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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쇼팽 피아노 3중주 G단조(Chopin, Piano Trio in G minor Op.8)

Bawoo 2014. 3. 3. 09:42

Chopin, Piano Trio in G minor Op.8

쇼팽 피아노 3중주 G단조

Frédéric Chopin

1810-1849

Beaux Arts Trio

Menahem Pressler, piano

Isidore Cohen, violin

Bernard Greenhouse, cello

Chaux-de-Fonds, Switzerland

1970.08

 

Beaux Arts Trio - Chopin, Piano Trio in G minor Op.8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평생 피아노 음악 창작에 매달린 사람이다. 200곡에 이르는 피아노 독주곡은 쇼팽이란 이름을 대변하는 주옥같은 음악들이다. 하지만 쇼팽의 작품목록에 피아노 음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것으로 피아노가 들어간 협주곡을 상기해볼 수 있다. 그가 오케스트레이션에 미숙하긴 했지만 피아노 협주곡은 피아노 외의 악기까지 신경 쓰며 작곡했던 음악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높다. 또 첼로 소나타 이중주 형태의 악곡도 쉽게 연상된다.

쇼팽이 워낙 첼로를 좋아했기 때문에 피아노와 첼로가 어우러진 첼로 소나타는 그의 실내악곡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하다. 실내악곡으로 첼로 소나타 외에 더 떠올려보면, 듣기 쉽고 변주의 흥미까지 더해져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로시니의 신데렐라 주제에 의한 변주곡>,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즈>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언급한 이 정도 레퍼토리가 쇼팽 실내악의 전부로 이해되고 있는 편이다.

산고를 겪듯 작품을 쓴 쇼팽

쇼팽의 피아노 3중주곡이라고 하면 많은 애호가들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쇼팽의 피아노 3중주곡은 그의 얼마 되지 않는 실내악 작품 가운데서도 좀처럼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하는 레퍼토리라 하겠다. 아마도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거목들의 걸작들에 대한 인기가 너무 높아서 상대적으로 좀 가려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쇼팽의 음악은 약간의 약점을 지니고 있긴 하다. 이 피아노 3중주 G단조 Op.8은, 쇼팽이 자신의 악기인 피아노 파트는 물론 좋아했던 첼로 파트까지도 훌륭하게 썼지만, 바이올린 작법에서는 고음역 악기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비평가들의 중론이다. 쇼팽이 사망한 1849년 사진작가 루이-오귀스트 뷔송이 찍은 쇼팽의 유일한 사진.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다. 파리 음악원 음악박물관 소장.

하지만 이 작품이 쇼팽의 몇 작품 되지 않는 실내악곡 가운데서도 최초의 작품인 것을 감안하면 음악적 약점은 충분히 감수하며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어린 나이의 작품치고는 훌륭한 편인데, 쇼팽은 영감을 남발하여 아주 쉽게 작품을 쓰는 작곡가가 아니었다. 쇼팽이 모차르트처럼 머릿속에서 이미 완성된 멜로디를 그저 편지 쓰듯이 옮겨놓았으리라 추측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별 준비 없이도 그 자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놀라운 재능을 타고난 쇼팽이었지만, 하나의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서 그는 때때로 혹독한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그가 작품 창작의 고통을 산고에 비유한 일은 동감의 차원을 넘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갑자기 떠오른 주제가 빈자리를 채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가…. 결국 전체가 마치 모자이크처럼 틀이 잡힌다. 이 정도로 다 된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내가 마침내 이 작품에서 완전히 손을 떼려면, 엄청난 노력과 고통은 물론 많은 눈물과 잠 못 이루는 밤을 겪어야만 한다. 내가 한 작품을 끝낸 후에 느끼는 기분은 아이를 낳은 후 기진맥진한 여인의 그것과 같을 것이다.”

피아노 3중주곡에서도 산고의 고통 같은 힘겨운 노력의 흔적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쇼팽이 이 ‘G단조 3중주곡’을 쓴 시기는 1828년과 1829년 사이로 스무 살 전이었다. 아직 바르샤바에 있을 때였다. 그는 1820년대에 빈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쓰게 된 몇몇 작품들 가운데 하나였다. 비록 초기 실내악곡이지만 만년의 작품 첼로 소나타 G단조 Op.65처럼 규모가 크다.

쇼팽은 피아노 3중주 G단조를 포츠난의 라지빌 대공에게 헌정했는데, 대공은 바르샤바와 포츠난에 쇼팽을 자주 초대했던 사람이다. 대공이 첼로를 잘 연주했고 쇼팽 자신도 이 악기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이 3중주곡에서 첼로 파트는 특히 빛난다. 가장 빛나는 부분은 역시 자신의 악기인 피아노 파트다. 피아노의 눈부신 표현력은 그의 다른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것 그대로다. 하지만 대담한 형식과 화려한 연주효과를 노린 이 작품에서도 세 악기의 균형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피아노 3중주에서 세 악기의 균형은 현악 4중주에서의 그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쇼팽은 이미 젊은 시절부터 잘 깨닫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라지빌 대공의 베를린 살롱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쇼팽.

쇼팽은 바흐 음악의 균형미를 철저하게 신봉했다. 그는 바흐의 음악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균형을 이룬 기하학적 조형물처럼 생각했다. 그에게 바흐의 음악은 인류가 창조한 음악 가운데 가장 이상적으로 고안된 것이었다. 그는 바흐의 음악을 존경과 경외의 대상으로 숭배했으며, 음악가인 자신에게 항상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하는 ‘일용할 양식’으로 생각했다. 제자들에게도 꾸준히 바흐의 프렐류드와 푸가를 연습시켰다. 심지어 자신의 작품연주회를 앞두고도 자신의 작품을 연습하기보다는 바흐의 작품을 연주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쇼팽이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최고의 교본으로 꼽은 것은 바흐의 ‘평균율’이었는데, 이 사실은 그가 얼마나 균형과 절제의 미덕을 중시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얘기는 그의 실내악곡 군데군데 찾아볼 수 있는 균형 감각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Szpilman/Wroński/Ciechanski - Chopin, Piano Trio in G minor Op.8

Władysław Szpilman, piano

Tadeusz Wroński, violin

Aleksander Ciechanski, cello

1950s

피아노의 브와디스와프 슈필만(1911-2000)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2002년 영화 <피아니스트>의 실제 주인공입니다. 바이올린의 타데우시 브론스키(1915-2000)와 첼로의 알렉산데르 치에한스키(1927-2012)는 폴란드가 자랑하는 명연주자들이었습니다.

1악장: 알레그로 콘 푸오코

독창적인 조성의 변화가 눈에 띄는 소나타 악곡이다. 막중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리솔루토의 패시지가 나오면 바이올린이 선율을 이끌고 피아노가 그것을 다시 이어 받아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상당히 화려하게 느껴지는 마지막의 코다는 G단조 악곡이다.

2악장: 스케르초

다섯째 마디에서 주제 선율이 바이올린에 의해 등장한다. 주부가 폴리포니 스타일로 전개되고 있고, 트리오 부분은 겸허하면서도 화사한 C장조 선율로 이어진다.

3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3악장은 벽두의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이 순서대로 날카로운 동기를 이어붙이며 시작하는데 꽤 인상적이다. 그 동기들은 이 아다지오 악곡 전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중간에 주제가 피아노에 부여될 때는 표정이 약간 바뀌면서 진행되는데 절묘하다. 중반 이후에는 전혀 새로운 멜로디가 출현하지만, 이전에 나왔던 예각적인 동기가 그 진행을 이내 막아선다. 악곡의 마무리는 피아니시모로 사라지는 형태다.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의 잔잔하고 끈끈한 속도는 내면적 성찰을 깊게 하는 데 크게 일조한다. 느린악장에서는 쇼팽 특유의 우아하고 달콤한 악상이 들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지만, 쇼팽은 음악을 매우 심각하게 끌고 간다. 전체 악장 중에서 가장 깊은 사색이 들어 있는 ‘명상 악곡’이라고 할 수 있다.

4악장: 피날레. 알레그레토

G단조의 알레그레토 악곡이지만, 민속춤 주제에 의한 경쾌한 론도다. 리드미컬한 주제가 피아노로 사뿐사뿐 제시된 후에는 나머지 두 악기가 함께 어우러진다. 부주제는 첼로의 D단조 패시지로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악곡의 이미지는 여전히 경쾌하며 세 악기가 격정적으로 경쟁하며 힘차게 절정으로 치닫다가 힘차게 끝맺는다.

 

이성일(음악 칼럼니스트) <음악과 음반>, <객석>, <오디오> 등에 기고해 왔고, KBS 제1FM 가정음악 4계 시리즈, 최정원의 음악 태교 ‘내 안의 작은 천사’, 요시카즈 메라 ‘로망스’ 등 빅히트 음반들의 해설을 쓰기도 했다. 오랫동안 브람스 음악에 몰두했으며, 국제 브람스 회의 등 중요한 브람스 학술행사에도 참가해 왔다. 저서에 <요하네스 브람스 ― 그의 생애와 예술>(파파게노, 2001)이 있다. 다음카페 ‘브람스하우스’를 개설, 운영 중이다.

 

  출처 : 다음카페 ‘브람스하우스’ 2011.11.11

  http://cafe.daum.net/brahmshaus/OPdl/6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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