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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수익성 악화되는데···美 금리인상 이겨낼까

Bawoo 2014. 11. 4. 20:24

수익성 악화되는데···美 금리인상 이겨낼까

 

내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 점심을 함께한 전직관료 A씨는 내수 경기 부진의 원인을 금융위기 대응 과정의 부작용으로 보고 있었다. 2007년 9월 리먼 부도사태가 터지자, 이듬해 출범한 MB정부는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썼다. 환율 정책으로 물가에 문제가 생기자, 통신비, 은행 수수료, 심지어 라면값까지 깎아 물가를 해결 하려 했다. 그 결과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훼손되었고, 제조업 중심의 수출기업을 제외하고는 기업들이 돈을 못 버는 상황이 심화됐다는 것. 그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 임금도 올려줄텐데, 기업이 돈을 못버니 내수가 살아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부양책은 내수 경기를 살릴 수 있을까. A씨는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현 정부가 주택과 부동산, 재정을 통해 경기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권 임기 중에만 '반짝' 효과를 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임금과 배당을 늘려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것은 '수출일변도' 정책에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선 신선하지만,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저소득층의 임금 인상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내수 진작의 출발점은 '월급' 인상이 아니라 '수요' 창출이라는 입장이다. 수요만 있으면 기업들이 고용, 임금, 배당, 투자를 늘려 내수경기가 자동적으로 돌아갈 텐데, 정책의 앞과 뒤가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주변에 수요 창출 기회가 널려있는데, 잘 살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실적악화와 수익성 양극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조사대상 비 금융회사 1만5914곳(외부감사 대상) 가운데 상위 30개 기업의 영업이익 점유비중은 2013년 51.7%에 달했다. 2009년보다 11.1%포인트나 늘었다. 몇몇 제조업 중심의 수출기업만 돈을 벌 뿐 대부분 기업들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음을 수치가 보여준다.

특히 '위험 기업' 비중도 크게 상승했다. 기업의 수익성이 30% 급감하고 금리가 2%포인트 급등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자보상비율과 유동성비율이 동시에 100%를 밑도는 '위험 기업'은 2013년 기준으로 30.2%에 달한다 게 한은의 지적이다. 대내외 경제 충격 발생 시 기업 10곳 중 3곳이 부실화할 것이라는 경고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4.3%보다 훨씬 높다.

과거 IMF 사태 때도 경험했듯 기업 부실은 은행 부실로 바로 전이된다. 그러나 은행들의 손실 흡수력은 날로 약화되고 있다. 은행들이 이익을 위해 적립한 대손충당금을 곶감 빼먹듯이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5조원에 달했던 은행권의 순이익이 지난해 4조원까지 급감한데 따른 부작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했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돈을 살포하는 행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더 이상 돈을 뿌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은 채권매입(양적완화) 종료, 금리인상, 채권매각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금리 인상이나 채권매각은 충격이 워낙 커 섣불리 나설 수 없다.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면서 제로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다.

미국 연준은 채권매각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하더라도 이제 금리인상 시점은 저울질 할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 정상화의 상징적 조치인 동시에 주변국에는 위험 요소다.

1994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3%에서 6%로 올리자, 그 여파는 멕시코를 쓰러뜨렸고,

고 돌아 1997년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금리인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은은 기초경제여건, 외화유동성, 해외채권발행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전망이 맞기를 바라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2015년 이후 몇 년간은 우리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 출처: 머니 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