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소리
아침에 눈을 뜨면
어김없이 들여다보게 되는
아내의 자는 모습
간밤에 별일 없이 잘 잤을까
아내가
여기저기 아프다고 그러기 시작한
지난 해부터
손녀를 돌보기 시작한
지난 여름부터는 부쩍 더
아직은 코에다 귀를 대보지는 않지만
아내의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는 게
나날이 다르게 개운치가 않은
나를 들여다보듯이
그리고는 내 일을 시작한다
돈은 안 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글 쓰는 일
아직은 두어시간은 너끈하다
더는 눈이 거절하는 탓에 못하지만
이때 느닷없이 들려오는 방귀소리
아내의 나 아직은 끄떡없어라는 신호인
빠앙 터진 방귀소리
자판 두드리는 내 손놀림을
더욱 신명나게 만들어주는 소리.
2017. 10. 16.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