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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편소설] 어느 도망자의 고백:야쿠마루 가쿠

Bawoo 2022. 11. 8. 18:40


[소감]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어 촉망되는 장래를 망친 한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본인, 본인 가족과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들어낸 작품. 치유의 과정이 나오지만 본인은 물론 양가 가족 그리고 자기 자식까지 낳아 기르고 있는 연인의 아픔을 어찌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 사람을 죽일 정도의 범죄성을 가진 인물이 아닌 주인공처럼 평범한 삶을 살게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멍에와 같을 것이다. 그래도 연인이었던 여인이 생을 함께 하는 설정이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희망을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운전을 하는 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명 사고 아닌가.
반전이랄 수 있는 내용은 피해자의 남편은 나름대로 존경받는 삶을 살아왔으나 실제로는 중일전쟁에 참전하여 양민을 학살한 데 따른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자신의 첫째 딸을 죽게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데 자신의 아내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죽는 걸 겪으면서 가해자가 출소 후 어떤 삶을 사는가를 지켜보기로 한다. 작중에는 죽음을 거의 앞두고 있는 노인이 복수를 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지만 실제로는 가해자가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지켜보기 위한 것이었다. 출소한 이후 과연 성실하게 살려는 노력을 하는가를. 주인공은 노인의 임종 즈음에 찾아가 노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고백을 듣게 되는데 이를 한순간의 실수로 좌절하지 말고 성실하게 살아가라는 작가의 뜻이 담긴 거로 이해했다. 연인이 찾아오고 노인에게 사죄하러 가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작품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는 콧등이 시큰해졌는데 도식적인 전개로 읽힘에도 수작이란 생각을 했다.

(여담) 작품의 제목 도망자는 가해자인 주인공과 피해자의 남편인 노인의 의도치 않았던 살인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을 중의(重義)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해설은 아래 책소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책소개:전문은 책 제목 클릭]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사람을 치고 도주한 뺑소니 가해자와 그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 가족이 사건 이후 얽히며 일어나는 사건을 탁월한 심리 묘사와 가독성이 뛰어난 문체로 써 내려간다. 법에 따른 처벌만으로는 다할 수 없는 속죄,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등,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폭넓게 아우르는 《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자신도 ‘이것이야말로 내가 지금 써야 하는 이야기’라 칭한 이 작품이야말로 그의 ‘승부작’이자 새로운 ‘대표작’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발췌

출판사서평

★독서미터 화제의 책 1위
★야쿠마루 가쿠 새로운 승부작이자 대표작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런 내가 진정으로 웃을 수 있는 날은 찾아올까요?”

뺑소니로 사람을 죽인 죄에서 도망치는 가해자와
그의 뒤를 쫓는 피해자의 남편
죄를 짊어진 이들의 고백

대학생 마가키 쇼타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늦게까지 놀고 귀가한 밤, 그의 휴대전화에 여자 친구의 연락이 날아든다.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메시지를 본 쇼타는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 비가 퍼붓는 악천후를 뚫고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언가를 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공포로 인해 그대로 그곳을 떠난다. 그리고 다음 날, 쇼타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친 것이 길을 건너던 노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미래, 가족의 행복, 연인의 웃음……. 죄를 인정하면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들이 너무도 많았던 쇼타는 경찰에 붙잡히고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서 계속해서 눈을 돌리기만 한다. 그러는 한편,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한 가지 ‘결심’을 마음속에 품고 쇼타를 만나러 가는데…….

야쿠마루 가쿠 작품 최초로 가해자의 눈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다

지금까지 야쿠마루 가쿠는 작품 속에서 주로 ‘피해자’에 포커스를 맞춰, 피해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조명하고 그들의 심정을 묘사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그의 데뷔 이래 처음으로 사건의 가해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이 책은 뺑소니 사망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 마가키 쇼타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그의 내면을 여실히 그린다. 야쿠마루 가쿠가 그동안 써온 살인에 관한 이야기에서 가해자는 뉴스에서나 볼 법한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등장한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작품 속 상황을 ‘어디까지나 나와는 관계없는 허구의 일’이라 받아들이며 읽는다. 하지만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망 사고를 일으킨 주인공 쇼타의 입장이 될 수 있다고,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만일 사고가 일어났을 때 쇼타와 같은 말과 행동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법으로 심판할 수 없는 마음속 죄의식

《어느 도망자의 고백》의 중심에 있는 주제는 바로 ‘죄의식’과 ‘속죄’다. 죄를 저지르고 재판을 받으면 법에 따른 형벌이 선고된다. 징역형이라면 정해진 형기를 채우고 사회에 복귀하면 법적으로는 책임을 다한 것이며, 죄를 뉘우친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여기서 작가는 ‘과연 법적 책임을 다했다 해서 진정으로 죄를 뉘우친 것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작중 주인공 쇼타가 겪는 시련을 통해 가해자가 진심으로 자신의 죄와 죄의식을 마주하고 속죄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그 후의 삶을 성실히 살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야쿠마루 가쿠는 이 작품을 집필하기 전,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많은 후회와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느 도망자의 고백》의 플롯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한다. 작가의 인생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죄와 벌’ 문제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고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 이 책을 먼저 읽어본 일본 독자들의 극찬

★★★★★ 마지막 대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이래서 나는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을 좋아한다.
★★★★★ 생명의 무게와 인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걸작이다.
★★★★★ 누구나 가해자가,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내가 만일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여러모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그 가족. 야쿠마루 가쿠의 참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페이지가 쉴 새 없이 넘어가 단숨에 읽었다. 치매 문제 등 현대사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문제를 다뤄 현실감이 느껴졌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