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글씨 마당]♣/- 그림(畵)

자조(自嘲)

Bawoo 2013. 12. 10. 18:49

1

같은 소재로 그림 그리기 도전해서 오늘로 일주일째다.

그동안 망친 그림을 세어보니 전지 1/3크기 세로 그림이 열장이 넘고

가로 그림이 두장 그리고 오늘 망친 반절지 한장까지 물경 15장은 되는 것 같다.

 

2.

그림을 망친 이유가 가로 폭이 작아 그런 것 같아

세로폭으로 놓고 그려 봤으나 역시 그림이 안됐다.

원인이 무언가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이젠 세로 폭이 좁아

구도가 안정이 안되는 것 같았다.

이거 '맞지 않는 옷에다 억지로 사람을 맞추는 짓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 옷(종이)을 바꿔 보기로 했다.

 

3.

그래서 어제 밤에 '오늘은 전지 1/2 규격으로 그려보자'

해서 도전을 했는데 또 성에 안찬다.

이번엔 딱히 원인도 잘 안잡힌다.

도대체 그림이 왜 안나오는지 도통 모르겠다.

 

4.

필력은 그동안 쌓아 놓은 연공이 있어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데

막상 그림 그리기에 도전하면 그림이 마음에 안들게 나오니

엄청 짜증나고 자괴감 마저 든다.

 

5.

재능이 부족하다는건 어린 시절 나보다 그림 잘 그리는 애들을 본 적이 있기에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머리를 쓰는 일은 일체 하지 못하게 한 젊은 시절 투병 기간에도

마음만 있을 뿐 몸이 움직이질 않았었다.

 

6.

그러나 무언가 하고 싶다는 건 타고난 재능과 관계없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니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만회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건방진(? ) 생각으로 도전한 그림 그리기가 이리도 어려울 줄 미처 몰랐다.

그러나 어쩌랴 그림그리는 시간이 너무도 즐겁고 행복하니

그저 열심히 그리면서 부족한 부분을 자꾸 채워 갈밖에....

그러나 보면 뭔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러나 무심한 세월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참 덧없이 잘도 흘러만 가는구나.......에고!

 

 

*산-도봉. 화선지 전지 1/2,먹

*망친 파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