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국에서
-니체(1844~1900)
(…)
착실하기만 하다면─그것은 인생이 아니다.
언제나 돌다리를 두드리고 걷는, 그것은 딱딱하고 편하지 않다.
바람에게 말했지, 나를 밀어 올려 달라고.
나는 새들과 어울려 나는 것을 배웠지─
남녘을 향해, 바다를 건너 나는 비상하였다.
이성이라고? 지겨운 노릇!
이성은 너무 빨리 우리의 목표를 채워 버린다.
(…)
망설이며 고백하지만,
나는 몸서리치게 늙은 여인을 사랑했지.
그 늙은 여인은 <진리>라 불렸다.
질 들뢰즈는 “현대철학이 대부분 니체 덕으로 살아왔고, 여전히 니체 덕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니체는 “착실하기만 한” 이성(理性) 중심의 사유를 거부했다. 이성을 “지겨운 노릇”이라고 했으니 오죽할까. 말하자면 그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걷는” ‘범생이’ 철학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는 “바람”처럼 자유로웠고, 디오니소스처럼 열정적이었다. 절대적 중심을 거부하는 그도 그러나 <진리>라는 “늙은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도 진리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남국에서
-니체(1844~1900)
착실하기만 하다면─그것은 인생이 아니다.
언제나 돌다리를 두드리고 걷는, 그것은 딱딱하고 편하지 않다.
바람에게 말했지, 나를 밀어 올려 달라고.
나는 새들과 어울려 나는 것을 배웠지─
남녘을 향해, 바다를 건너 나는 비상하였다.
이성이라고? 지겨운 노릇!
이성은 너무 빨리 우리의 목표를 채워 버린다.
(…)
망설이며 고백하지만,
나는 몸서리치게 늙은 여인을 사랑했지.
그 늙은 여인은 <진리>라 불렸다.
질 들뢰즈는 “현대철학이 대부분 니체 덕으로 살아왔고, 여전히 니체 덕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니체는 “착실하기만 한” 이성(理性) 중심의 사유를 거부했다. 이성을 “지겨운 노릇”이라고 했으니 오죽할까. 말하자면 그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걷는” ‘범생이’ 철학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는 “바람”처럼 자유로웠고, 디오니소스처럼 열정적이었다. 절대적 중심을 거부하는 그도 그러나 <진리>라는 “늙은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도 진리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남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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