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검버섯]

Bawoo 2017. 2. 23. 09:15

검버섯


올겨울 갑자기 눈에 많이 뜨인다

지난 겨울에는 별로 안 보였는데


한 해를 더 산 때문일까

고래희가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백세 시대라고들 떠들어대는데


혹 어디가 크게 나빠진 건 아닐까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먹어야 할 약들

그런 것들과 관계가 있을까

아니면 늙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걸까


피부과에 가볼까 싶다

나보다 10여 년 더 산 잘 아는 선배

일전에 만났더니 얼굴이 깨끗하던데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피부과에다 돈 조금 갖다 줬다던데


나도 그래볼까?


그래봤자 가는 세월 붙잡지는 못할 테지만

죽음을 향해 한 발자국씩

점점 다가가고 있는 발걸음 멈출 수는 없을 테지만

살아있는 날까지 깨끗한 모습으로 있고 싶은 바램


다 부질없는 짓인 것을


가는 세월 막을 수는 없으니

늙고 병들게 되는 거 어쩔 수 없는 것을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거 피할 수는 없는 것을


그래도 한 번 가볼까나

아직 그리 될 때는 아닌 것 같으니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미련








2017. 2. 13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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