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램(所望)
날씨가 궂은 탓인지
온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심한 정도가 아니어서
아직은 견딜만 하지만
작년만 해도 전혀 없었던 일
한 해가 지나고 나자
몸 상태가 이리도 달라진 것을 보니
살아갈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느끼게 해준다.
신문엔 기대 수명 82세 하며
노인이란 호칭을
70이 넘은 사람들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내 나이 아직 60 중반이어서
80까지 살려면
아직도 15년은 족히 남아 있는데
그 세월을
아무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보장이 있을 수 있을까?
작년과 또 다르게 느껴지는 몸 상태.
같이 테니스를 치는 70초반 인생 선배들의 모습을 봐도
몇 년 후배인 나하고는 확연하게 다른 늙어진모습,
그리고 느려진 발. 약해진 공의 스피드를 본다.
이 들 중 그 누구가 80 이전에 세상을 떠
평균 수명을 밑도는 삶으로
생을 마감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
수명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지인들 중에도
60이 넘은 나이가 되면서부터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가
하나 둘이 아니고
친척 분들은 80 넘겨 사신 분이 별로 많지를 않다.
개중에 80을 넘겨 사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갑자기 다리를 잘 못쓰게 되어 지팡이를 짚고 다니거나
아니면 반신불수가 되어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반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여서
가족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기도 한데
그까짓 평균 수명 80이 다 무슨 소용인가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전제가 안 붙고
병석에 누워 있어목숨만 유지되고 있을 뿐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상태인 것도 포함하고 있을테니
단 하루를 더 살아도 건강하게
나와 내 집사람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그리 살아주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수치일 뿐.
그저 바라건데
꼭 80까지는 아니라도
그 이상이면 더욱 좋겠지만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금 하는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책 읽는 그런 생활이
조금이라도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놈의 몸은
왜 계속 욱신거려서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거람.
제발 큰 탈 없이 80까지만 살게해줘서
평균 수명 수치에는
맞춰야 될 것 아닌감.
에고고!
2014.10 마지막 날
궂은날씨 탓에 여기저기 욱신거리는 몸상태에 우울한 중에
신문에 난 평균 수명 82세 어쩌고 하는 기사를 보고 써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