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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단편 소설] 천운영 - "행복 고물상"

Bawoo 2016. 5. 22. 22:03

 

천운영 - "행복 고물상"

 
파일: [020707_행복_고물상.hwp (47KB) 020707_행복_고물상.hwp (47KB)]

 

[소재가 좀 독특하다. 고물상을 하는 부부인데 남편이 부인한테 맞고 산다. 맞는 이유는 확인 못 했으나 유산을 한 뒤로 아이를 못 갖는 스트레스를 남편한테 푸는 것을 마음씨 착한 남편이 받아주는 것 아닌가 싶다. 부부 외에 병석에 있는 남편을 파지를 주어 구완하는  할머니가 나오는데 이 할머니에게 꼭 웃돈을 얹어주는 착한 이미지의 인물이다. 작가가 여성인데 사회자와의 대담 내용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쓴 것이냐고 묻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이다.]

 

[사족: 작중에 할머니가 이사하는 집에 가서 일을 도와주고 2만원을 받은 날이 있는데 공교로게도 이날 남편이 죽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란 작품이 연상되게. 사회자가 작가에게 물으니 아니라고 하지만 "운수 좋은 날"이란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교보문고 문학감상문에서 발췌한 내용]

「행복고물상」에는 여전히 억세고 만만치 않은 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여성을 두려워하고 의지하려는 남자가 있다. 또 주인공의 직업을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고물상 주인으로 채택함으로써 그녀의 기자적인 성격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행복고물상. 저 제목은 다소 유치하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의 제목을 연상케 한다. 어쩐지 제목만을 접했을 때에는 무언가 모순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행복과 고물의 결합이라. 고물상의 주인들이 행복하다는 것인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물상의 이름인지에 대한 의문을 만들게 하고 그 의문은 곧 기대감으로 변하게 한다. 하지만 소설은 처음부터 동화적인 내용을 갖고 있는 소설일 것이라는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어떤 부부의 싸움장면으로 시작되는데 그 장면에 대한 묘사는 쉴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책의 페이지를 몇 장이 넘기도록 이유도 알 수 없이 아내에게 맞는 남편을 구경만 할 뿐이다. 그에 따른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천운영의 서술 능력 덕분이다.

 

천운영(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바늘〉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예리한 바늘이 정곡을 찔러 육체에 음산하고 정교한 수를 놓으며 살 속에서 맴돌던 언어를 해방시킨다”는 신춘문예 심사평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늘〉은 이후 ‘원색의 고통과 절규로 점철된 사실화’로 상징되는 천운영식 소설을 직조하는 중요한 글쓰기의 도구가 되었다.[1] 문학평론가 류보선은 〈잘 가라, 서커스〉에 대해 “대단히 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이전의 천운영 소설이 행했던 역할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한국소설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