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원 장편 -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
[소감]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작품을 한 편 들었다. 제목의 스물셋은 딸의 나이이고 마흔여섯은 엄마의 나이이다.
모녀, 주로 엄마가 딸의 아픔을 보듬어 가는 과정에서 엄마를 챙기는 딸의 모습도 나오는데 전개 과정이 가슴을 뭉클하게 해준다. 돈 5천만 원과 1억 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도 엄마와 딸이 관련된 돈이다.
공부를 그리 즐기지 않는 딸은 이종사촌 오빠에게 과외를 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임신까지 하게 된다.
이를 안 엄마는 남편 몰래 수습을 하는데 -딸은 이때 사촌 오빠라는 말은 안 했다- 조카와 결혼을 한 여인이 이를 알고 폭로를 하겠다고 협박을 한다. 이를 수습하느라고 쓴 돈이 5천만원이고 1억원은 엄마의 첫사랑을 도와주기 위해서 쓴 돈이다. 둘은 서로 사랑을 해 잠자리까지 가지려는 과정에 남루한 팬티가 부끄러워 몸을 허락 안 했다는 이야기를 딸의 상처를 알고 보듬는 과정에서 이야기해준다.
엄마는 언니와 같이 건강 검진 과정에서 폐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고 , 자기 첫사랑이 어렵게 산다는 걸 알고 집을 사주는 명목으로 1억 원이 가게 해준다. 이를 안 첫사랑 남자는 한사코 거절하고...
딸은 병원에 입원한 엄마와 엄마 첫사랑이 통화한 내용을 듣고도 이를 보듬어 준다.
[사족]
1. 이 작품은 원래 장편인 것을 방송용으로 짧게 편집한 것 같은데 잘 쓴 단편으로 착각하고 들었다.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호감이 갔다. 당연히 작품 내용에서이다. 글 쓰는 기법이야 기성작가들 다 일가를 이룬 경지이니 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작가의 작품 "말을 찾아서"도 호감을 갖고 읽고 들었는데 이 작품을 들으면서 작가의 성향을 알게 되어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작가군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분 소감]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두배의 나이차를 가진 모녀. 소설은 엄마와 딸의 시선을 오가며 진행된다. 딸이 고3이던 시절, 엄마는 딸의 임신 사실을 알게된다. 함께 병원에가 아이를 지운 뒤, 엄마는 딸에게 이를 둘 사이의 비밀로만 묻어두기로 약속하고 젊은 시절의 비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몇 년 지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딸아이의 임신은, 당시 고백했던 사연을 훨씬 뛰어넘는, 세상이 용인할 수 없는 사랑의 결과였던 것. 엄마는 변함없는 모정으로 딸을 감싸 안고 자칫 파멸로만 치달을 것 같던 위기는 어렵사리나마 수습된다. 소설은 이 시점에서부터도 여러 달 지난 어느 저녁의 일로 시작된다. 엄마가 1억원이라는 큰돈을 아빠 몰래 어딘가에 썼다는 사실을 아빠가 알게 된 것. 아빠는 집요하게 돈의 행방을 캐묻고, 엄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엄마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걱정말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엄마의 가출이 몇 달전 고백한 딸의 ‘금지된 사랑’과 관계가 있는 걸까? 아니면 엄마에게 자기만의 또다른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인지... 작가는 이 작품에서 삶 도처에 널린 ‘위태함’과 ‘금기의 가시밭길’을 드러내려 했다고 말한다. “현재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위태롭고 버겁다. 그것이 지금 딸의 시간이다.“ 위태롭고 버거운 시간을 통과한 뒤 그 힘겨움까지도 따스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감싸 안음’과 ‘공감’의 힘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닐까...[cafe.daum.net/star2007/MfSv/241 별아 내 가슴에 ]
저자: 이순원
1957년 강원도 강릉 출생. 강릉상업고등학교·강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 「낮달」이 당선되어 등단. 창작집에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등이 있고, 장편소설에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에덴에 그를 보낸다」 「미혼에게 바친다」 「수색, 그 물빛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독약 같은 사랑」 등이 있으며, 1996년 단편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제27회 동인문학상을, 1997년 중편 「은비령」으로 제42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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