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전망치 줄줄이 하향...'역오일쇼크' 우려 점증
국제유가의 약세 흐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역오일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오일쇼크는 석유가격 하락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의미한다. 석유가격이 하락하면 당장 한국과 같은 석유 수입국은 수입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석유가격이 떨어진 배경 가운데 하나가 수요 부진이라는 사실은 세계 경제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산유국 경제는 직격탄을 피할 수 없고 다른 원자재 가격이 석유가격에 휘둘려 상품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유가 하락세가 내년 석유가격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내년 석유가격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며 전문가들은 미국의 셰일개발이 약세 전망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투자은행 DNB마켓의 토브욘 추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의 내년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에서 80달러로 낮춰 잡았다. 영국 런던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은 최근 배럴당 86달러선으로 115달러 수준이었던 지난 6월 고점에서 27%가량 추락했다.
추스는 국제 석유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려면 미국산 셰일오일 증가세가 지금의 절반 수준이 돼야 한다고 추산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최근 하루 900만배럴 수준으로 셰일개발 덕분에 2009년 초 하루 500만배럴에 비해 80% 늘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에서 8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2분기에는 배럴당 8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평균치로는 배럴당 83.80달러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요 부진과 맞물린 공급 과잉,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국제유가 통제력 약화 등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로이터의 최신 월례 설문조사에서도 국제유가의 약세가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 설문에 참여한 31명의 전문가는 브렌트유가 내년에 배럴당 평균 93.7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보다 9.60달러 내린 것이다. 월간 하향조정 폭으론 2008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9, 10월 설문조사에 모두 참여한 26명의 전문가 가운데 무려 24명이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2016년엔 배럴당 96달러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지만 이 역시 지난 1-10월 평균치인 105.15달러엔 한참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석유가격 하락이 세계 경제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낙관론자들은 에너지 비용이 주는 만큼 소비가 늘어나 경제에 득이 된다는 입장이다. 토머스 퍼그 캐피털이코노믹스 상품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저유가는 운전자들에게 일종의 보너스가 된다"며 석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 내릴 때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0.2-0.3%포인트 오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역오일쇼크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석유가격 하락이 수요 측면에서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방증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유럽의 침체 위기가 대표적이다. 아시아를 비롯한 수출 주도형 경제엔 대형 악재다.
수입 에너지 및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한국과 상황이 비슷한 일본에서도 역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높이기 때문에 저유가 효과가 반감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의 통화도 달러 강세 여파로 약세를 띠긴 마찬가지다.
한편 일각에서는 석유가격이 곧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가격이 증산에 제동을 걸 만큼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국제유가 수준이 이미 셰일개발 투자를 줄일 만큼 떨어졌다며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05달러로 제시했다. 스탠퍼드번스타인도 같은 이유로 내년에는 석유수급이 균형점을 찾아 국제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 출처: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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