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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인문학-역사의 땅, 중국 변방을 가다: 윤태옥

Bawoo 2022. 7. 4. 11:28

 

변방의 인문학:저자 윤태옥 | 시대의창 | 2021.12.17

[소감] 저자가 십수 년간 중국 국경과 해안 지역을 두루 답사하여 기록한 역사문화 여행서. 내용은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게는 역사, 문화 쪽은 아는 내용이 많아 복습한다는 느낌이 많았으나 지리에는 밝은 편이 못 돼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뭐 한 번 읽고 내용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필요시 이 책을  꺼내 볼 수는 있겠다. 

발품을 직접 판 저자의 노고와 뛰어난 글솜씨가 엿보인 인상적인 노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역사, 문화와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한 분들을 조금이나마 알고자 한다면 일독 추천. 

 

책소개

이 책은 십수 년간 중국 국경과 해안 지역을 두루 답사한 저자가 기록한 역사문화 여행서다. 중국은 중원이고 주변국은 변방이라는 주장은 편협한 인식일 뿐, 동아시아가 하나의 유기적 문화권이자 거대한 역사 덩어리임을 책은 보여준다. 서역에서 북방으로, 북방초원을 지나 만주 그리고 동중국해, 남중국해와 서남의 내륙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변방 곳곳을 답사했다. 선비족 탁발부는 중원에 들어와 북중국을 통일해 결국 대당제국 탄생에 기여했다. 칭기즈칸은 북방초원에서 발원해 세계 제국을 건설했다. 만주족은 오랑캐라는 천대를 받았지만 자금성을 차지하고 대청제국을 세웠다. 오늘날 중국을 지배하는 중국공산당은 정치적으로는 오지와 다를 바 없는 상하이의 어느 골목에서 싹을 틔웠으나 지금은 중원을 딛고 G2로 성장했다. 황하의 시작이 그러하듯, 역사의 물줄기를 크게 비튼 힘은 중원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변방의 황량한 땅에서 발원한 것이다.

역사의 거인들이 탄생하고 발걸음을 뗀 곳이자 중원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든 곳, 변방. 인류의 문명과 역사가 퇴적되어 먼지처럼 날리는 그 땅의 풍경을 저자는 책에 고스란히 옮겼다.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일은, 거대한 황하가 실은 티베트 고원의 깊은 계곡에서 시작되었음을, 역사는 작은 물굽이를 지나서야 도도한 물줄기로 흐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다.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는 곳-변방에 퇴적된 역사의 흔적은 저자에게도 그러했듯 우리에게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 역사를 꿰뚫는 인문학적 성찰에 이르게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길로 가는 이정표다.[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북방과 남방이 충돌하고 융합한 동아시아의 역사
책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위 서역에서 시작해 중국의 국경지대를 시계방향으로 훑어나간다.
‘1장 서역으로’는 톈산신비대협곡의 웅장한 풍광으로 길을 연다. 곧이어 키질석굴을 지나 간쑤성, 알타이산맥 인근을 지나는 동안 우리에겐 무명에 가까운 조선인 화가 한락연을 비롯해 조선 상인 문초운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다. 고선지의 기상과 우리말의 뿌리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땅이자, 한무제 때의 고대사를 더듬게 해주는 서역 일대를 두루 살핀다.
‘2장 신장에서’는 다시 톈산산맥에서 시작한다. 토르쿠트족의 땅 바인부르커초원은 그들의 슬프고 아름다운 역사처럼 대지에 놓여 있다. 사막의 풍경도 펼쳐진다. 실크로드와 여러 고성에 담긴 아릿한 기억을 더듬어가다가 중국이 20세기 후반 자력갱생에 몸부림치며 남긴 폐허도 찾아간다. 더불어 드넓은 신장 땅에 가늠할 수 없는 크기로 놓여 있는 농장들까지. 오랜 세월 땅을 일구어온 인간의 역사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하지만 ‘죽음의 바다’ 타클라마칸사막에서도 이어지는 삶의 힘을 깨닫는다.
‘3장 북방기행’에서는 문명의 발원지를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흉노, 선비, 돌궐, 거란, 여진으로 이어지는 북방과 중원의 충돌은 동아시아 역사의 골간이다. 허란산 암각화 지대를 지나 도착한 탁발선비의 땅 알선동은 제국탄생 역사의 실마리를 찾게 해준다. 또 북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타이항산이다. 이곳의 팔형(八?)은 고대사를 품은 채 기이하고 장엄하게 꿈틀댄다.
‘4장 만주족 역사’에서는 오랑캐라고 폄하된 그들의 역사를 일깨워 기존의 주류 역사에 어깃장을 놓는다. 하얼빈에서 시작한 발걸음은 아골타의 기상을 품고 수백 년을 돌아 베이징으로 이어진다. 누르하치, 홍타이지, 강희 옹정 건륭 등 변방 출신 영웅들의 가뿐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여정이다. 또한 한반도의 역사와도 깊이 관련이 있는 이 땅은 당대 권력의 크기와 씁쓸한 말로를 동시에 보여준다.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듯, 자금성의 권력 또한 추락하기 마련이다.

삶이 이어지고 혁명이 일어나는 땅, 변방
‘5장 바다의 역사’에서는 ‘변방’의 범주가 확대된다. 문명을 낳은 황하는 지난한 여정 끝에 바다로 흘러든다. 결국 바다는 대륙과 대양 사이의 또 다른 경계인 동시에 변방인 셈이다. 청의 정벌과 일본의 유린, 국민당의 2.28학살사건으로 이어지는 슬픈 섬 타이완을 시작으로, 재당 신라인과 고려 상인의 뱃길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국제 교류의 역사를 되짚었다. 더불어 정화의 대원정은 물론, 바닷길을 통해 이국땅으로 흘러간 이들의 삶을 살핀다.
‘6장 가까운 오지’에서는 중국 서남부의 소수 민족을 찾는다. 한족의 한 갈래이자 토루라는 독특한 형태의 집에 거주하는 객가인들, 둔보라는 공간에서 갇혀 살던 황제의 병졸들과 산상에서 백숙에 백주를 곁들이는 먀오족의 모습은 삶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또 샹그릴라 가는 길에서는 모계 풍습이 있는 모쒀족을 만날 수 있다. 타인의 삶을 자신의 삶으로 재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샹그릴라가 있기 때문이다.
‘7장 변방의 혁명가’에서는 20세기 전반 변방의 이데올로기였던 사회주의의 혁명가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1만 2500킬로미터를 도주하며 변방 이곳저곳으로 떠돌다 끝내 중원을 차지한 마오쩌둥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조선인 아나키스트이자 농학자인 류자명, 이념을 좇아 북방 황토고원에 이른 혁명가 김산, 김원봉의 죽마고우이자 복심이었던 조선위용대 윤세주, 타이항산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운 청년 진광화, 만주 벌판의 마지막 파르티잔 허형식까지. 근현대사의 아픔이 뒤엉킨 변방은 중국과 조선의 혁명가들에게는 또 다른 고향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