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여름
- 박완서
[어린 시절 우상이던 아버지와 사춘기 시절 우상이던 저명인사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 주인공은 서울같지도 않은 서울 변두리에 살던 어린 시절 같이 놀자고
쫓아다니던 여동생을 따돌리는 바람에 죽게 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주인공은 아버지를 대단한 인물로 알았으나 실제로는 건물의 수위를 하는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닌 것을 알고 실망하게 된다. 이를알게 하는 과정을 주인공이 아버지가 일부러 해주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찌됐든 아버지에 대한 환상을 깨지지만 자라가면서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은 더 커져간다.- 처자식을 위해 애쓰는 가장으로서의 삶이니 자식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될 일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사회저명인사인 전구라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을 자기 방에더 사진까지 걸어놀 정도로 우상시 하는데 이에 대한 환상을 아버지가 깨 버린다. 언행이 일치 안 되는 인물임을 직접 겪었음을 설명해주면서.]
*제목 '배반의 여름'을 보고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 아닐까 기대했는데 엉뚱하게도 한 소년의 성장기시절 겪은 잘디 잔 이야기여서 좀 실망스러웠다.
[참고 자료] : 출처-blog.daum.net/scarlett17/21 지원쌤's 낭만문학 ~ ]
<배반의 여름>
【해설】
한 소년이 세상의 의미를 배우게 되는 과정을 그린 박완서의 성장소설이다. 여기서 '배반'의 의미는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세상에의 '아름다움이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개관】
▶작가 : 박완서. 1976년 발표
▶종류 : 단편소설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표현기법 : 아이러니와 성장 소설적 구성
【구성】- 회상 형식을 통한 3가지 배반에 관한 에피소드 (점층적 전개)
▶첫째 : 아버지에 대한 기대가 무너짐 (개인사적)
▶둘째 : 아버지의 직업에 관계 (개인사+사회사)
▶셋째 : 지식인 전구라 선생과의 관계에서 지식인의 이중 인격 폭로(사회사)
【줄거리】
『그 때가 아마 내 나이 일곱 살 때였을 게다. 연년생 누이동생이 다섯 살 나던 해 여름, 마을 앞을 흐르는 강이랄 것도 없는 개천에 빠져 죽은 다음 해 여름이었으니까.
지금은 신층 주택가가 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돼지우리와 돼지우리 비슷하게 생긴 인가가 지독한 똥 냄새를 풍기는 채소밭 사이에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 시골이면서, 인심과 주소만은 서울인 변두리에 우리는 살고 있었다.
마을 앞엔 개천이 있었는데 채소밭에서 나는 것과 같은 진한 똥 냄새를 풍기며 어디서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게 질펀히 고여서 무수한 장구벌레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비가 오면 흐름이 빨라지면서 어른 한 길도 넘게 물이 불어나는 수도 있었다. 누이동생은 장마가 개고 불볕이 나는 7월의 어느 날 거기서 빠져 죽었다. 내 뒤만 졸졸 따라 다니는 게 성가셔서 감쪽같이 따돌리고 나서 불과 한 시간도 안 돼서 그 일은 일어났던 것이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자 아버지도 많이 늙었다. 나는 그 나이가 되도록 그런 어릿광대스러운 양복을 입고 수위 노릇을 해야 하는 아버지에게 연민을 느낄지언정 앙심이 남아 있을 리 없었다. 나는 아버지를 우상처럼 섬기는 대신 사랑했고, 대신 새로운 우상을 섬기고 있었다. 새로운 우상은 전구라 선생이었다. 내 방에는 전구라 선생의 다섯 권 전질의 전구라 사상 전집이 있었고, 일곱 권 전질의 전구라 수필집이 있었고, 여섯 권 전질의 전구라 문학 전집이 있었고, 열 번도 넘어 읽어 종이가 풀솜처럼 부드러워진 '청소년이여, 야망을 가지라.'는 전구라 선생의 청소년을 위한 문집이 있었고, 액자 속에 전구라 선생의 사진이 있었다. 전구라 선생이야말로 내 흠모와 동경을 아무리 바쳐도 아깝지 않을 인격이었다. 그는 뛰어난 사상가요 문필가였을 뿐 아니라, 명교수였고, 정치에도 관심이 있어 높은 관직을 여러 번 거쳤고, 현재도 모 고위층의 막후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아버지가 나를 풀 속으로 팽개쳤을 때 허위적대다 방바닥을 딛기까지는 순식간이었고, 아버지가 자신의 우상을 스스로 깨뜨리고 나를 자동문 밖으로 팽개쳤을 때 허위적대다가 설 자리를 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 허위적거림에서 설 자리를 찾고 바로 서기까지는 좀더 오랜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외부에서 찾던 진정한 늠름함, 진정한 남아다움을 앞으론 내 내부에서 키우지 않는 한 그건 영원히 불가능한 채 다만 허위적거림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 홀로 늠름해지기란, 아, 아 그건 얼마나 고되고도 고독한 작업이 될 것인가. 나는 고독했다. 아버지의 낄낄낄이 내 고독을 더욱 모질게 채찍질했다.』
지문 연구
※ 박완서, <배반의 여름>
• 감상 : 이 소설은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겪는 정신적 성숙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목인 ‘배반의 여름’에서 ‘여름’은 모든 만물이 성장하는 계절인 여름을 인간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대응시킨 것이고, ‘배반’은 아버지를 통해 겪는 세 가지 배반 사건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그 상처를 통한 정신적 성숙을 의미한다. 소년은 누이의 죽음, 어버지의 사무실 방문, 사회적 명사인 ‘전구라’의 실체 확인 등을 통해 자신과 가족, 사회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정신적 성숙을 경험한다.
• 주제 : 자신의 한계 및 사회에서의 우상 극복을 통한 정신적 성숙
• 구성 :
1. 발단 : 누이의 죽음으로 인한 물에 대한 두려움
2. 전개 : ① 풀장 사건을 통한 자신의 한계 극복
② 가족의 우상인 아버지의 실체 파악을 통한 현실의 인식
③ 사회적 우상으로서의 ‘전구라’의 실체 파악을 통한 새로운 발견
3. 결말 : 아버지의 웃음소리와 결부된 정신적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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