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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책명/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최완규/시공사/25,000\

Bawoo 2013. 12. 16. 00:59

 

 

 

경제학·정치학 박사, 동서고금 국가 해부
국가 번영의 열쇠는 사유재산·공정 경쟁… 권력 분산 보장하는 '포용적 정치·경제'
의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변론서로 읽히기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최완규 옮김
시공사|704면|2만5000원

"나는 미래를 봤네. 잘 돌아가고 있더군."

1차 대전 직후 모스크바를 다녀온 미국 언론인 링컨 스테펀스(1866~1936)가 말했다. 신생 공산국 소련에 대한 기대감이 흠뻑 묻어났다. 당시 서방에는 소련에서 '미래'를 본 사람이 적지 않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도 대학 교과서(1961년판)에 '소련 국민소득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며 그 시기가 1984년이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고 1997년이면 거의 확실시된다'고 썼다.

하지만 기세 좋던 소련 경제는 1970년대로 오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다시 분석이 시작됐다. 소련의 초반 고속성장 비결은 별 게 아니었다. 스탈린식 집중경제는 그저 가진 생산력을 한곳에 몰아넣은 결과였다. 정부 통제로 공업을 키우는 동안 농민의 희생은 끔찍했다. 600만 명 가까이 굶어 죽었고 강제 집산화 과정에서 수십만 명 이상이 피살되거나 시베리아로 추방당했다. 얼마 못 가 소련은 해체의 길을 걸었다. '수탈식(extractive)' 정치·경제제도는 '반짝 성장'은 가능케 했지만 지속 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선택이었다.

왜 어떤 나라는 번영을 구가하고, 어떤 나라는 지리멸렬한가. 책은 국가 흥망사라는 거대 질문에 답하려 한다. 로마 제국부터 오늘날 아프리카 국가들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사례를 MIT 경제학과 교수와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가 짝을 이뤄 케이스 스터디 하듯 해부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숲(사진 위)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빈민촌. 남·북미의 빈부 격차는 상이한 식민지 제도에서 유래했다. 남미에선 식민 모국 에스파냐의 수탈식 제도가, 북미에선 영국의 인센티브를 활용한 포용적 제도가 기원이었다. /로이터 뉴시스

결론은 명료하다. 포용적인(inclusive) 정치·경제제도의 유무가 국가 흥망을 결정한다. '포용적 경제제도'란 사유재산권과 공정 경쟁을 보장하고, 혁신과 투자를 장려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포용적 정치제도'란 법·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중앙집권화를 이뤘으면서, 정치권력이 사회 여러 계층에 고루 분산된 것을 말한다. 우리로선 익숙한 내용이다. 책에서도 남북한이 주요 사례로 소개된다. 그럼에도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풍부한 실례를 통해 세계 불평등에 관한 의문을 적잖이 해소해 준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남·북미의 고질적인 빈부 격차다.

◇북미는 잘사는데 남미는 못하는 이유

남·북미 접경지대의 노갈레스시는 담장 하나가 남북을 가른다. 북쪽은 미국 애리조나주, 남쪽은 멕시코 소노라주. 하나의 땅이지만 남북 주민의 삶의 질은 딴판이다. 연평균 가계 수입만도 북쪽은 3만달러, 남쪽은 그 3분의 1 수준이다.

같은 대륙의 남과 북이 왜 이리 다른가. 제도의 차이다. 저자는 식민지 유산으로 설명한다. 1519년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멕시코 침략을 시작한 이래 에스파냐는 원주민의 땅과 노동력을 수탈하는 방식으로 남미를 정복해갔다. 에스파냐 왕실과 더불어 정복자들과 후손들은 막대한 부를 누린 반면 원주민은 밑바닥 삶을 전전했다.

반면 북미는 후발 주자인 영국 차지였다. 1607년 제임스타운에 정착한 정복자들은 한숨을 쉬었다. 멕시코·페루처럼 은(銀)이 많지도 않았다. 흩어져 사는 인디언을 강제노역시키기도, 식량을 뺏기도 어려웠다. 살아남으려면 자구책이 필요했다. 식민지 개발을 맡은 버지니아 주식회사는 인센티브 방식을 택했다. 개척민 남성에게 땅을 분양해 개척하게 했다. 나폴레옹 침공으로 에스파냐가 몰락했을 때 남미의 권력 공백을 독재자들이 메운 반면, 북미는 남북전쟁 이후 헌정질서가 자리 잡아갔다. 그 후 미국은 경쟁을 통해 번영을 구가한 반면 남미는 특권과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내전과 쿠데타가 교차했다.

◇왜 번영을 택하지 않나

포용적 경제·정치제도가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낳는 '창조적 파괴'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로마 공화정 몰락 직후의 일화가 웅변한다. 한 사내가 로마 성채인 카피톨리누스 언덕으로 돌기둥을 운반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했다며 황제를 찾아갔다. 수천 명의 노동력과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발명이었다. 하지만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거부했다. "그럼 백성을 어떻게 먹여 살리란 말인가". 권력자로서는 일감이 사라지고 난 후의 정치 불안이 더 걱정이었다. 1589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양말 짜는 틀' 발명자에게 특허신청을 거부한 것도 같은 심리에서였다. 한때 시계·나침반·화약·종이 등의 기술 혁신으로 앞섰던 중국의 황실도 더 이상의 '창조적 파괴'는 꺼려 해외 무역에서 눈을 돌렸고, 그 사이 유럽은 세계를 개척했다.

◇산업혁명 이후 엇갈린 세상

저자는 오늘날 세계 불평등의 구도가 대체로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18세기 후반에 태동했다고 본다. 선구 모델은 영국이었다. 명예혁명은 세계 최초로 포용적 정치제도를 구현했다. 왕과 가신의 권한이 약화되고 경제제도를 결정할 권한이 의회에 귀속됐다. 의회는 투자와 거래 혁신을 유도하는 경제제도를 채택했고, 이때 확립된 특허권 등이 발명과 산업혁명을 낳았다.

 

영국 모델은 서유럽과 북미, 호주, 뉴질랜드 등 '정착 식민지들'로 전파됐고, 나중에 일본·싱가포르·한국·대만·중국 등 아시아로도 확산됐다. 다른 세계도 산업화 물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나라의 명운을 결정하는 것은 타고난 지리나 자연환경도, 문화도, 특정 정책도 아니다. 역사 속에서 정치적 선택에 의해 형성된 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포용적 정치·경제제도'란 것도 실은 '자유민주주의'에 근접한다. 오늘날 세계 양극화의 주범으로 자본주의가 난타당하는 와중에 시장경제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변론서로도 읽힌다.

 책소개 위로

오늘날 세계불평등의 기원과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다!
신국부론, 국가 실패의 답을 찾다『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MIT 경제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가 15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 밝혀냈다. 저자는 정치와 경제, 역사를 아울러 국가의 운명은 경제적 요인에 정치적 선택이 더해질 때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남한과 북한을 그 예로 들어 어떻게 이토록 완연히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책은 정치와 경제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큰 통찰력을 주는 책으로, 단순히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구촌 여러 나라의 앞날을 가늠하는 데에 유용한 사고의 틀을 제시한 책이다.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라는 화두를 품고 사는 독자들이 흥미로운 지적 탐사에서 역사를 꿰뚫는 통찰력과 더불어 잘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소개 위로

저자 : 대런 애쓰모글루 (Daron Acemoglu) 작가 자세히 보기 관심작가 등록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는 MIT 경제학과 교수. 1967년 터키에서 태어나 런던정경대LSE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치경제학, 개발경제학, 경제성장, 테크놀로지, 소득불균형, 노동경제학 등 전방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도가 경제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관심이 많다. 2005년, 경제학적 사고와 지식에 가장 크게 기여한 40세 미만의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John Bates Clark Medal을 받았다. 이 상은 ‘예비 노벨 경제학상’이라고 불리며,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 역시 1947년에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저자 : 제임스 A. 로빈슨

저자 제임스 A. 로빈슨(James A. Robinson)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런던정경대LSE와 워릭대학교를 거쳐,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로 보츠와나, 모리셔스, 시에라리온,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활약했다. 캐나다고등연구소Canadian Institute for Advanced Research, CIFAR의 제도, 조직 및 성장 부문 후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역자 : 최완규 작가 자세히 보기 관심작가 등록

역자 최완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통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YTN에서 방송통역사로 활동했으며 영어 전문 포털 네오퀘스트의 대표를 역임했다. 미국 Wiley & Sons의 기술전문 출판부Wrox에서 기술 저자 및 리뷰어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이 땅에 태어나 영어 잘하는 법》(공저), 《동사를 알면 죽은 영어도 살린다》 등이, 옮긴 책으로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확신하는 그 순간에 다시 생각하라》, 《차이의 붕괴》 외 다수가 있다.

감수 : 장경덕 작가 자세히 보기 관심작가 등록

감수자 장경덕은 <매일경제> 논설위원. 25년째 저널리스트로서, 그리고 이코노미스트로서 경제와 금융의 놀라운 세계를 탐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정글경제특강》, 《정글노믹스》, 《부자클럽 유럽》, 《증권24시》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끝나지 않은 추락》이 있다.

목차 위로

감수의 글
한국어판 머리말
머리말

1장 │ 가깝지만 너무 다른 두 도시
갈라진 도시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건설 │ 에스파냐의 식민지 전략 │ 미타의 부활 │ 잉글랜드의 북아메리카 식민지화 │ 새로운 통치 모형 │ 미국 헌법 vs. 멕시코 헌법 │ 아이디어와 특허제도 │ 경로의존성의 산물 │ 다른 길을 걸은 두 억만장자 │ 세계 불평등 이론을 제기하며
2장 │ 맞지 않는 이론들
빈곤과 번영, 성장의 패턴 │ 지리적 위치 가설 │ 제레드 다이아몬드 이론의 한계 │
문화적 요인 가설 │ 무지 가설
3장 │ 번영과 빈곤의 기원
38선의 경제학 │ 착취적 경제제도 vs. 포용적 경제제도 │ 번영의 원동력 │ 착취적 정치제도 vs. 포용적 정치제도 │ 왜 늘 번영을 선택하지 않는가 │ 콩고의 오랜 시련 │ 착취적 정치제도하의 성장
4장 │ 작은 차이와 결정적 분기점
페스트가 창조한 세계 │ 포용적 제도의 형성 │ 작지만 중요한 차이들 │ 역사의 우발적 경로 │ 형세에 대한 올바른 이해 │ 아프리카의 악순환 │ 19세기 아시아의 상황 │ 오스만제국의 식민통치
5장 │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
나는 미래를 보았다 │ 착취적 제도의 한계 │ 카사이 강기슭의 두 부족 │ 최초의 농경사회 │나투프인의 제도적 혁신 │ 불안정한 착취 │ 마야문명의 붕괴 │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6장 │ 제도적 부동
베네치아가 박물관이 된 사연 │ 베네치아 폐쇄 │ 로마의 미덕 │ 미덕의 한계 │ 로마의 패악 │ 로마의 몰락 │ 빈돌란다의 사례 │ 갈림길 │ 초기 성장의 영향
7장 │ 전환점
획기적인 생각 │ 상존하는 정치 갈등 │ 독점법 │ 명예혁명 │ 독점 철폐 │ 산업혁명 │ 가속화되는 기술혁신 │ 왜 하필 잉글랜드였을까?
8장 │ 발달을 가로막는 장벽
인쇄 금지 │ 작지만 중요한 차이 │ 산업화에 대한 우려 │ 러시아에 혁명은 없다 │ 선적 금지 │ 프레스터 존의 절대주의 │ 소말리아 사회의 특수성 │ 끈질긴 낙후성
9장 │ 발전의 퇴보
향신료와 인종 대학살 │ 아프리카 사회를 뒤흔든 노예무역 │ 노예무역 금지의 결과 │ 이중 경제의 현실 │ 원주민 토지법 │ 뒷걸음치는 발전
10장 │ 번영의 확산
호주의 길 │ 죄수에게 경제적 자유를 │ 대의제도에 대한 요구 │ 장애물을 무너뜨린 프랑스혁명 │ 무너진 삼부회 │ 혁명의 수출 │ 서로 다른 길을 간 일본과 중국 │ 세계 불평등의 뿌리
11장 │ 선순환
블랙법 │ 블랙법의 폐지와 법치주의의 탄생 │ 더딘 민주주의의 행보 │ 포용적 제도의 점진적 순환 │ 트러스트 깨기 │ 사법부 개혁 시도 │ 아르헨티나의 사례 │ 긍정적 피드백과 선순환
12장 │ 악순환
시에라리온의 착취적 제도 │ 악순환의 메커니즘 │ 엔코미엔다에서 토지 강탈에 이르기까지 │ 노예제도에서 흑인차별정책으로 │ 아프리카 역사와 과두제의 철칙 │ 부정적 순환 고리와 악순환
13장 │ 오늘날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
짐바브웨에서 복권 당첨되는 법 │ 시에라리온내전 │ 중앙집권화에 실패한 콜롬비아 │ 아르헨티나 경제 추락의 이유 │ 20세기 신절대주의 │ 우즈베키스탄의 현실 │ 이집트의 왜곡된 경쟁의 장 │ 실패한 국가의 공통점
14장 │ 기존 틀을 깬 나라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보츠와나 │ 결정적 분기점과 기존 제도의 상호작용 │ 미국 남부 착취의 종말 │ 다시 태어난 중국 │ 변화의 바람
15장 │ 번영과 빈곤의 이해
불평등의 역사적 기원 │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예측 │ 권위주의적 성장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 │ 근대화이론의 한계 │ 번영은 엔지니어링의 대상이 아니다 │ 해외원조의 실패 │ 브라질 사회의 변화 │ 권한강화

감사의 말
부록
주석과 출처 │ 지도 출처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책속으로 위로

열대 지역이라는 위치와 경제적 성패 간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은 역사를 돌이켜보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프리카에서 열대성 질병이 고통을 야기하고 영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프리카가 가난한 이유는 아니다. 주로 빈곤과 질병을 박멸하는 데 필요한 공중 보건 정책을 취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정부 때문에 질병이 창궐한다. 19세기 영국도 굉장히 건강에 해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차츰 깨끗한 물 공급과 적절한 하수 및 오물 처리는 물론 더 나아가 효과적인 공중 보건 서비스를 위해 투자를 늘려나갔다. 공중 보건이 증진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서 영국 경제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정치·경제적 변화의 결실이었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주 노갈레스 역시 마찬가지다.

 


지리적 위치 가설의 나머지 부분은 열대 농업이 태생적으로 비생산적이기 때문에 가난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 물론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 그보다는 토지 소유구조, 정부 및 제도 때문에 농부들이 인센티브를 기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2장 맞지 않는 이론들_ 지리적 위치 가설 p.88

지난 반세기 동안 불안정한 재산권과 경제제도 때문에 온 국민은 입에 풀칠하기도 급급한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실정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것이 경제적으로 옳은 정책이라 믿어서가 아니라 국민을 희생시켜 축재하면서도 살아남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핵심 집단과 엘리트층의 지지를 얻어내 계속 집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정치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 2장 맞지 않는 이론들_ 무지 가설 p.107

1589년 윌리엄 리는 마침내 ‘양말 짜는 틀’ 편물기계를 만들어냈다.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곧장 런던으로 향했다. 엘리자베스 1세를 알현해 이 기계가 얼마나 유용한지 보여주고 다른 사람이 설계를 모방하지 못하도록 특허를 요청할 참이었다. (…) 여왕은 이런 이유를 들어 리에게 특허 내주기를 거부했다. “리 명장의 의도는 높이 사겠소. 허나 그대의 발명품이 나의 가엾은 백성에게 무슨 짓을 할지 생각해보오. 이런 기계를 만들면 백성이 일거리를 모조리 빼앗기고 거지가 될 게 불을 보듯 뻔하지 않소.” (…) 리에게 특허를 거부한 것은 사실 그의 기계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될 백성이 가여워서가 아니었다. 정치적 패자로 전락할 것이 두려웠던 것뿐이다. 리의 발명품으로 곤경에 처한 백성이 정치 불안을 초래하고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위협을 느꼈던 것이다. ■ 7장 전환점_ 획기적인 생각 pp.268~269

산업혁명은 거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끼친 결정적 분기점을 만들었다. 잉글랜드처럼 상업과 산업화, 기업 활동을 허용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적극 장려해 고속 성장을 이룬 나라도 있었다. 오스만제국과 중국 등 여러 절대주의 정권은 산업의 확산을 아예 막거나 장려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나라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기술혁신에 대한 반응은 정치·경제 제도에 따라 달랐다. 이번에도 기존 제도와 결정적 분기점의 상호작용으로 제도와 경제적 성과가 크게 엇갈리는 낯익은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 무너질 때까지도 오스만제국은 절대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인쇄술 같은 혁신을 반대하고 지연시켜 그에 따른 창조적 파괴 과정을 모면할 수 있었다. ■ 8장 발달을 가로막는 장벽_ 인쇄 금지 p.314

프랑스혁명은 봉건제도 및 그와 관련된 의무와 세금을 단숨에 혁파했고, 사제와 귀족이 누리던 면세 혜택 역시 모조리 철폐해버렸다. (…) 이런 개혁은 프랑스 절대왕정 종식의 첫걸음이었다. 8월 4일 선언 이후 수십 년 동안 불안정한 세월이 계속되었고 전쟁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절대주의 체제와 착취적 제도에서 벗어나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로 향하려는 행보는 이제 돌이킬 수 없었다. 이런 변화는 경제와 정치 분야의 다른 개혁으로 이어졌고 이내 1870년, 잉글랜드의 명예혁명이 그러했듯이 프랑스에 의회민주주의 체제를 수립한 제3공화국Third Republic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프랑스혁명은 온갖 폭력과 고통, 불안정, 전쟁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그럼에도 그 덕분에 프랑스는 오스트리아-헝가리 및 러시아 등 동유럽 절대주의 정권에서 목격했듯이 경제성장과 번영을 가로막던 착취적 제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10장 번영의 확산_ 장애물을 무너뜨린 프랑스혁명 pp.408~409

러시아 공산주의가 초래한 경제적 파탄과 인간적 고통은 다른 곳에서도 되풀이되기 일쑤였다. 가령 1970년대 크메르루즈Khmer Rouge 정권하의 캄보디아, 중국, 북한이 전형적인 사례다. 사악한 독재정권이 들어섰고 인권 유린이 만연했다. 인간적 고통과 살육 이외에도 공산정권은 하나같이 다양한 형태의 착취적 제도를 수립했다. 시? 더보기

출판사 서평 위로

아마존 정치ㆍ경제 분야 1위, 뉴욕타임스 강력 추천
제레드 다이아몬드, 프랜시스 후쿠야마, 니얼 퍼거슨 강력 추천

“경제 불황, 사회 양극화,
청년 실업, 불안 심리…. 문제는 제도다.”
新국부론, 국가 실패의 답을 찾다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한가. 여기 실패한 국가들이 있다. 가난, 부정부패, 형편없는 교육으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원제: Why Nations Fail)는 지금까지의 이론 중 가장 강력한 논거를 제시한다.
이 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젊은 학자이자 MIT의 경제학과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와 하버드대학교의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A. 로빈슨이 함께 쓴 책으로 ‘왜 그토록 여러 나라가 발전하지 못하는지’ 더 나아가 오늘날 ‘번영과 빈곤, 세계 불평등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지’ 간단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는다.

 


저자들은 15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역사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 말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예는 바로 남한과 북한이다. 저자들이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한반도에서 발생한 어마어마한 제도적 차이에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부국과 빈국으로 나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일반 이론의 모든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에 따르면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라는 것이다. 또 한 국가의 운명은 경제적 요인에 정치적 선택이 더해질 때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 책이 제시하는 바는 간단하다.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데는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다. 바로 이 정치 및 경제 제도의 상호작용이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정치와 경제, 역사를 아우르는 학제 간 연구와, 제도에 초점을 맞춘 더욱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는 발전이론으로 학계에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명쾌한 논리 전개와 확고한 근거로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이 책은 우리에게 커다란 통찰력을 가져다줄 것이다.
개인과 국가의 번영과 빈곤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

왜 영국이 이집트보다 잘살까? ‘영국이니까, 이집트니까’라는 대답만으로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만 같았던 질문에 저자들은 ‘왜’라는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일부 사회가 가난한 이유는 지리ㆍ문화적 요인 때문이 아닌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을 조장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도자의 실수나 무지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라는 말이다. 저자들은 오늘날 ‘국가가 왜 실패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고 각 사회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본다.

 

다시 영국과 이집트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영국이 이집트보다 잘사는 이유는 1688년 영국에서 정치는 물론 경제 환경까지 탈바꿈시킨 혁명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민이 투쟁을 통해 더 많은 정치적 권리를 획득했고, 그런 권리를 사용해 경제적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그 결과 근본적으로 다른 정치ㆍ경제적 항로를 경험했고, 그 변화는 산업혁명으로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집트까지 파급되지 못했고, 이집트는 영국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후 독립과 군주제 타도의 과정이 있었지만,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일반 대중의 번영에는 무관심한 엘리트층의 손에 권력을 쥐어주었을 뿐이라고 덧붙인다.

저자들은 또한 빈곤과 번영이 어떤 차이에서 비롯되는지 알아보려면 특히 한 사회의 힘의 균형을 뒤흔드는 대형 사건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라고 말한다. 바로 이러한 ‘결정적 분기점’은 한 나라가 나아갈 길을 급변시킬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유럽의 흑사병, 중국 마오쩌둥의 죽음,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또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식민지화와 탈식민지화 등이 그것이다.

 


각 사회는 특유의 관습 등을 통해 제도가 상이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이런 제도적 차이들이 제도적 부동浮動, institutional drift을 만들어내고, 수 세기를 거치면서 중요한 차이로 이어지기도 하며, 이것이 결정적 분기점에 직면했을 때 정치ㆍ경제적인 상황에서 비롯되는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흑사병과 1600년 이후 세계무역 확대는 유럽 열강에 대단히 결정적인 분기점으로 작용했을 뿐 아니라 기존의 상이한 제도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심각한 차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책은 이렇게 말한다. 1346년 서유럽 소작농은 동유럽보다 비교적 많은 권리와 자율성을 누리고 있었는데, 흑사병의 도래가 서유럽에서는 봉건제도의 몰락으로 이어진 반면 동유럽에서는 재판농노제라는 상이한 결과를 낳았다.

 

동서유럽은 이미 14세기부터 갈림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17세기, 18세기, 19세기에 걸친 새로운 경제적 기회는 유럽의 양대 지역에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띠게 되었다. 또 1600년 잉글랜드 왕실의 힘은 프랑스와 에스파냐에 비해 약했기 때문에, 대서양을 통한 무역은 잉글랜드에 더 폭넓은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는 길을 열어주었지만, 프랑스와 에스파냐에서는 왕실의 힘만 강화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앞서 영국과 이집트의 예에서 보았듯 산업혁명이 유독 영국에서 싹이 터 가장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포용적인 경제제도 덕분이었다. 물론 이런 경제제도는 명예혁명이 가져다준 포용적 정치제도의 기반 위에 마련된 것이다. 명예혁명은 경제적 필요성과 사회적 열망에 한층 더 민감한 개방적인 정치체제를 만들어주었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또한 남한과 북한에 주목한다. ‘오늘날 북한의 생활수준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나라와 비등하다. 남한 평균 생활수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남북한이 왜 이토록 완연히 다른 운명의 길을 걸었는지, 그 해답 역시 제도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남한이 북한과 완연히 다른 경제제도를 갖게 된 것은 사회구조를 결정한 이들의 이해관계와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다. 남한은 포용적 경제제도, 다시 말해 사유재산이 보장되고, 법체제가 공평무사하게 시행되며, 누구나 교환 및 계약이 가능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런 포용적인 경제제도가 도입되면 경제활동이 왕성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다.

 


반면 북한은 사정이 달랐다. 권력이란 누가 쥐고 또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일부 개인이나 집단은 착취적 제도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착취적 제도는 그 근본 논리만 보더라도 착취할 만한 부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 성격상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기술적 진보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 경제활동을 자극할 만한 인센티브(유인)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저자들은 오늘날 국가가 경제적으로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 ‘착취적 제도’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실패한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각 나라의 역사와 사회구조가 다르므로 구체적 내용이 다를 수는 있지만 착취적 제도가 끈질기게 계속되는 이유는 착취적 정치·경제 제도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서로 지탱해줌으로써 점진적인 개선을 방해하는 엄청난 장애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런 순환 고리가 두고두고 반복되며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반면 포용적 정치제도는 포용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포용적 정치제도 덕분에 포용적 경제제도가 마련되면 소득이 더 공평하게 분배되고 힘을 얻는 사회계층이 한층 더 넓어지며 정치면에서도 더 공평한 경쟁의 장이 펼쳐지게 된다.

결국 이 책이 계속 강조하듯이, “오늘날 국가의 정치ㆍ경제적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은 착취적 제도를 포용적 제도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단 사회가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된 이후에는 그런 경향이 지속되는 관성을 보이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제도 내에 포용적 요소가 이미 어느 정도 존재한다거나, 기존 정권에 대한 투쟁을 이끌 광범위한 연합세력이 있다거나, 아니면 ‘역사의 우발성’만으로도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제도’를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다. 국민이 어떤 경제제도하에서 살게 될지는 정치 과정을 통해 결정되며, 이를 대리인으로서 수행하게 되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한 나라의 성패를 결정하는 데 ‘누가’ 어떤 제도를 만드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양극화의 시대, 세계가 주목한 MIT 경제학자의 제언

이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세계 유수 언론 및 석학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총, 균, 쇠》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저자), 니얼 퍼거슨(《시빌라이제이션》저자), 스티븐 레빗(《괴짜 경제학》저자), 그리고 마이클 스펜스, 로버스 솔로, 케네스 J. 애로, 게리 S. 베커 등 쟁쟁한 이들이 앞다퉈 이 책을 추천했다. 특히 《야성적 충동》의 저자인 조지 애커로프는 이 책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비유한 바 있다.

 


또한 이 책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선정하는 2012년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상(오는 11월 1일 발표)에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스티브 잡스Steve Jobs: The Exclusive Biography》, 마이클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What Money Can't Buy: The Moral Limits of Markets》등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이 상은 2005년 첫 수상작 토마스 프리드먼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ls Flat》를 시작으로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이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인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각각 MIT 경제학과 교수,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학자들이다. 특히 대런 애쓰모글루는 2005년, 경제학적 사고와 지식에 가장 크게 기여한 40세 미만의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John Bates Clark Medal을 받은 바 있다.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 역시 1947년에 이 상을 받은 바 있으며 밀턴 프리드먼, 케네스 J. 애로, 로렌스 클라인, 로버트 솔로, 게리 S. 베커, 조지프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 등의 유명 경제학자들도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은 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메달 수여자의 40퍼센트는 평균적으로 22년 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때문에 이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은 ‘예비 노벨 경제학상’이라고 불린다.

 


대런 애쓰모글루는 정치경제학, 개발경제학, 경제성장, 테크놀로지, 소득불균형, 노동경제학 등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연구 결과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전방위적인 연구를 통해 정치와 경제의 긴밀한 연관성을 밝혀낸 것이다.
이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이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경제학 이론은 오늘날 세계가 안고 있는 질문에 답한다. 중국의 권위주의적 성장 모델에 기반을 둔 중국의 고속 성장이 서방 세계를 압도할 정도로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까? 미국의 전성기는 지나간 것일까? 빈곤의 늪에서 허덕이는 세계의 절반을 구할 방법은 없을까?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한 나라의 실패와 성공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은 그 사회의 정치ㆍ경제 제도가 얼마나 포용적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왜 오늘날 그토록 많은 나라들이 이 간단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가. 이 책은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한데, 어떤 나라는 부유한가’라는 화두를 안고 사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또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 추천사 & 해외 서평
“오래전 무명의 스코틀랜드 철학자가 국가의 성공 및 실패 원인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다. 그가 쓴 《국부론》은 아직도 읽힌다. 그와 같은 통찰력과 폭넓은 역사적 관점에서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동일한 문제를 우리 시대에 맞게 고찰한다. 《국부론》이 그랬듯이, 두 세기가 지나면 우리의 손주, 그 손주의 손주, 또 그 손주의 손주가 이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_ 조지 애커로프,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야성적 충동》 저자

“발전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인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것이 지리, 질병, 문화가 아니라 제도와 정치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알기 쉽게 쓴 이 책은 전문가는 물론 일반 독자 역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_ 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정치질서의 기원》 저자

“이 책은 아마도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현대 세계에서 국가 간 소득 불평등을 다루고 있다. 보츠와나는 잘사는데 왜 시에라리온은 가난에 찌들었는가. 물론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나처럼 여러분도 단숨에 읽어 내려가고 나서 두고두고 들춰보는 책이 될지 모른다. 이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_ 제레드 다이아몬드, 퓰리처 상 수상자,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저자

“역사적 사례가 듬뿍 담긴 대단히 중요하고 통찰력 있는 책으로 포용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하는 포용적 정치제도가 번영을 다지는 열쇠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좋은 정권은 선순환을 거쳐 순항하는 반면 나쁜 정권은 여전히 악순환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여러 사례를 살펴본다.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될 중대한 책이다.”_ 피터 다이아몬드, 201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실로 방대한 작업이다. 이는 전방위적으로 역사를 통해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한데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하는가’라는 전 세계가 당면한 질문에 대해 답한다.”_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ystia Freeland

“명쾌하고 장황하며 매우 야심 차고, 결론적으로 희망적이다. 이 책은 걸작이다.”_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경제학도나 정치과학도 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일반 독자들마저도 저자들의 해박한 지식에 놀랄 것이다.”_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

“해박하다. 열정적으로 주요 이론을 전개한다. 이런 책은 널리 읽혀야 한다.”_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이 책은 정치ㆍ경제의 번영 기원을 밝힌다. 방대하고 야심 찬 책.”_ <데일리The Daily>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탁월한 학문이자 경제적 엄격성의 결정판이다.”_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로마제국에서 현대 보츠와나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사람들이 국가의 부와 빈곤에 대한 사고 방식을 바꿀 것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만큼 야심 차다.”_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Bloomberg BusinessWeek> 닫기

 


  • 이론이라는 것이 가설에 불과한 것이고, 입증된 가설이라 할지라도 진실의 일부일 뿐,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들을 인간이 주로 한 쪽으로만 분류화 한다는 것 자체가 인지의 한계를 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겨울 정도로 저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포용적 경제(및 정치)제도, 착취적 경제(및 정치)제도, 결정적 분기점, 제도적 부동, 창조적 파괴, 혁신, 다원주의, 중앙집권, 역사의 우발성, 선순환과 악순환, 가난, 성장과 빈곤, 재산권, 과두제 철칙 등등이 저자의 이론을 받들고 있는 핵심적인 용어들이다.
     

    한마디로 식민지경험국가들의 경우(그 전에는 노예무역 등) 식민지착취역사의 제도를 극복해야 한다는 소위 식민지유산의 청산이 중요하다는 논점과 같은 역사속의 다양한 착취성향의 제도적 뿌리들, 엘리트 지배계급의 기득권과 독점력, 그리고 이들의 지배권다툼에 의한 갈등(내전이라든가 등) 등 이런 것들이 착취적 제도를 통한 빈곤을 가져오고 성장을 방해한다는 논지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호주의 이민사까지 전세계의 국가들의 예를 추적하다 보니 6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된 듯 하고, 그나마 구체적인 사례에 가서는 짦은 지면에 모든 것을 논하지 못하는 관계로 보이듯 하나의 시각적인 면만 즉, 저자의 이론에 맞는 부분 쪽으로 서술한 것들이 많다는 점에 내내 비판적인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한 메모를 하는 바람에 독파에 순 5일이나 걸렸다. 너무 이분법적 혹은 이론맞춤적 전개는 아닌가 또는 어떤 부분은 뭐랄까 눈치(?)를 본다고나 할까 하는 식의 설명과 해석이라는 생각도 들어서이다. 무언지는 몰라도 그런 느낌을 서술의 여러 군데에서 받았다. 물론 나의 시각일 뿐이지만...
     

    예로 452쪽의 영국의 1846년 이전의 곡물법은 대지주에게 짭짤한 수익을 보장해 주려던 조치일수도 있으나 (국외 농산물들의 유입에 따른 국내농산물들이 타격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예로 18 세기 인도의 면직물에 대한 영국의 모직물산업의 보호정책과 같은 효과는 없었을까) 정말 그것이 전부인가?

     

    1846년 곡물법 폐지는 자유무역 정책(영국이 당시 국제무역경쟁력에 자신감을 갖게 되므로서 자유무역정책을 추구해 국제무역의 패권을 추구하려던 의도. 한참 국산화된 면화니, 산업화로 인한 철도니, 관련 기술인 철강이니 해서 식민지와 국외에 물건들을 팔아 먹기 시작하던 시대로 진입 중에)과 저임금노동정책(산업화제품의 비용경쟁력 내지는 국제무역경쟁력의 추구일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농민과 노동자들을 희생 내지는 착취해서 국제무역회사들과 상업은행들에게로의 부의 이전이 이루어지게 했다는 점이 중요한 지적할만한 사항이지 토지를 통해 이익을 얻던 귀족들(글쎄, 젠트리층???)이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 논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 묵시적으로 저자의 이론에 맞게 기득권 토지귀족층(소위 엘리트층)의 견제를 위해 다시 말하면, 다원성과 포용성을 위한 견제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한 부분만의 서술들은 헤깔린다는 점! 독자에게 한 지협적 부분에 집중되도록 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것!

     

    물론 대안도 제시한다. 착취적 경제제도에 대한 선택의 대안이 있거나 많거나, 경제적자유나 정치적권리를 더 많이 요구하거나, 시민이 충분히 힘을 얻게 될 경우라던가, 엘리트기득권층에 대한 저항과 연합 등을 여러 예들을 통해 제시하기도 한다. 결국 가난을 벗어나고 경제적 성장을 하려면 시민이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참여하고, 착취적 제도에 대해서는 저항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아니면 결정적 분기점이 왔다고 인지할 때 역사적우발성이 긍정적으로 향하는 것을 기대하든지 ...
     

    아무튼 공부해야 할 많은 자료와 여러 관점들을 생각해 보게 한 저술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시각, 표현, 인용과 관련하여 불편함들도 함께 가진 저술이기도 하다. 저자가 비판한 ‘지리적숙명론’의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도 일정 부분 그런 면들이 있긴 하지만 ... 여기에 덧붙이자면 우선 감수를 하는 분들의 글은 없는 편이 나에겐 더 좋을 듯 하다. 독자는 이미지와 선입견으로 우선 각색된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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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 유럽 봉건제의 붕괴, 그리고 그들이 행한 식민지 시대의 여파와 피해 국가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대륙의 피폐하고 황폐한 국가들에 대한 착취적이고 강압적인 정치 제도가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에 관한 경제 역사서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기회를 잡아 일명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번영'의 길로 접어든 나라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역사들을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런 시각의 확장은 우리들에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절실했던 '결정적 분기점'은 동학 농민 운동이 아니었나 싶다. 만약 이 분기점에서 민중이 주인이되어포용적인 체제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더라면........

     


    이런 민중이 주체가 된 운동들은 항상 특정 지배층과 그들을 받치고 있는 엘리트 층에 의해 반대되어지고 좌절되어 왔다. 무자비한 폭력을 동원해서 말이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건 민중들에 의한 '창조적 파괴'로 인해 그들의 기득권과 정치, 경제 전반의 지배력을 잃게 될까 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경제 민주화의 시발점은 바로 이것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바로 민중들이 참여하고 자발적인 가치가 반영될 수 있는 포용적인 사회......
    그리고 민중들의 직업적 노력이 특정 세력의 기준에의해 폄하되거나 가치 절하되지 않는,실패하더라도 가정(family)을 유지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사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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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노소 누구가 할 거 없이 꼭 읽어 보셨으면하는 경제 역사서 입니다. 중세 유럽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각 국가가 취했던 제도적 형태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이 책을 보시면 알수 있으며 
    이것을 미루어 현재 우리의 상태도 가늠해 볼수 있는 기회를 주는 소중한 책입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 철학 용어들을 거의 배제한체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의 건강하고 알찬 미래를 위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와 같은 구성으로 


    쉽게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 리뷰가 반이고 하고 싶은 얘기가 반이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 책 제목에서 느껴지듯, 과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만큼 두껍고
    무거운 책이었다. 하지만 읽고 싶었다. 조금은 어려울망정 읽어나가면서 배우고
    그러면서 또 많은 것을 알게 되리란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펼쳐들었고, 그동안
    편식해왔던 책의 영역이 엄청나게 넓어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지구촌은
    평평하지 않은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 왜
    미국인들은 짐바브웨 사람들보다 100배나 잘 사는가'란 시작글부터 눈길을
    끌었다. 지구상에 있는 수 많은 나라들, 모두가 더불어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것인지. MIT 경제학과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A. 로빈슨,

     

    두 저자는 오랜기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역사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텁고 방대한 내용이었지만 내게는 정말 어렵고도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멕시코의 불평등한 제도는 원주민을 착취하고 독점을 정당화하는 기반 위에
    사회를 건립함으로써 대다수 민중의 경제적 인센티브와 일할 의욕을 꺾어버렸다.
    19세기 전반, 미국이 산업혁명을 겪기 시작했을 때도 멕시코는 나날이 가난해졌을
    뿐이다.-60

    산업혁명, 유럽의 흑사병, 중국 마오쩌둥의 죽음,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또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식민지화와 탈식민지화 등이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집트, 북한,실에라리온, 짐바브웨등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에 허덕이고있는
    나라들의 번영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으로
    두 저자가 세계 역사의 흐름 속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였다.

     

    이들 국가가 가난한 이유는
    지리적, 문화적 요인이란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 여러나라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낸 공통적인 이유는 지리나 문화적인 요인보다 대부분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을
    조장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라고한다. ‘지도자의 실수나 무지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라는 말이다. 두 저자는 많은 국가들 중에서도 남한과
    북한에 주목했다.

     

    남북한이 왜 이토록 완연히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문화나 지리적 요인, 무지로 설명할 수 없고, 그 해답은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라마다 경제적 성패가 갈리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더 많은 대중이 경제 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개개인이 원하는 바를 선택할 수 있는 포용적
    경제제도가 도입되어 경제활동이 왕성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었지만 북한은 사정이 달랐다는 것이다.

     

    당연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는 장면이었다. 이렇게 천천히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읽어나갈 것이다. 그동안 들어왔던,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세계 여러나라의 역사와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보고듣게 될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면 착취적 제도는 포용적 제도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저절로
    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한 나라가
    한층 더 포용적인 제도를 향해 한발짝 성큼 다가갈 수 있으려면 특히 결정적 분기점이
    마련되어야 하고, 개혁이나 다른 유리한 제도를 추구하는 광범위한 연합세력이
    존재해야 하는 때가 많다. 게다가 얼마간 행운도 뒤따라야 한다. 역사는 늘 우발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601
    닫기

  • 책 제목에서 느껴지듯, 과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만큼 두껍고
    무거운 책이었다. 하지만 읽고 싶었다. 조금은 어려울망정 읽어나가면서 배우고
    그러면서 또 많은 것을 알게 되리란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펼쳐들었고, 그동안
    편식해왔던 책의 영역이 엄청나게 넓어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지구촌은
    평평하지 않은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 왜
    미국인들은 짐바브웨 사람들보다 100배나 잘 사는가'란 시작글부터 눈길을
    끌었다. 지구상에 있는 수 많은 나라들, 모두가 더불어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것인지. MIT 경제학과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A. 로빈슨, 두 저자는 오랜기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역사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텁고 방대한 내용이었지만 내게는 정말 어렵고도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멕시코의 불평등한 제도는 원주민을 착취하고 독점을 정당화하는 기반 위에
    사회를 건립함으로써 대다수 민중의 경제적 인센티브와 일할 의욕을 꺾어버렸다.
    19세기 전반, 미국이 산업혁명을 겪기 시작했을 때도 멕시코는 나날이 가난해졌을
    뿐이다.-60

    산업혁명, 유럽의 흑사병, 중국 마오쩌둥의 죽음,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또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식민지화와 탈식민지화 등이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집트, 북한,실에라리온, 짐바브웨등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에 허덕이고있는
    나라들의 번영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으로
    두 저자가 세계 역사의 흐름 속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였다.

     

    이들 국가가 가난한 이유는
    지리적, 문화적 요인이란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 여러나라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낸 공통적인 이유는 지리나 문화적인 요인보다 대부분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을
    조장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라고한다. ‘지도자의 실수나 무지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라는 말이다.

     

    두 저자는 많은 국가들 중에서도 남한과
    북한에 주목했다. 남북한이 왜 이토록 완연히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문화나 지리적 요인, 무지로 설명할 수 없고, 그 해답은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라마다 경제적 성패가 갈리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더 많은 대중이 경제 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개개인이 원하는 바를 선택할 수 있는 포용적
    경제제도가 도입되어 경제활동이 왕성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었지만 북한은 사정이 달랐다는 것이다. 당연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는 장면이었다. 이렇게 천천히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읽어나갈 것이다.

     

    그동안 들어왔던,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세계 여러나라의 역사와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보고듣게 될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면 착취적 제도는 포용적 제도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저절로
    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한 나라가
    한층 더 포용적인 제도를 향해 한발짝 성큼 다가갈 수 있으려면 특히 결정적 분기점이
    마련되어야 하고, 개혁이나 다른 유리한 제도를 추구하는 광범위한 연합세력이
    존재해야 하는 때가 많다. 게다가 얼마간 행운도 뒤따라야 한다. 역사는 늘 우발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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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이 책은 두깨에비해 재미있고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아 보통 사람들도 쉽게 빨려들게 된다. 제목만 봐서는 왠지 전문서적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내용이 그다지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은 박제된 관념만 갖고 장광설을 늘어놓지 않는다. 오늘날 지구촌의 내노라하는 부자나라는 물론이고 로마제국과 마야 도시국가, 중세의 베네치아, 혁명기 영국과 프랑스, 옛 소련, 개방 이후의 중국, 남미와 아프리카 독재국가들을 숨가쁘게 넘나들며 부의 탄생과 쇠퇴의 거대하고 생생한 파노라마를 보여 준다.
     
      인종과 역사와 문화가 같은 두 지역의 극명한 대조는 오로지 제도의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낳았음을 웅변한다. 한밤중에 내려다본 한반도의 북쪽은 암흑천지지만 남쪽은 눈부시게 빛난다. 이 엄청난 격차 역시 지리나 문화가 아니라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제도를 만드는 것은 정치이고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결국 한 나라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철학이 이 책의 바탕에 깔려 있다.
     
      한국은 불과 반세게 만에 선진국들을 거의 따라잡았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용인하는 포용적인 제도가 확립되지 않으면 한 차원 높은 발전 단계로 뛰어오를 수 없다. 또한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라는 것에 의문이 생기는 사람들에게는 그 답을 이 책이 알려줄 것이다.
     
      우리는 불평등한 세상에 살고 있다. 부자 나라에서는 개인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며 교육도 잘 받는다. 또 휴가나 직업 같은 가난한 나라 사람이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혜택과 선택권을 누리고 산다.
     
      모든 사회는 국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 경제적 규율에 따라 제 기능을 수행한다. 경제제도는 교육을 받고, 저축과 투자를 하며, 혁신을 하고 신기술을 채택하는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국민이 어떤 경제제도하에서 살게 될지는 정치 과정을 통해 결정되며, 이 과정의 기제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제도다.
     
      이 책은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데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나라마다 경제적 성패가 갈리는 이유는 제도와 경제 운용에 영향을 주는 규칙,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더 많은 일반 대중이 경제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개개인이 원하는 바를 선택할 수 있는 포용적 경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경제제도가 포용적이라는 것은 사유재산이 확고히 보장되고, 법체제가 공평무사하게 시행되며, 누구나 교환 및 계약이 가능한 공평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포용적 경제제도는 또한 새로운 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고 개인에게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는 경제성장을 저해하거나 심지어 발목을 잡는 착취적 정치제도를 기반으로 착취적 경제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결국 제도의 선택, 즉 제도의 정치가 국가의 성패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열쇠라는 것이다.
     
      결국 국가의 성패는 그 국가가 어떤 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제도하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부모를 내가 선택할 수 없듯이, 국가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나는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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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지은이 대런 애쓰모글루
    - MIT 경제학과 교수. 1967년 터키에서 태어나 런던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치경제학, 개발경제학, 경제성장, 테크놀로지, 소득불균형, 노동경제학 등 전방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도가 경제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관심이 많다.
      2005년, 경제학적 사고와 지식에 가장 크게 기여한 40세 미만의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베이츠 믈라크 메달을 받았다. 이 상은 '예비 노벨 경제학상'이라고 불리며,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 역시 1947년에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지은이 제임스 A. 로빈슨
    -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런던정경대와 워릭대학교를 거쳐, 예일대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로 보츠와나, 모리셔스, 시에라리온,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활약했다. 캐나다고등연구소의 제도, 조직 및 성장 부문 후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옮긴이 최완규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통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YTN에서 방송통역사로 활동했으며 영어 전문 포털 네오퀘스트의 대표를 역임했다. 미국 Wiley & Sons의 기술전문 출판부Wrox에서 기술 저자 및 리뷰어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이 땅에 태어나 영어 잘하는 법] (공저), [동사를 알면 죽은 영어도 살린다} 등이, 옮긴 책으로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 [확신하는 그 순간에 다시 생각하라] , [차이의 붕괴] 이 다수가 있다.
     
     
    감수자 장경덕
    - [매일경제] 논설위원, 25년째 저널리스트로서, 그리고 이코노미스트로서 경제와 금융의 놀라운 세계를 탐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정글경제특강] , [정글노믹스] , [부자클럽 유럽] , [증권24시]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코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끝나지 않은 추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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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02 11:48:59

중세 유럽 봉건제의 붕괴, 그리고 그들이 행한 식민지 시대의 여파와 피해 국가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대륙의 피폐하고 황폐한 국가들에 대한 착취적이고 강압적인 정치 제도가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에 관한 경제 역사서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기회를 잡아 일명 `번영`의 길로 접어든 나라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역사들을 저자만의 독특한 독특한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다. 만사를 체쳐두고 읽어볼 만한 필독서

 

출처 : 페르케(perch) & 카르페디엠(carpediem)!!
글쓴이 : 플라톤2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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