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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호랑이 눈썹: 손석춘

Bawoo 2023. 10. 10. 11:35

호랑이 눈썹

저자:손석춘
출간:2020.5.1
 
[소감] 베트남 전쟁, 광주 5, 18에 공수부대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가해자의 역할을 하고 현재까지 살아남아 우리 사회 고도성장의 어두운 면까지  다 경험한 주인공을 통해 우리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작품.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하는 주인공 외에는 단역이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랄 수 있겠다. 이 작품 바로 전에 읽은 백시종 작가의 "여수의 눈물"과 궤를 같이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작품 다 2020년에 출간했는데 호랑이 눈썹이 5개월  빠르다. 5월, 10월 출간)
소설적 장치인 복선은 죽을 줄 알았던 생모가 살아있고 죽기 전에 와서 보고 가고 유산을 남겼으며 빨갱이 손에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실제로는 서북청년단 소속으로 악행을 하다가 빨치산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는 내용 정도. 
전반적인 흐름은 작가의 성향- 진보 성향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중도 진보성향 쪽-을 쫓아 우리 현대사의 부정적인 면을 비판하는 시각이지만 진보 쪽을 긍정하기보다는 양비론적 시각을 갖고 있는 거로 이해했다. 

[여담] 작가는 작품 결말 부분에 손녀에게 자신이 저지른 악행- 베트남전, 광주 5. 18 당시 민간인 살해한 일-을 말하려는 용기를 내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덮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베트남전에서 우리 군이 저지른 악행-민간인 학살-도 일정 부분 밝혀져 있고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공수부대가 저지른 만행도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으니 이 작품에 나오는 것처럼 강간이 있었다면 생각조차 하기 긿은 일이다.  베트남전의 경우는 몰라도 광주 5. 18의 경우는 사실일 경우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당시 가해자였을 인물들 대부분이 아직은 살아있기에 - 베트남 전 참전 군인은  70대, 광주 5. 18의 경우 주인공은 48년 생이니 30대 초반이지만 실제로 시민들에게 가해할 수밖에 없는 자리인 일선에 있는 나머지 병사들은 대부분 20대여서  현재 60대가 아닐까 싶다- 함부로 말하기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어 용기 내서 고백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겠는가? 가해 당사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저 묻어두고 갈 수밖에 없는 일인 것이다.   합법적인 살인, 약탈, 강간이 벌어지는 전쟁이란 특수 상황이 발생하면 민간인 특히 여성은 피해 1순위일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인간사 아니던가. 가슴 찢어지게 아픈 일. ㅠㅠ
 
[참고] 작품 제목 "호랑이 눈썹"은 작품 중에 해설이 나오는데 나무위키에 관련 자료가 있군요. 참고바랍니다.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아래 책소개와 출판사 서평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소개]

『호랑이 눈썹』은 2001년 《아름다운 집》을 발표한 이래 분단과 통일 서사에 줄기차게 천착하며 민족문학을 탐색해 온 손석춘의 열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치와 역사 같은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미세담론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문학에 묵직한 역사의식을 담은 『호랑이 눈썹』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안의 개인의 이야기를 ‘문학’이라는 도구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인식틀을 제공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베트남전, 5.18, 태극기부대와 촛불집회까지…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한 사내의 고백단비의 새 책 『호랑이 눈썹』은 2001년 《아름다운 집》을 발표한 이래 분단과 통일 서사에 줄기차게 천착하며 민족문학을 탐색해 온 손석춘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치와 역사 같은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미세담론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문학에 묵직한 역사의식을 담은 『호랑이 눈썹』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안의 개인의 이야기를 ‘문학’이라는 도구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인식틀을 제공한다.양친을 ‘빨갱이’에 잃고 반공을 최고의 가치로 교육받은 주인공, 오로지 조국을 사랑하며 평생을 태극기 아래에서 보내온 강연호의 일생에 폭풍이 몰아치듯 위기가 찾아왔다. 60대 후반에 잇따라 연호를 강타한 충격은 칠순을 넘기며 무장 커져가 끝내는 자살을 숙고하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손석춘은 연호라는 인물에 대해 평가하지 않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의 삶을 독자들에게 오롯이 내어놓는다.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한 사내의 고백을 따라 우리 사회의 아픈 마디마디를 톺아본다.가해자로 남은 역사의 희생자책은 연호가 그간 겪어온 세 번의 전쟁을 각 3부로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1부는 연호의 성장과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자신의 생일에 살인을 하고, 이후 살인의 추억을 더 많은 살인으로 덮어가며 자신이 쏘는 총성을 호랑이의 포효로 스스로 인식할 정도로 전투에 몰입하여 ‘미친 맹호’로 불리던 연호와 그의 동료들의 모습을 통해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저질렀던 끔찍한 만행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2부는 직업군인의 길을 가게 된 연호가 11공수부대에 배치되어 80년 5월 광주에서 1부의 참상을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모습을 참혹하리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마음이 여리던 평범한 소년 연호가 역사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철저히 관찰자적인 필치로 담백하게 그려낸다.끝나지 않은 세 번째 전쟁을 목격하다소설은 연호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연호의 자녀, 손주 들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각 인물들과 퍼즐을 맞추듯 시기적절하게 배치하여, 역사의 수레바퀴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개인에 대해 커다란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1부와 2부에서 역사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굴곡진 인생을 살아왔던 연호의 삶에 3부 ‘새로운 전쟁’에서는 커다란 위기가 연달아 강타하며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노인 연호의 삶의 중심이었던 사랑하는 손주 ‘강산’의 죽음과 ‘어머니’의 죽음이 그것이다. 연호는 ‘강산’을 통해 자신이 광주에서 만났던 10대 투사를 떠올리며, 자신이 80년 광주에서 저지른 범죄를 망각의 검은 늪에 밀어 넣은 채 몽따고 지내온 기억들을 되찾게 된다. 여기에 그간 알지 못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사연이 드러나며, 아들이 ‘철학하는 민중’이기를 바랐던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세상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돌아오는 길에 연호는 자문해 보았다. 5·18로 권력과 부를 만끽해 온 자들에게 자신과 윤석은 무엇이었을까. 별안간 불거진 ‘정녕 개돼지였을까’라는 의문이 고통 속에 숨진 전우들은 물론 윤석을 비롯해 태극기부대의 주축이 된 옛 전우들과 자신에게 더없이 절절해 보여 작은 목소리로 쓸쓸히 짖었다.“멍멍.”“꿀꿀.”곰곰 생각했다. 자신은 누구에게 충성했는가. 대한민국은 하나가 아니라 ‘온갖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의 나라’와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의 나라’로 분단된 두 개의 국가라는 생각이 들며 그 휴전선에서 강산이 목숨을 잃은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스쳐갔다.오랜 전쟁에서 새롭게 싸우기 위하여소설 속에는 책의 제목인 ‘호랑이 눈썹’ 설화가 두 번 등장한다. 그중 한 번은 베트남전에서 연호의 눈을 가리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어 연호를 가짜사람의 길로 이끌지만, 연호가 빛고을 묘역에서 눈물로 속죄를 한 뒤, 자신의 눈시울에 새 눈썹이 새싹처럼 솟아나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혜안을 가지게 될 때에는 무지렁이들의 깊은 지혜와 민중의 슬기를 상징하게 된다. 연호는 이 눈썹을 통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며 해마다 애먼 노동인 2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 전장이 베트남전이나 5.18민중항쟁보다 훨씬 격렬한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태극기와 애국가 아래에서 보내온 세월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혼란과 아픔 속에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진정으로 속죄할 길을 찾아 나가기 시작한다. 그가 5월 광주의 묘역을 찾아가 광주의 희생자들에게 고개 숙여 속죄하는 장면과, 자신의 죄를 모두에게 낱낱이 고백하기 위해 손녀를 찾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죄를 지은 인간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가슴 절절한 감동으로 다가온다.슬기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이 오랜 전쟁에서 새롭게 싸워야 이룰 수 있지 않느냐는 손주의 환영을 뿌리치지 않고 제 한 몸 기꺼이 들무새로 역사에 내어놓은 연호의 선택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손석춘 대학교수, 소설가

1960년 1월 17일 서울 출생. 언론학박사. 동아일보 기자,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연세대와 중앙대 겸임교수,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사단법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이사장, '복지국가와 진보 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다. 싱크탱크를 창립해 6년 동안 원장과 이사장을 맡았다. 2011년부터 문과대학 교수로 일하며 철학·문학·사학·언론학을 공부하고 20여 편의 학술논문을 썼다. 학술서로 『한국 공론장의 구조변동』과 『민중언론학의 논리』를 냈고, 『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을 비롯한 교양서들과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100년 촛불』, 『호랑이 눈썹』 등을 발표했다. 민주언론상, 통일언론상, 한국언론상, 한국기자상, 안종필자유언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