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우리 손녀]

Bawoo 2016. 9. 6. 05:56

우리 손녀


태어난 지 두 달을 이제 막 넘긴

우리 손녀

며칠 전부터 엄마 품만 찾는다


지극정성으로

자기 엄마하고 자기 뒷바라지 하는 할머니와

어쩌다 한 번씩 들여다보고 안아주는 할아버지는

아랑곳도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 잠시 안겨 있다가도

엄마 품이 그리워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그 울음 소리가

 

엄마가 없으면

세상 무너질 것 같은 애절함으로 들려

듣는 나나 아내는

가슴이 미어진다.


돌봐 줄 아무도 없어

갓난 아이 때부터

남의 손에 자라야 했던

손녀의  아버지인 우리 부부의 외동 아들


이제는 자기 가정을 가져

손녀를 우리 부부 품에 안겨 준 성인이 되어 있건만

잠시를 못 견디고 엄마 품을 찾는 손주를 보니

아들 갓난 아기 시절이 생각나 가슴이 미어진다.


손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곁에 있어

자기 아빠가 겪은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건만

그것만 해도 엄청 행복한 일이건만

이는 알지도 못한 채

알고 싶은 생각도 없는 채

그저 엄마만 찾으며 울고 있다


자기를 끔찍이 생각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 몰라라 하면서

오로지 엄마 품만 그리워 하면서


때가 되어 엄마 품이 필요없을 나이가 되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그럴 터이지만

지금은 마냥 그러고 있다


자기를 끔찍이 생각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머쓱하게 만들면서...




2016. 9. 6 새벽. 

[엄마를 부쩍 찾는 태어난 지 두 달 갓 넘은 손녀를 보며 느낀 생각을 적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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