신 영조시대 대표적인 화가입니다.인물화로는 당대 제 1인자였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은 인생 목표를 화가에 두지는 않고 한사람의 사대부로서 체통을 유지하며 품위있게 살기를 원했다고 합니다.그림 그리는 취미를 화공의 기술과 동일시하여 사대부로서의 체통에 흠집을 내는 세인들의 시선이 싫어 줄곧 그림 그리는 것을 기피했다고 합니다.그도 그럴 것이 그의 집안인 함안조씨 가문이 노론계의 신흥 명문으로 영조대 노론의 거족인 안동 김씨,연안 이씨와 긴밀한 학연,혈연을 맺고 있었다고 합니다.요즘으로 치면 박근혜 정부의 실세 집안격 아닌가 싶습니다.그런 집안 출신이니 화공으로 취급받는 것이 당연히 싫었을 것 같습니다.겸재 정선과 한동네에 살아 열살이나 차이가 나는 나이-정선이 위-에도 불구하고 막역지우로 노년까지 함께 어울렸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홍준님의 화인열전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