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소감] 이 작가의 작품을 세 작품 째 읽었다. "눈물 속에 핀 꽃", "앵두네 집" 그리고 이 작품. 출간 순서는 이 작품이 두 번째인 것 같다. 작가의 장편소설은 현재까지는 이 세 작품일 것이다. 처음에 "눈물 속에 핀 꽃"을 읽게 되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나머지 두 작품도 도서관에 사서 빌려달라고 해서 읽은 것이다. 사실 지명도가 낮은 작가의 경우 우연히 처음 읽은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고 해서 다른 작품도 마음에 든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 작가의 경우 세 작품 모두 마음에 들었다. 이유는 인간이 갖고 있는 심성 중에 착한 면- 해설에서는 가족간의 사랑-을 부각한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구성상으로 아쉬운 점은 조금 있다. 생모와 아버지 사이가 이종사촌간인 근친상간 관계가 아니라 생모가 동네 불량배들에게 성폭행 당해 낳은 걸 감추고 있다가 죽을 때가 되어 밝힌다는 설정. 결국 아버지는 생부가 아닌 것인데 이를 끝까지 감추고 자신의 딸로 입적시켜 보살피는 건데 이 이유가 이종사촌 여동생이 자기 때문에 불구가 된 때문이었다.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누이-주인공의 고모-에게라도 사실을 밝히고 그쪽으로 입적시키는 게 더 현실성이 있지 않나 싶었다. 또 주인공의 생모에 대한 뒷얘기가 전혀 없다는 점도 아쉽다. 성년이 된 주인공이 살았던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 보니 생모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는 이야기 뒤로는 뒷얘기가 전혀 안 나온다. 이는 딸인 주인공을 보러 몰래라도 다녀간 설정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주인공도 생모를 찾으려는 노력을 딱 한 번만 하고 그뒤론 전혀 안 했다는 게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작품 후반- 임종을 앞둔 아버지를 20여 년 만에 찾아와 듣는 얘기와 고모부네, 시어머니 이야기 등-을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후속작이 나온다면 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 출판사는 이 작품은 낸 곳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출판사는 이 출판사-문이당-처럼 활자 크기가 노년에 맞다는 보장을 못하니까. 특히 문학 작품 출판 전문 메이저 사.
*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소개는 아래 글 전체를 참고 바랍니다.
책소개;인터넷 교모문고에서 발췌, 편집
코로나로 지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위무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아동학대 문제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현실 앞에서 더욱 사랑이 필요한 시대임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수혜가 20여 년 미국에서 살다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고모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잊고 싶었던 고국을 다시 찾으며 시작된다. 아득한 기억 저편에 있던 일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과거를 또렷하게 마주하게 된 수혜는 차분히 그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하나의 사건 속에는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진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크게 들리는 것보다 들리지 않는 미세한 소리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곳에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니 애써 외면하려 했던 지난 세월의 상처가 있었다. 오랜 세월 원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면서,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실을 마주 대하게 된 수혜는 비로소 자신의 지나온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때서야 수혜는 자신이 결코 버려진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을 버렸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을 처절하게 지켜준 사람들이었으며, 사람이야말로 참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 사랑은 없다. 사람들에게는 사랑의 능력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사랑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사랑하지 않고 사랑을 갈구할 뿐이다. 문학에서도 사랑은 소멸된 채, 건조하고 척박한 광야만이, 잘려나간 흑백필름처럼 뒹굴고 있다. 『성북동 아버지』에서, 억울할 수 있는 세상의 지탄과 불명예를 평생 소리 없이 감내하면서, 은밀하게 사랑을 실천해 나간 ‘성북동 아버지’는 사랑 없는 이 시대의 영웅이다. 그에게 감동과 감사를 보낸다. 아울러 그의 딸로 성장하여 온갖 역경을 버텨가며 떳떳한 사회인의 자리에 앉은 주인공 수혜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고난 속에서 은혜와 사랑을 깨닫는 장면 또한 감동적이다. 사랑은 주어짐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_김주연 (문학평론가)
세상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던 여섯 살 ‘수혜’는 그녀가 기억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여자였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기억을 모두 지우는 것이었다. 그녀가 지나간 시간의 기억을 모두 지웠다고 생각할 즈음, 그녀는 되돌리고 싶지 않았던 고통스러운 기억 하나하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동안 그녀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실들을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돌아본 자신의 삶은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한 번도 버려진 적이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슬픔과 고통으로 얼룩진 삶인 줄만 알았는데, 보이지 않은 누군가의 눈물과 희생과 사랑으로 지켜진 삶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상처는 사람에게서 온다.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존재도 사람뿐이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상처라고 여겼던 여자가 있다. 어머니는 여섯 살 때 낯선 대문 앞에 자신을 버렸다. 아버지는 멀리 있는 낯선 사람일 뿐이었다. 온몸과 가슴에 여자의 이름을 또박또박 적어 넣고 싶었던 남자도 떠나갔다. 이 여자가 사람에게서 희망과 사랑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마술일까, 기적일까. 사람이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나 마술이 펼쳐지고 일상은 기적이 되는 것일까. 한 호흡에 숨 가쁘게 읽히는 이 여자의 서사는 사람이 곧 사랑임을 일깨우는 따스한 마술이다. _ 조용호 (소설가)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세상에 버려진 모든 ‘수혜’들에게 당신은 버려지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쩌면 당신이 사는 그 힘겨운 나날들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눈물 흘리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누군가의 사랑으로 지켜진 날들이라는 것을. 이제는 우리가 받은 그 사랑을 세상에 실천해야 할 때라는 것을.
‘사람’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출판사서평
[줄거리]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고모의 연락을 받고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하게 된 수혜는 애써 지워내고자 했고, 까맣게 잊은 줄로 알았던 지난 세월의 기억과, 아프고 서러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수혜는 여섯 살 때까지 장애가 있는 엄마와 강원도 사북에서 살았다. 가난과 이웃들의 멸시 속에서 어렵게 홀로 딸을 키우던 애란은 호적이 없는 수혜의 학교 문제로 결심을 하고, 낯선 집 대문 앞에 수혜를 버려두고 떠났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 한낮에 낯선 곳, 낯선 대문 앞에 엄마에게 버려진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혼자 서 있는 일은 참으로 막막하고 두렵고도 서러운 일이었다. 한 번씩 고개를 빼고 혹시나 엄마가 다시 나를 찾아올까,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엄마의 모습은 다시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곁에 두고 울고 서 있는 내가 이상한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흘깃거렸다. 부끄러워진 나는 대문 옆 담벼락 쪽으로 몸을 돌려 쪼그려 앉았다. _본문 중에서
엄마에게 버려진 낯선 집은 고모의 집이었으며 갑자기 나타난 수혜로 고모와 식구들은 놀랐지만, 식구들은 어린 수혜를 따뜻하게 대했다. 얼마 후 처음 만난 아버지를 따라간 성북동 집에는 성북동 어머니와 갓 태어난 동생이 살고 있었다. 어린 수혜는 자신을 대하는 성북동 어머니의 불편한 태도를 보면서 이곳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혜는 성북동에서 살지 못하고 다시 시골 고모 집으로 돌아왔다. 수혜의 의심스러운 출생을 두고 소문이 무성한 탓에 시골에서도 항상 외톨이였다. 특히 태완의 엄마 무실 댁의 수혜를 향한 증오는 그녀의 무의식중에 수혜를 혼외자로 낳은 애란과 자신의 남편을 빼앗아 간 첩실을 동일시했기 때문이었다. 수혜는 그런 무실 댁의 아들 태완을 좋아하게 되고 슬픔을 안고 사는 태완을 향한 동질의식이 사랑의 감정으로 변했다. 사춘기 시절 마을 뒷산에서 마주친 수혜와 태완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게 되고, 태완이 집에 불을 지르는 방화 사건으로 두 사람의 감정을 재확인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도 끊을 수 없는 운명의 끈이 단단하게 이어져 있다고 믿었다.
대학 입학과 함께 서울로 거처를 옮긴 수혜는 태완과 비밀스러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온전한 자유와 행복이었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 햇살처럼 밝은 성격의 세아가 나타났다. 수혜의 유일한 친구인 세아는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수혜는 세아의 그런 재주가 부러웠다. 그로 인해 태완이 흔들리는 것이 불안하지만 수혜는 단짝 친구인 세아에게 태완과의 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자신과 태완의 관계가 무실 댁 앞에서 비밀스러워야 했던 탓도 있었지만, 태완은 세상에 드러낼 수 없을 만큼 자신에게 간절하고 소중했기 때문이었다.
전에 내가 말했지. 그건 너를 잃게 될까 두려워서였어. 나는 어릴 때부터 내가 간절히 원하는 건 모두 나를 떠났어. 그게 무엇이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우리 엄마도 나를 버렸고, 나를 지켜주겠다던 성북동 아버지도 나를 지켜주지 못했어. 내 동생들 정혜와 신혜에게는 여전히 아버지이면서, 내게는 언제나 먼데 있는 타인 같았어. 그렇게 간절히 빌었는데. 그렇게 내 곁에 있어 주길 바랐는데. 내가 좋아하던 머리핀, 예쁜 지우개, 연필. 내가 정말 아끼고 좋아하는 건 모두 잃어버렸어. _본문 중에서
무실 댁이 수혜와 태완의 관계를 알게 되고, 태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무실 댁은 목을 매어 죽겠다고 협박했다. 태완은 그 일로 더는 수혜와의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태완은 수혜의 눈빛에 감도는 슬픔 속에서 엄마 무실 댁의 슬픔이 보여서 괴롭고 심신이 지쳐 있음을 깨달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구김살 없이 밝고 환한 세아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던 태완은 수혜를 버리고 세아와 결혼하여 독일로 떠났다. 더는 세상을 살아낼 의욕을 잃어버린 수혜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탈진하여 의식을 잃게 되지만, 삶의 마지막 끈을 놓고 멀어지려는 수혜에게 손을 내밀어 다시 희망의 빛줄기가 되어주는 정섭과 만나게 되었다. 늘 따뜻하게 감싸주고 수혜의 모든 상처도 함께 품어줄 수 있는 정섭의 사랑을 받아들인 수혜는 정섭과 결혼하여 미국으로 떠났다.
수혜는 마흔을 훌쩍 넘겨 고국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예전의 상처를 하나씩 되짚어갔다.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와 성북동 어머니의 마음을 중년이 된 수혜는 조금씩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의 옷을 정리하던 수혜는 아버지가 마지막 입었던 옷 속에 자신의 초등학교 입학식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지니고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수혜는 자신이 결코 버려진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을 버렸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을 처절하게 지켜준 사람들이었다는 것과 사람이야말로 참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 : 장은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0년 미국에 와서 현재 뉴저지주에 살고 있다. 2002년 《뉴욕 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미주 〈한국일보〉 단편소설 당선. 2003년 재외동포 재단, 제5회 재외동포 문학상 수필부문 우수상. 2004년 국제 펜클럽, 제1회 재외동포 문학상 수필부문 당선. 2015년 《한국산문》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작품으로 장편소설 『눈물 속에 핀 꽃』, 『성북동 아버지』 "앵두네 집"이 있으며 산문집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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