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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순의 '세상의 모든 교양, 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뭉크의 '절규' 안에 니체가 있었다고?

Bawoo 2015. 7. 25. 17:54

뭉크의 '절규' 안에 니체가 있었다고?
많은 새책이 쏟아져나오는 요즘,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영국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한 말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서양철학사 2000년은 플라톤에 대한 주석이다."

그렇다. 대부분의 텍스트는 고전에서 출발하고, 고전이라 불리우는 책들은 역사를 통해 가장 중요한 인간의 지적활동을 함축한 책들이다. 그렇기에 읽어야 하지만 너무 어렵다. 어려워서 책꽂이 장식품이 되기 일쑤다.

박홍순의 '세상의 모든 교양, 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는 이런 고전들을 불러모아 그림 앞에 세워놓는다. 렘브란트의 자화상 속에서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를 찾아내고, 마네의 '올랭피아'를 통해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설명한다.

특히 신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던 철학자 니체는 뭉크의 그림을 통해 설명된다. 뭉크는 심지어 대표작 '절규'의 배경에다 니체를 그린 '니체의 초상'이라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그만큼 뭉크는 니체의 철학에 깊이 동의했으며 이를 그림에 여러차례 투영시켰다.

뭉크는 '벌목하는 사람'을 통해 "오늘날 악행을 우리에게 가하는 상대방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어서 '의향'에 따라 나쁜 짓을 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오해를 한다"는 니체의 비판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이 그림은 울창한 숲 속에서 나무들을 잘라내버리다가 갓 잘라낸 한 그루 앞에 톱을 들고 서 있는 남자를 그린 그림이다. 이 남자는 나쁜 짓을 한 걸까? 니체는 이렇게 일반적으로 사악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에 대해 말한다. 실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그 행동의 동기가 생존본능이라면 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어려운 사상가들의 두꺼운 고전 18권을 54점의 그림으로 소개한다. 간혹 그림 내용과 설명하고자 하는 고전이 딱 들어맞지 않아 그림을 통해 철학을 읽는다는 기대가 틀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이 무리없이 읽히며, 큰 틀 안에서 잘 이해된다.

◇세상의 모든 교양, 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박홍순 지음. 비아북. 480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