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馬
―楊浦 崔 澱
老馬枕松根 (노마침송근) 늙은 말 한 마리 솔뿌리 베고 누워
夢行千里路 (몽행천리로) 꿈속에서 천 리 길 가고 있는데
秋風落葉聲 (추풍락엽성)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
驚起斜陽暮 (경기사양모) 놀라 깨어보니 어느새 해 저물고 있구나
최전[崔澱]
1567(명종 22)∼1588(선조21). 조선 중기의 문인. 서울 출신.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언침(彦沈), 호는 양포(楊浦). 아버지는 군수 최여우(崔汝雨)이고,
어머니는 상주이씨(尙州李氏)다.
6세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큰형에게 글을 배웠으며, 9세에 이이(李珥)의 문하에 들어가 수학하였다. 어려서부터 재주가 뛰어나 신동(神童)이라 불렸고, 학문의 진도가 남달리 빨라 스승으로부터 총애를 받았으며, 나이 많은 동문들이 그와 벗하기를 원하였다.
14세에 사마시의 초시에 응시하여 뛰어난 문장으로 명성을 크게 떨쳤다. 그러나 회시(會試)에는 때마침 스승 이이가 고관(考官)으로 있었기 때문에 남의 오해가 있을까 두려워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그 뒤 윤근수(尹根壽)가 좨주(祭酒)로 있을 때 그가 재주 있음을 듣고 재사(齋舍)로 불러들여 매일같이 학업을 지도하였다. 1585년(선조 18) 진사시에 합격하여 박학(博學)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크게 모았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요절하였다.
그의 시문은 명나라에서까지 책으로 간행되어 절찬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시는 성당(盛唐)의 수준으로 소리가 맑고 가락이 높으며, 준일(俊逸)한 서풍을 풍긴다고 평가되었다. 8세에 지은 「노마(老馬)」는 오언절구로 기발한 시상(詩想)과 절묘한 대구로 시인으로서의 천재적 재질을 보여 주었다.
12세에 지은 「별해고수오음(別海皐倅梧陰)」은 이이를 찾아가다가 황해도 연안에서 그 곳 수령 윤두수(尹斗壽)에게 증답(贈答)한 시다. 이별의 상심을 격조 높게 표현하여 이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로부터 크게 칭찬 받은 작품이다. 깊은 정회를 표현한 증별(贈別)의 시가 많으며, 「제경포이수(題鏡浦二首)」·「유풍악산(遊楓嶽山)」 등 관동 지방의 경치를 읊은 서경시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그는 시문에 능했을 뿐만 아니라 그림과 글씨에도 뛰어났으며, 음악에도 천부적 재질을 발휘하였다. 그림은 매화와 조류를 잘 그렸으며, 글씨는 예서와 초서에 능하였다. 저서로는 『양포유고(楊浦遺稿)』 1책이 있다.
참고문헌
- 『양포유고(楊浦遺稿)』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상촌집(象村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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