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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향수-고바야시 마사루의 전후문학과 조선:하라 유스케

Bawoo 2023. 4. 6. 09:31
[고바야시 마사루의 전후문학과 조선]
 
 

[소감] 일제강점기에 한반도 조선에서 태어나 자국 일본으로 돌아간 이들은 한반도 조선에 대한 감정이 어떤 것이었을까? 대부분 식민통치국가의 국민으로서 우월감을 느끼며 한반도가 모국인 조선인 위에 군림하며 살지 않았을까? 설사 본인은 그렇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당대 한반도인이 일본인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랬을 것이다. 남의 나라에 와서 주인 행세한다는. 그런데 이 점령국 한반도에서 나고 자란 탓에 패망 후 자국 일본으로로 돌아가서 잊지 못하고 살아간 사람들이 있었는 가 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바야시 마사루"라는 작가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었고. 하긴 자국이긴 하지만 아무런 삶의 기반이 없었을 테니 어쩌면 식민지 한반도에서의 삶보다 힘들었을 지도 모르는 일. 그래서 더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남의 나라 땅이지만 어릴 적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 작가는 자신이 나고 자란 한반도를 잊지 못해 작품속에서 표현하는 삶을 살았나보다. 우리나라에서 읽힐 리가 없기에 번역조차 안 된 작품들이 거의 대부분-단편소설 한 편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지만 그야말로 고향이라고 부를 수 없는 남의 나라인데도 애틋한 향수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반발심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남의 나라에 와서 군림하며 산 것들이 왜(?)라는. 책의 거의 끝부분에서 안 됐다는 일말의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작가를 포함한 그들-히키아게샤-은 이방인이기에 어쩌면 금기인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본인들은 아무리 안 그랬다고 할지라도 당하고 산 한반도인, 만주, 대만인은 그리 안 느끼겠는가. 식민지배국민인 것만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 여담: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고 읽어보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일본 알기 차원이었다. 남의 나라지만 고향이나 다름없었던 곳이기에 자국에 돌아가서도 내내 잊지 못하고 그런 마음을 문학 작품으로 표현한 것까지는 이해가 됐으나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직접 겪은 건 아니지만 선조들이 겪은 고통이 어떠했는가를 알기에. 이런 책이 국내에 출간된 이유는 모르겠으나 일본 바로알기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혹시 어떤 음모(?)가 작용한 것만 아니라면.

 

( 참고) 제국 일본이 팽창하던 당대를 배경으로 한 일본 문학 작품을 보면 자국 일본에서 생활이 어려운 시골 출신 중 장남을 제외한 2남부터 만주벌로 거의 강제로 보냈다는 기록-문학작품으로는

"개척지대(냉전과 식민의 글로벌 동아시아 문학 총서 3)가 있다. -이 있는데 한반도에서 생활하다가 패전 후 자국으로 쫒겨간 일본인들은 그래도 형편이 나았던 것 같다. 중국 만주 지역에서 생활하다가 귀국길에 오른 사람들의 비참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 읽은 작품으로는 "인간의 조건", 세상 끝의 아이들"이 있다. [2023. 3, 27]

 

책소개

1945년 8월 15일, 이날을 기점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조선’을 고향으로 알던 인양자 청년은 사관훈련을 받던 중, 일제의 항복과 함께 자신의 고향이 ‘외국’이 된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조선을 고향으로 둔 황국신민이자 일본 문화에 서투른 경계인으로 두 국가 사이에서 처절한 고뇌를 하며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식민자 2세로 일제의 구성원으로서 죄책감과 끝없는 고뇌를 하며 글을 써내려간 포스트콜로니얼 작가, 고바야시 마사루.
차마 ‘그립다’ 할 수 없는 고향과 그 고향에서 기억들을 문학작품에 녹여낸 고바야시 마사루의 작품들을 살펴본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 하라 유스케
原 佑介
1980년생.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 대학원 아시아 태평양 연구과 석사과정, 리쓰메이칸 대학 대학원 첨단종합학술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2016~2017년에 리쓰메이칸 대학 기누가사 종합연구기구 전문연구원으로, 2019~2020년에 리쓰메이칸 대학 첨단종합 학술연구과 수업담당 강사를 거쳐 현재 가나자와 대학 역사언어문화학계 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테마는 한반도와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비교문학·포스트콜로니얼 문학으로 식민지 조선에서 나고 자란 일본인 식민자 2세의 전후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역자 : 이정화
李貞和
1989년생.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근현대 일본문학·문화를 전공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 일본연구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일본 현대소설에 나타난 불안정한 노동 서사 연구-오야마다 히로코(小山田浩子)의 「공장(工場)」을 중심으로-』(2020), 『게공선 붐 이후 일본소설에서 보이는 격차문제와 연대의식 고찰-소설 「블루시트」와 「고역열차」를 중심으로-』(2020) 등이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옮긴이의 말 … 4

서장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향
1. 낙동강에 안겨서 … 14
2. 전후라는 여행의 시작 … 23
3. 마지막 사관후보생 … 34

제1장 원점으로서의 한국전쟁
1. ‘격렬한 전환기’ … 42
2. 화염병 사건 … 53
3. ‘그대들은 어디로 갔는가’ … 61
4. 옥중 데뷔작-「어느 조선인 이야기 ある朝鮮人の話 」 … 69

제2장 이야기되는 식민지의 기억
1. 신인 작가 시대 … 80
2. 감춰진 서정-「은어 鮎 」 … 85
3. 외부자 의식의 발아-「포드·1927년 フォ?ド 一九二七年 」 … 95
4. 보는 자와 관찰되는 자-「붉은 민둥산 赤いはげ山 」 … 106

제3장 하옥, 탈당, 폐결핵
1. 제2의 옥중생활 … 124
2. 본의 아닌 식민지주의자-「이름 없는 기수들 無名の旗手たち 」 … 132
3. 근대 일본사 속의 식민자 … 142
4. 낙양의 시작 … 156

제4장 죽은 자들의 잔영
1. 조선인의 ‘변신이야기’ … 164
2. 혁명의 청춘의 종말-「눈 없는 머리 目なし頭 」 … 175
3. 수치를 갖고 돌아오다-「쪽발이 蹄の割れたもの 」 … 188
4. ‘노예’의 보복과 ‘주인’의 공포 … 197

제5장 「메이지 100년」의 빛과 그림자
1. ‘메이지 100년’과 ‘메이지 52년’ … 218
2. 식민지지배와 「임진왜란 壬辰倭亂 」
-「밤 지나고 바람 부는 밤 夜の次の風の夜 」 … 225
3. 100년의 정신사와 식민지주의 … 237
4. 고바야시 마사루의 선행자들 … 250

제6장 식민지 추방의 말로
1. 『이방인』과 인양자 引揚者 … 272
2. ‘섬뜩한 외국인’들의 목소리-「만세·메이지 52년 万?·明治五十二年 」 … 278
3. 이방인들의 경연 … 287
4. 고향을 상실한 후의 피에 누아르 … 295
5. 목적지 없는 도피행 … 302

제7장 ‘그립다’고 해서는 안 된다
1. 최후의 자숙 … 316
2. 식민자 아들들의 어둠-「일본인 중학교 日本人中?校 」 … 323
3. 30년 후의 충격 … 335
4. 역사의 냉혹함과 무게 … 341

종장 향수의 저편으로
1. ‘열린 곳으로, 진정한 자유로’ … 354
2. 낙동강은 멀고 … 368

지은이의 말 … 379
고바야시 마사루 연보 … 390
주요 참고문헌 … 396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인양자 문학이란 무엇인가?’

인양자란 대체로 일본의 패전 후 식민지에서 본토로 귀환한 식민자 2세를 가리킨다.
그들이 일본으로 돌아간 후에는 어떤 생각과 삶을 살아갔을까.
‘고바야시 마사루’라는 잊혀 진 포스트콜로니얼 작가의 삶을 통해 식민자 2세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고향을 상실한 인간.
나는 상실한 것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
비할 데 없는 적막감에 휩싸였다.
그것은 저 겨울의 메마른 미루나무가 울부짖는,
황량한 조선의 벌판에 찾아오는 낙양 그 자체였다.
-본문 중-

가깝지만 먼 타국이자 ‘금지된 향수’인 한반도를 그리워하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고바야시 마사루’를 통해 당시 인양자 문학의 한켠을 살펴본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