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규수편을 완독했다.요즘 인터넷 그림 카페에서 그림 관련 자료를 찿아 읽느라고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어 반납 기일까지 다 읽지를 못하고 다음에 다시 빌려다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이책은 작심하고 시간을 내서 기일안에 다 읽어냈다.
이유는 별것 아니다. 책이 신간이라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할 경우 언제 내 차례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기필코 반납 기일 안에 읽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유홍준이라는 이가 쓴 책에 대한 신뢰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국내편-아직 다 읽지도 못했다-'을 읽으면서 절대적으로 갖게 된것이 그 첫 째 이유이고 일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역사적인 내용들, 그것도 별로 많지 않은 수준이어서 '유홍준'이란 신뢰가 가는 미술사학자가 일본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두 번째 이유다. 매스컴을 통해 소개된 책의 내용을 보면 주로 우리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니 그 내용이 과연 어떤 것이며 어느 정도까지 깊이 들어갔을까가 매우 궁금했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와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어 우리 한반도와 옛 삼국시대부터 근대 한일합방 까지의 모든 역사적 사건, 이와 관련된 인물이 거의 이 지역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규수지역에 얽혀있는 우리 선조의 발자취를 추적해 기록해 놓은 책이다. 규슈지역을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으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는데 이유는 임진왜란 7년전쟁때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 중 지금까지 그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삼평', '심수관'두 분이 각각 북부, 남부에 살았던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책 내용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기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 내 마음대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이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세 가지인데
첫째는 임진왜란-정유재란 포함-을 도자기 전쟁이라고 까지 부르면서 우리나라 도공들을 강제로 데려가서 세계 제1의 도자기 왕국을 만든 일본의 지도층-다이묘,번주- 사람들의 혜안이 너무도 부럽다는 점이다.
* 조선 도공을 강제로 데려간 일본 사람-다이묘,번주-들은 조선에서 천민 취급받던 도공들을 일본 최상위 계층인 '士'게급으로 대우하면서 도자기 생산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고 하니 통신이 발달된 요즘 같으면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라도 건너 갔을 법한 일이다.
둘째는 지금의 일본이 있게한 명치유신을 주도한 인사중 '사이고다까모리-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모델-'오쿠보 도시미치'가 이곳 규슈 최남단 사쓰마 지역 출신인데 이 사쓰마 번의 번주가인 '시마즈'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17대 당주인 '시마즈 요시히로'는 정유재란 당시 원균의 조선 함대를 칠천량에서 전멸시켰고 노량해전에서 비록 이순신 장군에게 패하기는 했으나 퇴로를 열어 일본으로 도망을 갔다고 한다.
그리고 19세기 중엽 28대 당주인 '시마즈 나리아키라'라는 인물이 나타나 일본의 근대화를 이끌었다고 한다.이 인물은 1840년 아편전쟁이 일어나자 '중국이 졌다'고 하면서 근대화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고 하는데 이때 우리나라 조선 지도층은 '우리나라는 가져갈 것이 아무것도 없어 괜찮을 것이다'라는 한심한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하며 1845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던 추사 김정희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 '아편전쟁'편 그리고 완당전집 '추사가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참조)
지도자를 잘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하게 알게 해주는 내용인데 메이지 유신에 성공한 일본은 청일,러일 전쟁을 거쳐 중일,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자국의 젊은이 350만여명을 전쟁터로 내몰아 죽게 했으니 당시 전쟁터로 불려가 개죽음을 당한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근대화에 성공해서 강대국이 되어 전쟁터로 끌려나가 개죽음을 당하는 것보단 조금 살기 힘들더라도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한세상 살다 가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을테니 평범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어느 경우에도 한세상 살아내기가 녹록치 않은 일이다.나라가 부강하던 가난하던 말이다.
전쟁 같은 외부 변수가 없으면서 잘 살아야지 개인의 삶을 송두리채 앗아가는 전쟁을 일으키는 지도자를 만난다면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이 그 뭔 대수란 말인가? 그런면에서 일본 지도층에 있는 놈들 평범한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좋은 지도자는 아닌 것 같다.자기와 자기 관련있는 사람들만 생각하는 우리나라 지도층에 있는 놈들보단 나은듯 싶기는 하지만....
*맺는 말: 이 책은 국내편 '문화유산 답사기'와 비교하여 내용의 우열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심정적으론 깊이 면에서 국내편에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러나 일본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 한반도에서 전래되어 일본화 된 문화나 뿌리가 한반도인인 분들이 살아낸 삶을 소개하고 있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위 내용에는 실수로 빠져 버렸지만 임란때 끌려간 도공 박평의의 12대손은 일본에 귀화하여 그의 아들은 태평양 전쟁때 외무장관을 지냈고 그 집안은 후손들이 계속 번창하여 지금도 일본 외교가의 명문가가 되어 있다고하니 만약 조선에서 계속 도공의 후예로 살았다면 가능했을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도 일본은 본받을 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일본이라면 무조건 싫었던 마음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한번 당한것도 아니고 시간을 가로질러 계속 당하는 것이라면 나라를 이끌어가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과거 우리 나라 지도층에 있었던 인사들 말이다. 그리고 현재는 안 그런 것일까? 국력은 지금도 상대가 안되게 일본에 뒤져 있는데 맨날 정쟁이나 하고 있으니...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동족끼리도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고 이도 일본놈들 때문에 빚어진 상황 아닌가? 일본 지도층 놈들이 보면 참 만만한 나라가 조선일텐데...
우리나라 지도층 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들 사시는지,남이나 북이나...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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