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槐(괴) - 尹湜(윤식)

Bawoo 2016. 12. 26. 00:24


槐(괴) 회화나무

                                                                                     -尹湜(윤식)
蒼槐落落倚庭阿  (창괴낙락의정아) 뜰 언덕에 기댄 푸른 회화나무

一半淸陰覆屋多  (일반청음복옥다) 맑은 그늘이 집을 덮었네

睡起捲簾山雨細  (수기권렴산우세) 자고 일어나 발 걷으니 산비는 보슬보슬

坐看行蟻上南柯  (좌간행의상남가) 앉아서 개미 남쪽 가지에 오르는 걸 보노라,



회화나무 괴  ① 회화나무  ② 삼공(三公)의 자 리  ③ 콩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  ④ 주(周)대에 조정의 뜰에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어 삼공의 좌석을 표시한 데서 온 뜻.

회화나무

다른 표기 언어 Chinese Scholar Tree , 槐木 , エンジュ槐



요약 테이블

분류 콩과
학명Sophora japonica

회화나무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나비모양의 연노랑 꽃을 나무 가득히 피운다. 일제히 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한쪽은 꽃이 피어나고 있고, 일부는 살랑바람에도 후드득후드득 떨어져 나무 아래에 두툼한 꽃덮개를 만들어놓는다.

회화나무 꽃은 그냥 꽃이 아니다. 10~25퍼센트에 이르는 ‘루틴(rutin)’이란 황색색소로 무장하고 있다. 루틴은 특히 종이를 노랗게 물들이는 천연염색제로 쓰인다. 또 모세혈관의 강화작용을 도와 뇌출혈 예방에 효과가 있고, 고혈압 약을 만드는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중국이 고향인 회화나무는 상서로운 나무로 생각하여 중국인들도 매우 귀하게 여겼다. 회화나무를 문 앞에 심어두면 잡귀신의 접근을 막아 그 집안이 내내 평안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옛날 중국 궁궐 건축은 주나라의 관제를 기록한 《주례(周禮)》각주1) 에 따랐다. 여기에는 ‘면삼삼괴삼공위언(面三三槐三公位焉)’이라 하여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즉 궁궐의 외조(外朝)는 왕이 삼공과 고경대부 및 여러 관료와 귀족들을 만나는 장소인데, 이 중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공자리에는 회화나무를 심어 특석임을 나타내는 표지로 삼았다는 것이다. 창덕궁의 돈화문 안에 있는 세 그루의 회화나무는 바로 외조에 해당하는 곳이다. 회화나무는 이렇게 꼭 외조의 장소만이 아니라 궁궐 안에 흔히 심었고, 고위 관직의 품위를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만년을 보내는 고향 땅에도 회화나무 심기를 즐겨했다.

다른 이름으로는 ‘학자수(學者樹)’가 있으며, 영어 이름도 같은 의미인 ‘스칼러 트리(scholar tree)’다. 나무의 가지 뻗은 모양이 멋대로 자라 ‘학자의 기개를 상징한다’라는 풀이도 있다. 반대로 아무 곳이나 이익이 있는 곳에는 가지를 뻗어대는 곡학아세(曲學阿世)를 대표하는 나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어쨌든 옛 선비들이 이사를 가면 마을 입구에 먼저 회화나무를 심어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비가 사는 곳’임을 만천하에 천명했다. 더불어 뒷산에는 기름을 짤 수 있는 쉬나무를 심어 불을 밝히고 글을 읽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다. 이렇게 회화나무는 여러 이유로 궁궐은 물론 서원, 문묘, 이름난 양반 마을의 지킴이 나무로 흔히 만난다.

한자로는 ‘괴목(槐木)’이라 하고 그 꽃을 ‘괴화’라고 하는데, 괴의 중국 발음이 ‘회’이므로 회화나무, 혹은 회나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느티나무도 괴목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아 옛 문헌에 나오는 괴가 회화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는 앞뒤 관계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회화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심고 있으며 키 20미터 이상, 줄기둘레가 네댓 아름에 이르는 큰 나무다. 네 그루의 천연기념물과 320여 그루의 보호수 고목나무가 있으며, 느티나무, 팽나무, 은행나무와 함께 오래 살고 크게 자라는 나무로 유명하다. 《제민요술(齊民要術)》각주2) 에는 회화나무를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을 이렇게 적고 있다. “삼 씨와 회화나무 씨를 같이 섞어 심으면 곧게 자라는 삼을 따라 회화나무도 같이 곧바로 자란다”라는 것이다. 삼을 베어 버리면 회화나무만 남게 된다. 이렇게 묘목을 만들어 필요한 곳에 옮겨 심는다. 지금 본받아도 좋을 만큼 기발한 착상이다.

줄기는 회갈색으로 세로로 깊게 갈라지고 어린 가지가 녹색인 것이 특징이다. 잎은 아까시나무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고, 끝이 점점 좁아져서 뾰족해지는 작은 잎이 10~15개가 모여 겹잎을 이룬다. 꽃은 가지 끝에 여러 개의 원뿔모양의 꽃대에 피며, 곧이어서 염주를 몇 개씩 이어놓은 것 같은 독특한 열매가 열린다.

《동의보감》에는 “회화나무 열매, 가지, 속껍질, 꽃, 진, 나무에 생기는 버섯까지 모두 약으로 쓴다”라고 했다. 회화나무 목재는 재질이 느티나무와 비슷하여 기둥과 가구재 등으로 쓸 수 있다. 두 나무를 다 같이 ‘괴(槐)’로 쓴 것은 이렇게 재질이나 쓰임이 비슷한 이유도 있다.


박상진 | 직업교수 전체항목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2
우리 나무의 세계 2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전체항목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



  개미 의    ① 개미  ② 검다  ③ 술구더기  ④ 동동주 위에 뜨는 술찌꺼기  

 

[서예 습작]

尹湜[ 윤식] 字-士源[사원] 號-槐陰堂[괴음당]

숙종시 벼슬이 이조참의에 이름.

[시 정보]책"한국 한시 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