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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1권~9권:김명호

Bawoo 2023. 1. 6. 11:40

 

[소감] 이 책들 -시리즈물, 10권 발간 계획 중 9권까지이다- 참 흥미롭게 읽었다. 다른 자료들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일부 내용을 보면서 책으로 나오면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책이었다. 그런데 막상 접하고 나니 엄두가 안 났다. 분량이 엄청나서였다. 신간으로 나온 걸 알게된 게 7, 8권 때였으니까 이미 6권까지는 나와 있었던 거였다. 그래서 7, 8권만 읽기로 했는데 내용이 너무 흥미진진하여 다른 책 내용까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9권, 1~6권 순으로 다 읽게 되었다.

내용은 청조 멸망에서 문화대혁명까지 격동기 중국 현대사의 전개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복원한 책이다. 중화민국 탄생, 공산당 창당, 북벌전쟁, 항일전쟁, 국공내전과 합작, 중소와 중미외교, 신 중국 수립과 문화대혁명 등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 혁명가, 지식인, 예술인 등 소설 속 주인공보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담아냈다.

중국 현대사를 수놓은 인물들의 이야기인데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주요 인물들의 뒷 이야기까지 실려있어 흥미를 더해줬다. 검색해도 안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비록 검색창엔 안 뜨지만 다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국지나 열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생활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인물의 입체감이 없다. 본인 이야기 외에 가족 이야기는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점에서.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생활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속단인지 모르지만 등장인물들은 몇 명을 빼고는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게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나라 혼란기인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모두들 목숨을 내놓고 신해혓명, 항일 전쟁, 국공내전을 치러낸 시대를 산 인물들이니까. 어쨌든 한 번 결혼한 사람은 유명인 중에는 저우언라이뿐이다. 마오쩌둥 만해도 4번, 류사오치는 6번이다. 혼란기라 부인이 먼저 죽은 탓도 있지만 이혼하고 새로 결혼한 경우도 많다.

아무튼 이 시리즈물은 중국 현대사 -청나라 말기부터 공산 중국이 들어선 1949년 이후 1978년 개혁개방 시까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를 수놓은 인물들에 관해 알고 싶다면 최적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 각권마다 검색하면 책에 대한 소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전 권을 소개한 내용이 있길래 옮겨온 것입니다.

 

*참고: 각권마다 검색하면 책에 대한 소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전 권을 소개한 내용이 있길래 옮겨온 것입니다.  

 

  • <새책> 중국인도 잘 모르는 김명호 교수의 ‘중국인 이야기’2012.06.15 07:55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중국개방 이후 중국을 알려주는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전히 중국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나라라는 인상이 짙다. 일이 터지고 나면 우왕좌왕하게 되는 것도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40년 가까이 중국을 마당 삼아 놀며 그들과 통해온 김명호(62) 성공회대 교수가 쓴 ‘중국인 이야기1’(한길사)은 전혀 새롭다.

인물열전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생생한 증언과 기록을 바탕으로 한 인물이 숨기고 있는 내면까지 파고드는 다면성과 각각의 인물이 엮이며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상이 이전의 그림과 다르다. 마오저둥과 류샤오치의 미묘한 권력싸움, 포기를 모르는 마오, 문화대혁명을 뒤에서 음모한 캉성, 마르크스주의와 중국 현대철학의 발전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장선푸, 중국의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지식인 레이전 등 격동의 중국 근현대사 속에서 명멸한 수많은 혁명가, 지식인, 예술가들의 살아있는 얘기들이 숨가쁘다. 개중엔 중국인들도 잘 모르는 낯선 얘기도 있다. 

김명호 교수가 중국에 빠진 계기는 1972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의 방중 소식을 담은 호외였다. 그는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궈모뤄(郭抹若)의 소설 ‘낙엽’을 샀다. 그 뒤로 80년대에 한 사립대에 근무하면서 주말마다 중국 , 홍콩, 대만으로 날아가 도서관에 들러 자료를 섭렵했다. 그는 틈나는 대로 현지 골동품 가게들을 돌며 수천수만 장의 옛날 사진을 구입했다. ‘중국인 이야기’의 남다름은 바로 중국인들이 남긴 이런 방대한 1차 기록에 의존한다는 데 있다.

“중국은 1980년대가 문화 전성시대였어요. 모든 게 폭포처럼 쏟아져나온 시기였죠. 중국 현대 문학사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파금(巴金) 같은 작가들이 그때 홍콩에 자주 나왔어요.”

김 교수는 당시 홍콩 서점가에 유명 인사였다. ”주말만 되면 웬 놈이 와서 책을 잔뜩 사서 그것도 값도 깎지 않고 사가더라 소문이 났지요. 선물까지 주니까 나중에는 알아서 값을 10분의 1로 깎아서 주더라고요.“

김 교수는 중국은 기록의 나라라고 얘기한다. 평범한 사람들도 매일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긴다는 것. 기록이 없을 경우 살던 집이라도 부서뜨리면 어디선가 기록물이 나온다.

“중국인들은 일기나 회고록, 편지를 쓸 때 꼭 두 통을 쓰더라고요. 하나는 보내고 하나는 나중에 문집에 넣으려는 거지요.”

저마다 기록을 남기니까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 똑같은 날에 쓴 열댓명의 일기를 보면 시각이 다 다르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없습니다. 폐쇄적이고 갇혀 지낸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폐쇄사회는 중국 역사상 잠깐이었어요. 붉은 홍색 중국은 50년대 말~70년대 중반까지인 거 같아요. 땅덩어리가 넓으니까 숨겨놓을 데도 많고.“

이는 ‘중국인 이야기’가 인물 중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 시각을 보여주며 사건을 통합적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중국 내부의 여러 갈래 목소리가 가감없이 들어있다.

책은 어느 부분을 먼저 읽어도 괜찮다. 1부는 마오쩌둥과 2인자 류샤오치의 관계를 통해 문화대혁명 과정의 내막을 들려준다. 2부는 장제스를 중심으로 반목했던 아들 장징궈, 자유주의자 후스, 수많은 학술 사상의 인재를 배출했던 시난연합대학교의 일화들, 차이허썬, 자오스옌, 저우언라이 등 프랑스 파리 유학생들의 공산당 창당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3부는 장제스의 ‘북벌부인’ 천제루, 마오쩌둥의 ‘장정부인’ 허쯔전, 식민지 대만이 배출한 미모의 혁명가 셰쉐홍, 탁월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한 궁펑 등 여성 혁명가들의 이야기. 4부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중국 현대미술의 초석을 쌓은 쉬베이홍, 만화가 출신으로 현대 중국화의 비조로 우뚝 선 예첸위를 비롯해 치궁, 둥서우핑, 옌원량, 류전샤 등 걸출한 예술가들이 등장하며 ‘삼국지’ 못지않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인물과 이야기들이 꼬리를 문다.

김 교수는 “중국인들에게서 ‘왜 한국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게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뿐이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이젠 이 정도의 인물들은 알아야 중국과 뭘 해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구어체와 단문으로 구성돼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중국인 이야기’는 매년 2, 3권씩 모두 10권으로 나올 예정이다. 김 교수는 1990년부터 10년 넘게 중국의 대표적인 인문출판사 삼련서점(三聯書店)의 서울 대표를 지내며 중국 전문 책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