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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달 / 벽동 이도행

Bawoo 2014. 10. 7. 09:26

도시의 달

 

 

긴장하는 콘크리트 숲

그 안의 삭막한 도시

도시는 암흑이다

퇴로가 차단당한 절망이다

서로 이마를 기댄 채 죽어가는

작선의 빌딩 사이로

始終을 알 수 없는 미로가

오염된 강물처럼 흘러가고

천신만고 구름다리 타고 올라

천상에 닿으면

저 혼자 하얗게 무너지는 달빛

달빛은 희망을 반납한 인간들의

어리석은 눈물이다

아, 누구냐

스스로 이 폐허에 유배되어

거친 종말로 질주하는…

오늘은 달마저도 진다

 

이도행 ( 1947년~ ) 소설가, 시인.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