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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소설]후남아, 밥 먹어라 - 박완서

Bawoo 2016. 4. 3. 20:04

 

후남아, 밥 먹어라

                                         - 박완서

 

[ 미국 교포에게 시집간 5남매 중 셋째 딸 후남의 사모(思母)기(?).

아버지의 짐을 덜어주려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미국교포에게 시집간 후남은 앤이라는 이름을 쓰며

나름대로 잘 살지만 외로움에 시달린다. 아버지가 죽자 귀국하여 장례를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가 외로움에힘겨운 생활을 하던 중 엄마가 치매에 걸렸다는 언니의 연락을 받고 귀국한다. 후남이 잘 모르는 이모와 같이 살고 있는엄마는 처음에는 딸 후남을 몰라보지만 정신이 돌아와 후남에게 주려고 밥을 한다. 그러고는 '후남아 밥 먹어라'라고 한다. 후남은 자랄 때 질색을 하며 들었던 엄마의 '후남아 밥 먹어라'라는 소리를 정겹게 들으면서, 먼저 잠부터 청한다. 마음의 평안함을 느끼면서...

- 늙고 병든 어머니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과 딸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짠하게 전해져 오는 따뜻한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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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참고 자료]

후남아,밥먹어라---!는

이름부터 그렇듯이 딸 많은 집 셋째 딸로 태어나 남자이름이 붙여지고

 언니들 다간 대학을 집안 형편 핑계로 주저앉아 엄마에게 고맙단 소리로 위안받고,

미국 이민간 남자의 참~한 선택으로 시집가서 겪는 이야기 속에 주인공의 심리가 녹아있다.

 

피붙이 하나없는 이국에서 그나마 자상한 남편의 배려로 부모님도 초청해 구경시켜드리고,

애들 낳아 잘 키우며 살다가 아버지의 부음으로 몇십 년 만에 귀국하게 된다.

그때 한국은 그리 자랑스럽던 미국이나 마찬가지로 발전해 있었고,

동기간들도 모두 잘살고 있어 자신이 갑자기 초라하고 그간 세월이 허무해지기까지 했는가 보다.

남편은 아내를 서울이란곳에 빼앗긴 것처럼 서운해 하고,후남인 우울증을 겪으며 방황한다.

 

그러던 중, 친정어머니가 치매이니 돌아가시기 전에 다녀가라는 연락을 받고 재귀국한다.

"밥먹고 가라"가 인사인 엄마는 딸의 방문에 정신을 차리고

허름한 초가집에서 무쇠솥을 깨끗이 부셔 밥을 해놓고,

"후남아~~~~~~~~~밥먹어라!!" 를 외치며 나를 찾으신다.

예전에 그렇게 싫던 그소리로...그러나 그렇게 정다울 수 없는 소리로...

 

[작품의 마지막 부분]

녹물은 안 들었는지 몰라도 밥 뜸 드는 냄새에는 무쇠 냄새도 섞여 있었다. 매캐한 연기 냄새도, 연기가 벽의 균열을 통과하면서 묻혀온 흙냄새도, 그 모든 냄새와 어울어진 밥 뜸 드는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아 이 냄새, 이 편안함, 몇 생을 찾아 헤맨 게 바로 이 냄새가 아니었던가 싶은 원초적인 냄새. 후남이는 알맞게 부숭부숭하고 따끈한 아랫목에 편안히 다리 뻗고 누웠다. 그리고 움켜쥐고 있던 세월을 스르르 놓았다. 밥 뜸 드는 냄새와 연기 냄새와 흙냄새가 어우러진 기막힌 냄새가 콧구멍뿐 아니라 온몸의 갈라진 틈새로 쾌적하게 스며들었다. 잠깐만, 어머니가 후남아 밥 먹어라, 다시 한 번 불러줄 때까지 잠깐만 눈 붙이고 나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