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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ccherini - Piano Quintet Op. 56 no. 1 G.407~412

Bawoo 2017. 11. 20. 23:06

Boccherini


루이지 보케리니(1743~1805)

루이지 보케리니(1743~1805)




Piano Quintet No. 1 in E minor, op. 56  G. 407~412


 모두 여섯 곡(1번 E단조, 2번 F장조, 3번 C장조, 4번 E장조, 5번 D장조, 6번 A단조)으로 이루어진

피아노5중주. 1797년에 작곡되어 파리에서 출판업자 플레옐에 의하여 1803년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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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에 능숙하지 못했던 보케리니] 

 

보케리니의 500곡이 넘는 실내악 작품 중에서 신기하게도 건반악기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곡은 찾아보기 힘들다. 초기 작품들 중에는 바이올린과 포르테피아노(혹은 하프시코드)를 위한 6개의 소나타(op. 5), 또한 1780년대에 쓰인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를 위한 6개의 트리오 소나타(G143-48), 그리고 마드리드 시절에 쓰인 피아노4중주 12곡 정도가 피아노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작품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보케리니가 건반음악에 소홀했음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그가 뛰어난 첼리스트였고, 그로 인해 현악기 위주의 작품들을 썼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곡들에서 첼로파트는 가장 완성도 높은 기교를 보여준다. 그가 첼로를 바소 콘티누오 악기가 아닌 솔로 악기로 격상시켰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면모는 보케리니의 첼로 솔로를 위한 작품들(소나타, 협주곡)에서 뿐만 아니라, 트리오, 4중주, 5중주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건반악기에 있어서 보케리니는 첼로만큼 열정을 보이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곡에서 피아노는 시종일관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탈리아 루카 음악원에 위치한 보케리니의 동상


파리청중의 취향대로

1787년 말엽,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란 보케리니는 Op. 56의 여섯 곡의 5중주를 파리의 출판업자 플레옐에게 보내면서 이 곡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기를 요구한다. 이 곡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혁신을 담고 있다. 이전까지 피아노가 실내악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op. 56의 5중주에서 피아노는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케리니는 이미 5중주에 있어서 많은 곡을 남겼고, 이 편성에 있어서 매우 능숙한 기술의 보유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이 곡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시도를 한다. 보케리니는 플레옐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쓴다. “이 악기(피아노)가 프랑스에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곡들은 당신에게 큰 이득이 될 것입니다.” 이 곡들은 이와 같이 피아노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프랑스의 음악 시장을 겨냥하고 있었다. 그의 제안이 플레옐에게 받아들여져서 몇 달 뒤에 이 곡이 출판되었을 때, 이 곡은 즉시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심지어는 작곡가가 죽고 나서도 계속 재판을 거듭했다. 한편 1798년, 보케리니는 여전히 경제적인 곤란을 겪고 있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Op. 56을 기타와 현악기를 위한 5중주로 편곡한다. 또한 나중에는 이 곡을 비올라가 두 대인 5중주로도 편곡을 한다.


피아노의 활약이 돋보이는 5중주들

1번 E단조는 매우 독창적이다. 이 곡의 슬프고 멜랑꼴리한 특성은 다른 곡들의 엄격함과 맥을 달리한다. 1악장은 매우 선율적이다. 피아노가 살짝 제1바이올린을 제치고 악장을 주도해 나가는 가운데, 인상적인 화성적인 진행들이 눈길을 끈다. 2악장은 감성에 넘치는 아다지오로, 또한 3악장은 부드러운 미뉴에트로, 마지막 악장은 활기 넘치는 알레그레토로 구성된다. 특이하게, 마지막 악장에서 작곡가는 “활을 끌면서” 연주하도록 지시한다. 이를 통해 전체를 관통하는 멜랑콜리는 아티큘레이션으로 만들어지는 유머러스함과 맞물려서 독특한 효과를 끌어낸다. 1797년에 작곡된 5번 D장조와 6번 A단조는 훨씬 더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다. 5번이 행진곡풍의 비바체 악장과 마지막 악장의 변주곡을 통하여 훨씬 다양하고 활기에 찬 느낌을 주지만, 6번은 베토벤을 예견하게 만드는 내적인 강렬함을 보여주고 있다.


[글-정이은/출처-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