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1503-5
Oil on panel, 77 x 53 cm
Musee du Louvre, Paris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의 이해와 감상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후 대한민국 국민 중 제법 많은 사람들이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모나리자(Mona Lisa·1503~1506·목판에 유채·77×53cm)를 만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렇다면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세계적인 명화’, ‘인류가 그린 그림 중 최고’라는 모나리자가 과연 그렇게 아름답던가요? 아니면 모든 남성을 구원해 줄 듯한 구원의 여인상이던가요. 그도 저도 아니라면 정말 감동의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오던가요?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나리자를 보기 전에 너무나 많은 정보, 그것도 의심할 수 없는 정보들로 무장한 채 그것과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상식을 바탕으로 그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생산현장에서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점검하듯 ‘본 것’이 아니라 체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알고 있던 것 또는 체크리스트에 있는 사안들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잠시 ‘무슨 명화라는 것이 이 정도야’라는 생각도 해 봤을 겁니다.
우리는 모나리자에게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나리자의 주인공은 그 그림이 그려지던 16세기 이탈리아에서는 미인이었을지 모르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의 눈에는 미인으로 비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감히 불후의 명작이라는 모나리자 앞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교양 없는’ 또는 ‘예술에 대한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모나리자 앞에만 서면 많은 사람들이 작아집니다.
모나리자가 이렇게 인류 최고의 그림이 된 것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 그림을 그리는 창조적 방법과 기술 덕분입니다. 모나리자가 그려지기 전 사람들은 본 것을 보이는 그대로 그려 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원근법과 명암법, 그리고 인간 육체의 기본골격과 근육의 구조 따위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뭘 그려도 부자연스럽고 찌그러진 듯 보였지만 왜 그런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가 그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지요. 바로 그림을 그리는데 보이는 그대로 그려 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 그것을 모나리자에 적용한 것입니다. 그 결과 모나리자는 인류역사상 거의 처음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려 낸 그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명작인 것입니다.
이렇게 창조적인 정신은 세계적인 명화를 탄생시켰습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그 창의적인 방법이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빈치의 이런 기술은 ‘눈속임 기법’(Trompe -I’oeil)이라 하여 많은 도전을 받게 됩니다. 창조적 정신과 기술은 인류의 역사에 남지만 도전 또한 거셉니다. 진정한 창조적 정신은 새로운 창의정신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모나리자가 영원히 아름다운 까닭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준모<미술비평·문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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